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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발적 상생협력, 문화로 정착시킬 것”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19년 12월호




1960               경남 창녕 生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 문학 석사
1982~2004 MBC 기자, 앵커, 경제부 부장 등
2011~2012 민주통합당 정책위 의장, 최고위원
2012~201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2014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국민공감혁신위원장
2018~2019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위원장
2004~             제17대·제18대·제19대·제20대 국회의원
2019~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취임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중소기업인이 기를 펴고 소상공인이 자부심을 갖도록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버팀목 역할을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초로 스타트업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대통령과 함께 북유럽 순방을 수행해 스타트업과 청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요. 국가 대표 공동브랜드인 ‘브랜드 K’를 개발해 확산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을 발굴해 자발적 상생협력을 촉진했습니다. 이 밖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자생력 강화,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상생과 공존이 중기부 정책철학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간 우리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경제성장의 과실이 대기업 등 소수에 집중되고 양극화가 심화돼 왔습니다. 이 문제를 그대로 두고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전환하는 경제구조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분업적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중기부의 정책철학은 ‘상생과 공존’이며, 슬로건은 ‘작은 것을 연결하는 강한 힘, 중소벤처기업부’입니다.

상생협력 문화를 만드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3만달러를 넘어 4만, 5만달러의 튼튼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더불어 함께 잘사는’ 자발적 상생협력 문화를 꼭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기술탈취 문제, 수위탁거래 불공정행위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상생과 공존’을 위해서는 규제나 처벌도 중요하지만 자발적 상생협력을 확산하고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자상한 기업이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 문화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
자상한 기업은 상생과 공존, 연결의 힘 등 중기부의 철학을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은 기업이 보유한 복지 인프라, 상생 프로그램, 노하우 등을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협력사·미거래기업까지 공유하는 기업입니다. 우리 부는 지난 5월부터 자상한 기업을 발굴해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포스코, 신한은행, 국민은행, 소프트뱅크벤처스, 삼성전자, 하나은행 등이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돼 자발적 상생협력 분위기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업종ㆍ분야의 대기업에서 자발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상생과 공존의 가치가 더욱더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의 중소기업(50~299인) 시행을 앞두고 보완대책이 나왔지만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이 준비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에서 전 중소제조업 8,737개사를 대상으로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준비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축 완료’가 34.0%, ‘준비 중’이 52.2%로 여전히 많은 기업이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에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보완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보완대책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과제는 남아 있다고 봅니다. 우리 부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해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현장에 안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제조업에서 3교대 개편을 위해 인력을 더 뽑기 힘들 때 스마트 공장이 이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책자금, 기술보증, 숙련인력 공급 등도 지원하려고 합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 지원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지난 8월 범정부 차원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대책의 핵심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과 경쟁력 있는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육성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중기부는 10월 16일 출범한 ‘대중소 상생협의회’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일본을 능가하는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일명 히든챔피언을 발굴해 대기업에 연결해줬습니다. 또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10월 10일 강소기업 선정 공고를 시행했고, 그 결과 총 1,064개의 중소기업이 신청을 했습니다. 선정된 기업은 R&D, 사업화, 공정혁신 등 전 주기에 걸쳐 30개 사업에서 최대 182억원의 자금 지원을 통해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 내년에 2천억원 이상을 우선 지원할 예정입니다.
1년·1억원의 단기 소액 중심에서 3년·최대 20억원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후불형 R&D를 도입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려고 합니다.

지난 7월 7곳의 규제자유특구가 출범하면서 규제자유특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4개월여가 지났는데 사업 진행상황은?
현재 지자체별로 특구사업 전담조직이 신설되고, 실증 등을 지원할 예산이 집행되는 등 어느 정도 채비를 갖췄습니다. 특히 지난 11월 12일에는 추가로 7곳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습니다. 규제자유특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발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부는 지자체 특구사업의 실증과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현장점검반과 특구옴부즈맨 운영 등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특구지정의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중기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기부는 한국을 데이터(Data)와 네트워크(Network),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는 ‘세계 최강 DNA 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수요 촉발자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여름 그간 중기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나눠져 있던 스마트공장과 국가 제조데이터센터 사업을 중기부로 일원화하는 합의문을 세 부처의 장관이 만나 체결했습니다. 제조데이터센터의 데이터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AI와 어떻게 접목될지, 그 활용가치가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선도국이 될지를 결정할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중기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 경쟁력의 원천인 DNA에 대한 지원을 통해 기업과 산업혁신의 마중물을 제공하고 혁신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조데이터센터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십니까?
제조데이터센터 건립은 내년에 시작됩니다. 제조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빅데이터로 만들어 중소기업이 제조혁신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AI·제조데이터 전략위원회도 민간 중심으로 만들 것입니다. 제조데이터센터가 완성되면 누구나 이용하게 하고 싶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에는 데이터바우처제도를 활용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개방하려고 합니다. 

올해 벤처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인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여전히 전체 자금조달 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합니다.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미국, 중국 등 벤처투자 선진국 대비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다소 부족하고, 창업생태계 환경도 척박합니다. 중기부는 민간 자금 마중물인 모태펀드 예산을 정부안으로 1조원을 편성해 올해 대비 3배 이상 크게 확대하려고 합니다. 또한 시중 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되도록 불필요한 투자규제를 해소하는 ‘벤처투자촉진법’ 제정도 추진 중이며, 4차 산업혁명 등 정책환경 변화에 부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창업지원법」도 전면적으로 정비하려고 합니다.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적자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최대 100억원까지 보증지원하는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제도도 내년에 확대 실시할 계획이고요. 그 외 성공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고, 국민들이 이들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환경개선에 집중된 느낌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온라인 판매의 급격한 증가, AI 등 새로운 기술의 보급 등 소상공인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내년에는 정책지원의 중점을 온라인쇼핑과 스마트스토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소상공인 온라인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스마트화 지원 예산을 신설했습니다. 소상공인이 직접 또는 1인 크리에이터와 협력해 제품을 홍보·판매할 수 있는 ‘1인 소상공인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우수 소상공인의 제품이 TV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도록 입점비용과 콘테츠 제작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소상공인 단체의 정치세력화가 논란이었습니다. 소상공인 단체 측은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보호와 육성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기본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우리나라 사업체 다섯 개 중 네 개 이상이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등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개별법 또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새로운 소비·유통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체계가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소상공인기본법이 소상공인을 ‘독립적 정책영역화’하는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기본법 제정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육성과 보호의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올해 초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서 5당 대표 모두가 기본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고, 현재 기본법 발의안 5건이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등 제정 여건이 성숙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이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당당한 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 기본법 제정을 뒷받침하겠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복지 등 격차가 여전히 큽니다.
우리 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대한상의와 함께 지난 9월 개별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복지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중소기업 복지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복지플랫폼에서는 휴양·여행, 취미·자기계발, 건강관리, 생활·안정, 상품몰 등 5개 분야에 대해 19개 제휴기업이 시장 최저가 혹은 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중소기업 확인서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고 별도의 플랫폼 가입비, 이용료가 없어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복지플랫폼 출범 시 올해 1천개사 가입이 목표였으나, 1주일 만에 2,500개사가 가입했고 10월 기준 4,200개사, 5만여명이 활용 중입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호응은 중소기업이 복지에 대한 갈증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중소기업 복지플랫폼을 내실화해 중소기업 근로자가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사업에 중점을 두실 계획이십니까?
첫째, ‘스마트 대한민국(스마트 공장, 스마트 서비스, 스마트 상점)’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제조데이터센터 플랫폼 구축을 통한 AI 기반 제조혁신 가속화 등 세계 최강의 DNA 코리아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둘째, 혁신적 창업생태계 인프라를 조성해 ‘4대 벤처강국’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벤처투자촉진법’,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제·개정 등 제도를 정비하고, 벤처투자 자금 확충, 혁신창업 인프라 조성 및 시스템반도체·바이오·미래차 등 신산업 분야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온라인·스마트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혁신역량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우수한 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해 온라인 시장 진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스마트 상점을 신규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넷째, 상생과 연결을 통한 공존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자상한 기업을 지속 발굴·홍보해 상생협력 분위기를 확산하고 상생결제, 사내벤처 등 협력생태계 구축을 강화하겠습니다.

끝으로, 2020년 새해를 맞아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잘한 것이 중기부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가보면 중소기업인들의 기가 살고 소상공인들이 경제주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내년에도 중기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질의·정리 나라경제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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