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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TA 10년의 발자취 ‘73.45’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 2015년 04월호

 

-한·칠레 FTA 발효 10년, 수출과 수입 각각 4.8배, 4.4배 증가
-아세안과의 교역, 한류 등과 맞물려 2007~2013년 연평균 11.1% 증가
-대부분 FTA에서 90%를 넘는 높은 자율화율 달성, 경제영토도 60% → 73.45%로 확대

 

2004년 4월 1일 사상 첫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인 한·칠레 FTA가 발효됐다. 10년이 지나고 또 다른 1년을 맞이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FTA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해 2011년 EU, 2012년 미국과도 협정을 맺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한·캐나다 FTA까지 합치면 49개국과 11건의 FTA가 발효됐다. 지난 2월 25일 중국과는 가서명을, 3월 23일 뉴질랜드와는 서명을 마친 상태며 콜롬비아·베트남과도 FTA가 체결돼 상반기에 발효 또는 정식서명이 이뤄질 예정이다.

 

첫 FTA 상대국, 왜 칠레였을까?

 

우루과이라운드(UR)가 타결되며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체제는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수출 확대에 주력하던 우리나라는 1995년 WTO 출범 이후 FTA 확대라는 통상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FTA를 추진하지 않으며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우리의 대응과는 달리 전 세계 FTA 체결건수는 WTO DDA(Doha Development Agenda: 도하 개발 어젠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급속하게 확산되는 FTA로 인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직면하게 될 상대적 불이익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불안이 높아졌던 시기였다. 우리의 FTA는 ‘무역 외톨이’가 되지 않기 위한 절박함 속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가 선택한 첫 번째 파트너는 칠레다. 칠레를 첫 번째 교역상대로 삼은 이유는 공산품을 수출하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교역구조로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와 교역 및 투자 거래가 많지 않아 처음 FTA를 체결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FTA 체결에 따른 대내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작용했다. 특히 거리가 멀고 계절이 반대여서 작물의 재배시기가 다른 만큼 농업 분야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매력이었다. 또한 당시 칠레가 FTA 체결경험이 풍부해 향후 주요 FTA 협상을 위한 노하우 습득 등 우리나라의 협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점과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서의 높은 활용 가능성도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로 진행된 한·칠레 FTA는 1998년 11월 협상을 시작해 6차례의 공식협상이 이뤄졌고, 2002년 10월 타결됐다. 첫번째 FTA인 만큼 협상과정과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농업계와 정치계의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산고 끝에 탄생한 한·칠레 FTA는 2003년 2월 정식서명을 거쳐, 2004년 4월 1일 정식 발효됐다. FTA 체결 이후 양국의 교역은 크게 늘어났다. 양국 간 교역액은 2003년 15억6천만달러에서 2013년 71억2천만달러로 발효 10년 동안 4.5배 증가했고 수출과 수입도 5억달러에서 25억달러, 11억달러에서 47억달러로 각각 4.8배와 4.4배 크게 늘어났다. 정부에 따르면 한·칠레 FTA에 따른 성장 및 후생효과는 FTA 체결 이후 실질 GDP는 0.04%, 소비자후생은 2억8,500만달러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시작은 미약했으나 2015년 현재 49개국과 FTA 발효

 

2005년 8월 정식서명을 거쳐 2006년 3월 발효된 싱가포르에 이어 2005년 1월부터는 유럽국가 중 EU에 참가하지 않은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랜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으로 구성된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 협상을 시작했고, 같은 해 2월부터는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경제공동체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이하 아세안)과의 협상을 진행하는 등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했다. 특히 단계별로 진행된 아세안과의 FTA는 베트남·미얀마·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5개국과 2007년 6월 먼저 발효됐고, 이어 필리핀·브루나이·라오스·캄보디아·태국 순으로 진행됐다. 한·아세안 FTA 발효 이후 아세안과의 교역은 아세안의 성장세와 한류 등이 맞물려 2007~2013년 연평균 11.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EU와의 FTA를 통해서도 제조업 분야 및 서비스업 FDI가 증가하고 특히 수출경쟁국인 중국·일본에 비해 FTA를 빠르게 체결해 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 및 시장점유율이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상승했다.

 

다행히 다소 늦게 FTA 대열에 합류했음에도 동시다발적 추진전략으로 2015년 2월 말 현재 11건의 FTA를 발효시켰고 중국을 포함해 추가로 4건을 체결하는 등 단기간에 많은 국가들과 성공적인 협정을 이뤄내 FTA 허브 구축이라는 목표에 충실히 다가서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대부분 FTA에서 90%가 넘는 높은 자율화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EU 등 선진국 및 아세안 등 개도국과의 FTA에서도 서비스와 투자 등 광범위한 이슈를 포함하는 등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FTA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최근엔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도 FTA를 체결했다. 덕분에 우리와 FTA를 맺은 국가들의 경제규모를 뜻하는 경제영토가 60%에서 73.45% 수준으로 높아져 세계 5위권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칠레(85%)와 페루(78%)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주로 농수산물 무역에 치우쳐 교역규모나 내용 면에선 우리가 우위에 있기에 실질적인 경제영토는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 교역의 형태는 양자가 아닌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같은 지역 경제통합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한국의 FTA 10년, 이젠 또 다른 강산이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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