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효 즉시 무관세로 거래되는 대중 수출액 730억달러, 연간 관세절감액 약 6조원 - 국내 농수산 분야 최대한 방어한 반면 중국의 자유화율은 수입액 기준 100%로 우리의 고급·안전 농수산식품 수출 토대 마련 - 中 인터넷 보급률 47%, 인터넷 이용시간 3시간…인터넷 활용한 상품 마케팅 고려할 만
지난 2월 25일 한·중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 가서명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한·중 FTA는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을 거쳐 빠르면 올해 안에 발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13억 인구의 거대 성장시장을 선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중국의 GDP는 약 10조4천억달러로 우리나라의 7배 이상이다. 또한 당분간 7%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성장국가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은 과거와 같이 구매력이 없는 13억 인구의 시장이 아니라 이제는 1인당 실질 GDP가 1만달러를 넘는 충분한 구매력을 갖춘 13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이다. 특히 동남부 해안도시 주민의 구매력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정부 역시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을 통해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킬 계획이다.
농수산업 피해 우려해 가장 낮은 수준의 자유화율 달성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FTA다운 FTA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국가는 제조업 강국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중 FTA가 우리 기업에 중국 내수시장 선점과 진출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발효 즉시 무관세로 거래되는 대중 수출액이 730억달러에 달하며, 대중 수출에 따른 연간 관세절감액이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가 한·중 FTA를 이용해 중국의 소비확장 추세에 편승한다면 한·중 FTA는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한편 중국과의 FTA는 국내 농수산업의 피해를 우려해 기존 FTA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자유화율을 기록한 것도 특징이다. 미국 및 EU와의 FTA에서 농수산 분야 자유화율은 90%가 넘는다. 그동안 체결한 FTA 전체에서 농수산 분야 자유화율은 평균 78%다. 그러나 한·중 FTA 농수산 분야 자유화율은 품목 수 기준으로 70%, 수입액 기준으로는 40%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의 농수산품 자유화율은 수입액 기준으로 100%다. 따라서 한·중 FTA는 국내 농수산 분야를 최대한 방어하면서 우리의 고급·안전 농수산식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찾을 수 있다. 중국 내에서도 자국산 농수산식품의 안전성에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관세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관세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도 한·중 FTA가 갖는 중요한 의의다. 사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큰 애로는 관세보다 통관상의 애로나 불투명한 관행, 기술장벽 등과 같은 비관세장벽이었다.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인해 통관과 시험인증, 지재권 등에서 우리 수출 및 투자기업의 애로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통관은 원칙적으로 48시간 이내 완료하기로 했으며, 700달러 이하 물품 반입에 대해선 원산지증명이 면제된다. 특히 지역세관마다 다르게 적용됐던 세관행정이 일관성을 갖게 됐으며, 시험인증도 국제공인 시험성적서의 상호수용을 촉진하기로 했다.
지재권 분야에서는 외국 유명상표 보호 강화나 지재권 침해품의 압류·폐기 등의 신규 제도가 마련된 점도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대중 투자와 관련해 중앙은 물론 지방 성 단위에서도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담당기관이 지정돼 향후 중국 기업과의 합작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 위험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거나 이미 진출해 있었던 우리 기업을 괴롭혀 왔던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비관세장벽이 한·중 FTA로 인해 다소나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품 디자인과 기술력 높이는 ‘고부가가치화’ 노력 필요
그러나 이와 같은 한·중 FTA의 긍정적 영향과 기대 등은 여전히 예상일 뿐이다. 이러한 예상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정부는 물론 우리 기업들의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중국은 더 이상 저렴한 노동력에 기초한 가공생산기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가 수출했던 품목을 지금은 중국이 우리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내수시장은 이미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따라서 13억 인구의 중국 내수시장 선점과 진입을 위해서는 중국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결국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개발 및 판매는 기본이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우리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높이는 소위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중 FTA가 가져다준 중국 내수시장 선점이라는 기회는 그저 기회로 그치고 말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중부굴기(中部屈起) 정책 등에 따라 중서북부 등 내륙의 2~3선 도시가 우리 제품의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표적 2선 도시로 텐진, 시안, 충칭, 우한, 항저우 등이 있으며, 이들 중국 내륙의 2~3선 도시는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초과하고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우리에겐 향후 가장 큰 성장잠재력을 가진 대표적 시장이 될 수 있다. 이들 지역의 지역별 특색을 감안한 공략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수출증대전략이다.
아울러 인터넷 등을 활용한 상품 마케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6월 기준으로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47%, 네티즌 수는 6억3천만명, 모바일 네티즌 규모는 5억3천만명으로 추계되고 있다. 또한 중국 네티즌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3시간이 넘는다. 따라서 중국 내 온라인망을 통한 얼굴 있는 한국제품의 홍보와 판매는 대중 수출증대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정부도 기업과 힘을 합쳐 한·중 FTA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히 관찰, 감시해야 한다. 흔히 합의만 해 놓고 실제 현장에서는 적절히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이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 간 협력채널을 통해 이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