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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복지예산은 재정건전성 저해하는 지출 아닌 ‘미래성장 뒷받침’하는 투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2023년 01월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미국 콜로라도대 경제학 박사
2011.06.~2013.03.    기획재정부 장관 정책보좌관
2016.10.~2018.09.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2018.10.~2021.07.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2022.03.~2022.05.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2022.05.~2022.10.    보건복지부 제1차관
2022.10.~     보건복지부 장관

일시: 2022년 12월 19일(월) 오후 1시 30분
장소: 장관 집무실(세종)

계묘년 첫 인터뷰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어떠신지요.
지난 10월 5일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국민이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노라 약속드렸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 추세 속에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취약계층의 삶은 더 어려워집니다. 새해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취약계층의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들을 사각지대 없이 먼저 찾아내 더욱 촘촘하고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복지’를 충실히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국민연금 개혁을 준비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도 제고해 건강보험의 한정된 재원을 시급성과 중요성이 높은 필수의료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취임 후 약 3개월 동안 가장 주력했던 부문은 무엇인지요?
장관 취임 전 지난 5월 10일 제1차관으로 취임한 이후 줄곧 힘든 상황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는 ‘약자복지’ 정책 실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11월 발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체계 개선대책’과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은 제1차관 때부터 직접 부내 TF를 운영하면서 꼼꼼히 검토하고 챙겼던 사안입니다. 또한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필수의료를 확충하고 이를 위한 기반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지속 가능하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8일 공청회를 통해 정부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을 국민들께 설명했으며,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할 예정입니다.

재정건전성을 지키며 보건복지 부문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지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제도의 성숙으로 사회복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반면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성장잠재력 저하로 재정여력은 축소되는 상황입니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보건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지-성장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지예산은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단순한 재정지출이 아니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미래성장을 뒷받침’하는 투자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돌봄·보건의료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습니다. 민간의 기술·자원 활용, 규제혁신 등으로 사회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성장 효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예방적 건강관리를 통해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미래 재정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복지예산이 꼭 필요한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중앙정부-지방정부 간 유사·중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보장제도 통합 관리체계를 만들고 복지예산이 누수되거나 보조금을 위법·부정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를 강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간혹 생계 불안으로 인한 가족동반 죽음 같은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사전에 발굴하고 제때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우선, 위기가구를 정확히 발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기가구 발굴에 활용되는 정보를 기존 34종에서 채무, 질병 정보 등을 포함한 44종으로 확대하고, 위기정보 분석은 개인 단위에서 ‘세대 단위’로, 위기정보 입수 주기는 2개월에서 1개월로 변경하는 등 분석의 고도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적 분야 중심의 발굴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집배원, 의료사회복지사, 민간 자원봉사단 ‘좋은이웃들’,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과 함께 지역 민관협력 발굴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우편배달이나 병원비 수납 과정 등에서 데이터로 파악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위기가구를 신속히 파악하고 두텁게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행정안전부, 통신사가 보유한 위기가구 연락처 정보를 연계하고, 연락이 두절된 위기가구 구조를 위해 비상 시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협조로 거주지에 출입할 수 있도록 관련 법·지침의 개정을 추진하겠습니다. 발굴한 위기가구를 두텁게 지원하도록 2023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5.47% 인상하고, 실거주지에서도 긴급복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전통적 복지정책 대상에서 소외돼 온 고독사 위험군, 취약청년 등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체계도 강화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3일 발표하신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23~ 2027년)’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나요.
이번 기본계획은 보육현장과 충분한 소통을 거쳐 마련했습니다. ‘보육·양육 서비스의 질적 도약으로 영유아의 행복한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4개 전략과 16대 주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종합적 가정양육 지원방안을 포함했습니다. 부모급여를 도입해 새해엔 만 0세 70만 원, 만 1세 35만 원, 2024년에는 만 0세 100만 원, 만 1세 50만 원을 지급하고, 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하는 경우에도 시간제 보육과 아이돌봄서비스 등의 양육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맞춤형 양육정보를 제공해 부모의 양육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둘째, 영유아 중심 보육서비스 질을 제고하기 위해 부모·교직원이 어린이집 평가에 참여하는 체계로 전환해 자율적인 품질 향상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셋째, 보육교직원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과제 방식 도입 검토 등 보육교사 양성체계를 고도화하고, 보육교직원 권익보호를 위해 매뉴얼 마련, 상담 확대 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넷째, 안정적인 보육서비스 기반을 구축합니다. 어린이집 운영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보육료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보육취약지역을 선별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인건비·수당 등을 집중 지원하며 보육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예방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인 약자복지의 실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약자복지’는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적 최약자층부터 찾아내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복지를 의미합니다. 생계급여, 긴급복지 및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저소득층의 소득·돌봄 지원을 통해 생계 불안과 위기로부터 보호하고, 장애인, 아동,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소득·돌봄 지원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빅데이터 활용 및 기관 간 정보 연계 강화 등 위기가구 발굴·지원 체계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약자복지 구현으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어려움이 사회 취약계층의 어려움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세심하고 두텁게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세대 간 상생할 수 있는 국민연금’을 목표로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개혁을 추진하겠다 하셨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일 텐데, 이에 대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국민연금은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의 노후에 직결되는 제도로, 연금개혁은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추진돼야 합니다. 이번 연금개혁은 정부안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방식이 아닌, ‘국민의 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신뢰에 기반한 소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제5차 재정계산에서 논의되는 회의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전문가 포럼 운영 실황을 생중계하고 있으며, 국민의견 수렴을 위한 백지광고 진행, 청년 및 주요 이해관계 집단 등 세밀화한 대상별 의견수렴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민연금법 」 제4조에는 재정 전망과 보험료 조정, 국민연금기금 운용계획 등이 포함된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현재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제5차 장기 재정추계 결과를 토대로 국민연금재정 안정성과 노후소득보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며,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 논의결과와 국민의견을 바탕으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내용 등을 반영해 준비할 계획입니다. 

필수의료 확대로 의료복지를 향상하며 의료진 지지도 얻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정책 사례가 있을지요?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서는 의료진이 부족한 기피 분야에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국민의 의료복지 향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간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전문 분야별 간담회, 의료계 협의체 논의를 통해 지원이 필요한 분야,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았습니다. 생명과 직결된 중증응급 분야, 인구감소 등으로 적정 공급이 어려운 분만·소아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할 것입니다. 지난 12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안)’ 공청회에서 나왔던 의견을 바탕으로, 응급의료센터, 권역심뇌혈관센터 등 의료기관의 진료역량을 강화하고 순환교대 당직제 등 의료기관 간 협력을 통해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공공정책수가 도입으로 야간·휴일 응급수술 등 중증응급에 집중적인 보상 강화, 교육·수련 및 의대 정원 증원 등을 통한 충분한 의료인 확보 등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번 대책 이후에도 중증·희귀 난치질환, 중증응급 정신질환, 재건성형 같이 의료인력이 희소한 분야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가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전략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백신·치료제 개발 및 생산 등 바이오헬스산업 역량이 국민 건강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게 됐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의약품 무역수지가 최초로 흑자로 전환되고, 체외진단기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약 600%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헬스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약·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및 해외진출, 코로나19 백신개발 사례와 같은 공익적 목적의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빅데이터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전략 개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나 보건의료 분야 육성에 데이터 활용과 규제 등도 중요한 이슈인데요. 이에 대한 준비상황은 어떤가요?
보건의료데이터는 건강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인 만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의 안전성 담보가 필수적입니다. 현행 법령은 「의료법」 등 의료현장 적용 법령과 「개인정보 보호법」 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보건의료 분야에 적합한 안전관리체계 마련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데이터 활용기관 지정, 의료기관 등에 보안체계 의무 부여, 위반 시 처벌·퇴출 구조 마련 같은 데이터 안전관리체계를 전제로 안전한 데이터 활용 촉진 생태계를 마련해 가고 있습니다. 한편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불합리·불명확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규제혁신 로드맵’ 수립, 바이오헬스 특화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관님의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감염 확산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겨울철 실내활동 증가와 면역력 감소 등 감염 확산 우려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동절기 2가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최대 2.6배 높은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추가접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접종간격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고위험군 청소년 보호를 위해 2가백신 접종대상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분들은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 추가접종을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중증화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어르신과 건강취약계층,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와 이용자는 추가접종을 다시 한번 권해드립니다. 정부도 방역과 의료대응체계를 빈틈없이 준비해 이번 겨울철 재유행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지은 『나라경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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