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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자원의 효율성과 산업 경쟁력 높이는 순환경제사회로 전환해 나갈 것”
한화진 환경부 장관 2022년 10월호



한화진 환경부 장관

1988.        미 캘리포니아대(UCLA) 화학 박사
2001.7.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9.2.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2010.12.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원장
2011.10.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2016.3.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2022.5. ~    환경부 장관


지난 5월 취임하신 후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무엇인지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정책이 구호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소신이기도 합니다. 탄소중립, 순환경제 등 주요 환경정책들이 현장에 잘 적용될 수 있을지, 그 밖에 숨겨진 과제는 없는지 발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탄소중립, 순환경제, 청정대기 실현과 함께 기후위기에 강한 물환경과 자연생태계 조성,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환경 구축 등 새 정부의 환경정책 청사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을 환경부의 ‘브랜드’ 과제로 삼고, 국민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설계하고 있으며, 쓰레기 감량, 일회용품 대체 등이 시장메커니즘에 따라 이행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장을 다니는 과정에서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들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환경은 살리고 부담은 줄이는 환경규제 혁신방안을 마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물로 폐기물 재활용, 화학물질 관리, 환경영향평가 분야 개선, 탄소중립 실현을 중심으로 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30여 년간 연구자로 살아오셨는데요. 연구자와 장관에 기대하는 역할 간 차이를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대기나 기후 등 특정한 매체가 아니라 환경 분야 전반을 관장해야 하고, 각각의 분야별로 주민·지자체·관계기관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끊임없는 소통과 상호 이해에서 비롯됨을 새삼 느끼고 또 실천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장관으로서 환경계의 목소리를 최일선에서 듣고 대변하지만, 한편으로 장관은 국무위원이기도 해서 정부 전체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균형 있게 바라봐야 할 때도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연구자로서의 삶과 달리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고, 국가와 국민의 삶을 더 낫게 하는 환경정책을 직접 입안·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는 영광을 느끼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첫 번째로 ‘과학기술과 혁신에 기반한 환경정책’을 제시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그간 우리나라는 대기 및 수질 오염 총량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등 환경 선도국 수준의 제도를 도입해 상당한 환경 질 개선 성과를 거뒀지만 높아지는 국민들의 환경의식, 전 세계적인 환경·경제의 융합 추세를 고려하면 기존 제도와 인식에 기반한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원인을 근원까지 파고들어 현장 적용성이 높은 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과학기술입니다. 미세먼지·온실가스 배출 부문별로 과학적인 감축방안을 마련하는 일, AI·디지털트윈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홍수대응체계를 완비하는 일, 페트병 등 쓸모  있는 폐자원을 빛을 쬐어 자동으로 골라내는 일 등 과학기술 기반의 정책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혁신’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특히 환경규제를 과학기술 진보와 연계한다면 환경을 더 낫게 하면서 부담은 낮출 수 있습니다.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이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요? 
정부는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국가 기본계획)’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입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부문별·연도별 로드맵을 먼저 수립하고 이를 국가 기본계획에 반영해 탄소중립과 2030 NDC 달성으로 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되는 에너지정책 등으로 탄소중립과 NDC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계획입니다. 현재 감축로드맵 수립을 위해 부문별 전문가로 기술작업반을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작업반에서 초안 이 관계부처 협의, 이해관계자 소통 및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검토·심의를 거쳐 마련되면 로드맵을 최종 확정하게 됩니다. 이후 로드맵 달성을 위한 부문별·연도별 감축대책, 재원 규모와 조달 방안 등을 구체화해 국가 기본계획(안)을 만들고, 이렇게 마련된 국가 기본계획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입니다.

환경정책은 에너지정책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환경부의 에너지 문제에 대한 관점이나 정책의 방향성을 알려주신다면?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관건은 에너지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약 86.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전력생산에 기인한 것은 국가 배출량의 약 32.7%에 달합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발전 비중의 약 63.5%(2021년 기준)를 차지하는 화석연료발전의 축소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2030 NDC 이행을 위해 저탄소 발전원인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지고 있는 에너지안보 문제에 대처하고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일정 부분 원전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RE100 참여기업 이행 지원 등을 위해서는 주요국 수준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환경부는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2030 NDC 로드맵 수립 과정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되는 에너지믹스 구성을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K택소노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습니다.  
K택소노미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로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 더 많은 자금이 녹색경제활동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린워싱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 것으로, ‘녹색 부문’과 ‘전환 부문’으로 구분한 총 69개의 경제활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녹색 부문’은 탄소중립 및 환경개선에 필수적인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을 제시한 것으로 재생에너지 생산, 무공해차량 제조 등 64개 경제활동을 포함하고, ‘전환 부문’은 탄소중립이라는 최종 지향점으로 가기 위한 중간과정에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이라는 점에서 LNG 발전, 블루수소 제조 등을 한시적으로 포함했습니다. 또한 경제활동이 심각한 환경피해 기준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배제기준’, 인권·노동·반부패·문화재 파괴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보호기준’을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금융기관에서는 녹색분류체계를 녹색프로젝트 자금지원 기준으로 활용해 그린워싱을 예방할 수 있으며, 기업의 경우 녹색분류체계에 해당되는 프로젝트는 자금조달이 용이하며 금리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탄소중립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민간자본 유치 활성화에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관님의 역점사업으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꼽으셨는데요.
환경부는 원료 채취부터 제품의 생산과 소비,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자원의 유용성’을 회복시켜 자원의 효율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순환경제로 우리의 경제시스템을 바꿔나가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무라벨 생수병, 단일 재질 포장재와 같이 쉽게 재활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재활용 분담금을 감면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입니다. 비닐, 플라스틱의 선별률을 높이고, 폐기되는 전기·전자 제품, 배터리 등의 수거망을 확대해 폐자원 공급망을 고도화하며, 페트원료 생산자에 재생원료 사용 목표치를 부여해 투명페트병을 식품용기 등으로 재탄생시키겠습니다. 최근에는 관계부처와 함께 플라스틱 열분해 및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규제개선과 지원을 통한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폐비닐 등은 열분해를 통해 정유공정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존에 소각시설로 분류된 열분해시설을 재활용시설로 분류하는 등 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폐기물 규제에서  면제하고, 민간 중심의 사용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사용후 배터리 재제조·재사용·재활용 R&D를 지원해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경제활력 제고 측면에서 환경규제 중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그간 우리나라 환경규제는 빠르게 강화됐으나 국민이 체감하는 환경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정부와 기업 간 불신으로 명령·지시형 규제, 허용된 것 말고 다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중심으로 체제가 구축돼 있어 민간혁신을 가로막는 측면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선도하고 더 나은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하려면 민간혁신을 유도하고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정책의 목표와 기준은 확고하게 지키면서, 그 수단인 환경규제는 민간혁신을 이끌고 현장 적용성도 높이는 방법론으로 개선하기 위해 네 가지 원칙을 수립했습니다. 첫째, 허용된 것 말고 다 금지하는 닫힌(positive) 규제에서 금지된 것 말고 다 허용하는 열린(negative) 규제로 전환하겠습니다. 둘째, 획일적 규제에서 위험에 비례하는 차등적 규제로 전환하고, 셋째, 일방적인 명령·지시형 규제는 쌍방향 소통·협의형 규제로 탈바꿈하며, 넷째, 탄소중립·순환경제 등 핵심 환경정책 목표와 직결된 규제는 우선 개선해 녹색사회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OECD 최하위권으로 심각한 초미세먼지 대응전략도 궁금합니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2021년 18㎍/㎥에서 2027년 13㎍/㎥로 낮춰 OECD 중위권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상시 대책, 고농도 대응 강화, 국외유입 저감의 세 개 축으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상시 대책으로는 2027년까지 화석연료 발전 비중과 대기관리권역의 배출허용총량을 줄이고, 내년부터 4등급 경유차까지 조기폐차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고농도 발생 시에는 석탄발전을 더 축소하고, 5등급차 운행제한을 6개 특별·광역시까지 넓히며, 고농도 예보시점도 12시간 전에서 2일 전으로 앞당기겠습니다. 아울러 국외유입을 줄이기 위해 중국 등 주변국과의 양자협력은 물론 유엔 등을 활용한 다자협력에도 주력하겠습니다. 세부 감축로드맵은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한 감축방안을 포함해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입니다.

최근 폭우에서 보듯 기후위기가 이젠 민생을 위협하는 문제가 됐습니다. 환경의식 고취나 실천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선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참여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개개인이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친환경제품을 구매할 때 기업과 정부, 사회 전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국민들의 참여와 실천을 독려하는 한편 합당한 보상을 드리기 위해 무공해차 렌트, 다회용기 사용, 전자영수증 발급, 친환경제품 구매 등에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를 시행하고, 가정의 에너지 사용량 및 자동차 주행거리 절감에 대해 탄소포인트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천항목과 인센티브 수준을 계속 확대해 탄소중립 생활 실천이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부를 이끌어갈 장관님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올해는 세계 환경의 날 제정 50주년이자, 국제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천명한 ‘리우선언’ 채택 30주년입니다. 여기에 최근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세계적인 고물가로 경제와 민생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엄중한 여건을 고려해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도모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환경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기후변화 정책의 틀을 다질 것입니다. 국민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과학적·실용적으로 탄소중립에 이르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미세먼지, 홍수 등 각종 환경재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을 고도화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자연 생태계 서비스를 보다 폭넓게 누릴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 우수지역 보호를 강화하고 훼손된 곳은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순환경제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순환경제는 자원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제품 생산 단계부터 수거·선별·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을 충실하게 이행해 국민을 위한, 국민과 함께하는 환경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질의·정리 『나라경제』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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