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수출, 최대 무역수지 흑자, 무역 1조달러 트리플 크라운 달성 -수출 2,245억달러에서 5,256억달러로 2.3배, 무역수지 294억달러에서 474억달러로 1.6배 -10년간 FTA 발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절감한 관세액 2013년 기준 최대 79억9천만달러
우리나라의 FTA 시대가 본격화된 지도 이제 10년이 지났다. FTA 후발국이던 우리나라는 불과 10년 만에 미국, EU, ASEAN, 중국 등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선진국과 거대경제권을 모두 아우르는 FTA 강국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FTA는 지난 10년간 당초 기대한 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을까? 일단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
칠레 승용차 시장, 日·美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 차지
세계경제와 무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무역은 2010년 이탈리아와 벨기에를 제치고 세계 수출 7위의 무역대국이 됐으며, 2011년에는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수출, 최대 무역수지 흑자, 무역 1조달러의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으며,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190억달러(신고액 기준)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이 같은 경제성과가 모두 FTA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 무역과 투자 확대에는 세계경제, 환율, 제품의 경쟁력 등 관세·비관세 장벽 이외의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FTA 10년의 경제성과를 교역액, 시장점유율, 교역품목, 수출기업 수, 관세 절감액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FTA 시대가 본격화된 지난 10년간 수출은 2,245억달러에서 5,256억달러로 2.3배, 무역수지는 294억달러에서 474억달러로 1.6배, 외환보유고는 1,991억달러에서 3,636억달러로 1.8배 증가했다. 칠레와의 교역은 10년간 연평균 16.3% 성장해 4배 이상, ASEAN은 7년간 2배, EFTA는 3배 증가했다. EU, 미국과의 교역은 각각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5.4%, 4.1%씩 증가했다. 양국이 우리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요 FTA 발효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의 칠레 수입시장 점유율은 FTA 발효 전 2.8%에서 3.3%로 상승했으며, ASEAN은 5.9%에서 8.0%로, 미국은 2.57%에서 2.97%로 증가했다. 특히 칠레 승용차 시장에서는 일본에 앞서 FTA를 발효한 선점효과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발효 전 12.4%에서 지난해 27.5%까지 높이면서 일본, 미국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수출구조의 다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교역품목과 수출기업 수도 FTA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에 대한 수출품목은 FTA 발효 이전 938개(HS 10단위 기준)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1,562개로 66.5% 증가했다. ASEAN에 대한 수출품목도 16.5% 늘어났다. 수출기업의 경우 2003년 칠레에 대한 수출기업이 733개사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2,096개사로 186% 증가했다.
우리 기업의 FTA 수출활용률은 평균 69.4%
또한 지난 10년간 FTA 발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절감한 관세액이 2013년 기준 최대 79억9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FTA 추진 이후 우리 수출에 적용된 가중평균 관세율이 2004년 5.28%에서 2013년에는 4.65%로 낮아진 결과다. 향후 자동차, 섬유 등 주력 품목에 대한 관세가 추가로 인하·철폐될 경우 관세절net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의 FTA 활용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2014년 10월 기준) 우리 기업의 FTA 수출활용률은 평균 69.4%였으며, 이 중 대기업은 80.3%, 중소기업은 59.8%였다. 특히 중소기업의 FTA 수출활용률은 2012년 51.5%에서 60% 가까운 수준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FTA에 따른 시장개방으로 피해 우려가 컸던 농축산물의 경우 예상과는 달리 수입 급증과 국내 농축산업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수입이 크게 증가한 분야는 체리, 아몬드, 와인, 랍스터 등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품목으로 가격이 인하되거나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지난 10년간 우리의 농산물 수입뿐 아니라 수출도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축산물의 경우 수입이 2.3배 증가한 데 비해 수출은 5.3배나 늘었다.
지난 10년간 선진·거대 경제권과의 FTA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경쟁국에 비해 유리해졌다. 그러나 FTA라는 경제 인프라 구축이 성공을 저절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FTA에 의한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보다 차별화된 기술·품질·디자인과 마케팅을 통해 외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에 매혹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수반될 때 우리의 긍정적인 FTA 경제 성적표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