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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계 최고 수준의 초장수화, 일본경제 가장 큰 악재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 2015년 01월호

- ‘초장수화 → 공적 사회보장 약화 →사적 저축 증대→가계소비 감소→ 총수요 부족 →저성장→ (추가적인)자동적 사회보장 약화’ 악순환
-20년간 막대한 적자재정 편성해 수요 창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성과는 미흡하고 방대한 국가채무만 남겨

 

저출산과 고령화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이라면 경제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작거나 다소간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현상이라면 일국의 경제성장에 매우 큰 악재다. 일본에서는 두 현상이 30, 40년째 지속되면서 1996년부터 생산연령 인구가 2011년부터는 전체 인구까지 줄고 있다. 문제는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생산증가가 더디고 사회활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이다.

 

저축ㆍ투자 부진, 장수화를 동반한 고령화의 영향 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고령화가 본격화한 1980년대 중후반을 정점으로 낮아지고 있고(<그림 1> 참조) 그 결과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가 아시아권 내에서 싱가포르와의 격차가 확대되고 대만에 역전당하며(2009년) 한국과의 격차도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그림 2> 참조). 전후 일본경제가 경험한 마이너스 성장은 6회(1974년, 1998년, 1999년, 2008년, 2009년, 2011년)로 싱가포르·대만·한국보다 많다. 배경에는 인구감소 외에 생산연령대의 노동생산성 증가세 둔화나 퇴보가 있다. 최근에도 3회(2009년, 2011년, 2012년)에 걸쳐 노동생산성이 뒷걸음질을 쳤다.

 

 

저성장은 저축·투자의 부진과도 연관이 깊다. 국민저축률은 1991년의 33.8%를 피크로 하락세를 보여 1998년(29.0%)에 30%, 2009년(22.6%)에 25% 밑으로 떨어졌고 2013년에는 21.7%였다. 배경에는 가계 부문 저축 감소가 있는데 이는 소비성향이 높은 고령자 증가와 연관이 깊다.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가계 부문을 통한 자금공급은 GDP 대비 1~5%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를 기업 부문 저축이 대체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작다. 2010년 이후 가계와 기업 부문 저축이 함께 줄면서 해외 대여, 즉 마이너스 해외저축 규모가 줄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장기침체로 총투자율은 1990년의 32.5%를 정점으로 1993년에 29.3%로 30%, 1999년에 24.7%로 25%, 2009년에는 19.7%로 20% 수준을 밑돌았고 2013년에는 21.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민저축률이 낮아졌지만 총투자율 또한 하락해 여전히 저축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출신장세가 둔화되고 수입이 늘면서 조만간 투자초과, 즉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만성적인 저축초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이던 일본경제의 체질이 바뀔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1980년에 GDP 대비 1%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2~4%대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2012년 이후 1%를 밑돌고 있다.

 

고령화가 본격화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일본의 순저축률(국민저축률 -총투자율)은 싱가포르에 역전되고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대만과의 격차가 확대됐으며, 2010년대에는 한국에까지 역전됐다(<그림 3> 참조). 저출산·고령화가 이들 나라보다 20년 이상 앞서 진행됐다는 사실이 일정수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 장수화를 동반한 고령화의 영향이 커서 다음과 같은 순환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장수화 → 공적 사회보장 약화 →사적 저축 증대→가계소비 감소→ 총수요 부족 →저성장→(추가적인)자동적 사회보장 약화의 악순환 고리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재해다발과 일본인의 강한 위험기피적 선호와 비관적 기질의 국민성이 적정 수준을 넘는 과잉저축을 일반화해 고리 탈출을 힘들게 하고 있다.

 

 

출산률 제고와 자조노력 중시하는 사회보장제도 개혁이 관건

 

이 같은 악순환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년간 막대한 적자재정을 편성해 수요를 창출하려고 시도해 왔지만 성과는 미흡하고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국가채무만 남겼다. 다행인 것은 국내저축이 축소되는 가운데 일정 수준을 유지해 해외차입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끝으로 관심거리는 일본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대만·한국 등 아시아의 앞선 국가들이 앞으로도 일본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또 일본이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첫 번째의 경우 자조노력에 입각한 사회보장을 강조하는 싱가포르와 대만에서 그럴 가능성이 큰 반면 후세대에 사회보장 부담의 상당부분을 떠넘기고 있는 한국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두 번째 사안은 아베노믹스 같은 시도가 유효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출산율 제고와 자조노력을 강조하는 사회보장제도 개혁 등의 장기적 접근이 일본경제 재생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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