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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K컬처의 인기,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이 보편적 공감 끌어낸 덕”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23년 08월호




1954 서울 출생
1980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1999~2020 중앙일보 정치부장·논설위원·편집국장·대기자·편집인
2011~2013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2013 국민훈장 모란장
2022. 5~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하신 지 1년하고도 두 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취임 후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문화에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펼치고 문화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특별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청와대를 국민의 복합문화예술공간이자 ‘K관광 대표 랜드마크’로 브랜딩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했고, K콘텐츠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과 규제혁신, 해외진출 지원 정책을 짜임새 있게 펼쳐왔습니다. 또한 K컬처의 인기가 방한관광 수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K컬처와 관광산업을 융합한 총력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초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약자 프렌들리 정책을 문화정책에서 확장하기 위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K컬처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인기의 비결을 무엇으로 보시는지요?
저는 K컬처가 세계 시민들이 보고 배우고 싶어 하는 분야라는 것을 해외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였던 스페인 마드리드 K콘텐츠 행사에는 34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예상 인원의 두 배인 1만1천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은 K컬처를 만드는 사람들의 독창적인 창의성, 파격적인 상상력 그리고 젊은 세대들과 종사자들이 K컬처에 주입하는 감수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꿈과 희망, 인류 보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텔링이 강력한 파급력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의 IT기술이 탑재돼 문화·예술·스포츠·음식·패션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K컬처가 거침없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수출전략산업으로서의 K콘텐츠 육성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정부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요?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K콘텐츠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전략산업이자 수출 전선의 구원투수입니다. 7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류 열풍으로 유발된 경제효과가 37조 원에 이르고, 취업유발 인원도 16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기준 K콘텐츠 수출액은 약 133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100억 달러의 이차전지, 81억 달러의 가전 수출 규모를 훨씬 능가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라면과 같은 식품이나 화장품 등 연관 산업의 수출을 견인하는 프리미엄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화장품 수출은 연평균 26% 증가했고, <오징어 게임>에 노출된 라면은 1년 사이 수출액이 67% 늘어났습니다. 정부에서는 K콘텐츠를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의 창의력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먼저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7,900억 원의 정책금융을 제공하고, 내년에는 이를 1조 원까지 확대합니다. 10만 개 영세 콘텐츠 기업의 해외 비즈니스를 돕는 원스톱 거점은 2022년 10개소에서 2027년까지 50개소로 늘립니다. 또 산업현장에 필요한 콘텐츠 전문인력을 3년간 1만 명 양성하고,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급변하는 OTT서비스 환경 속에서 우리 콘텐츠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며, 또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제작사가 IP(지식재산권)를 100% 보유하고 넷플릭스에 해외 유통 기회를 판매하는 형태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정부의 OTT콘텐츠 제작지원 사업도 이처럼 우리 제작사가 IP를 보유하고, 국내OTT에는 우선 방영권을 갖도록 해 제작사와 국내 OTT 플랫폼이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투입예산은 올해 45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네 배 확대된 규모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올해부터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를 OTT콘텐츠까지 확대하고, OTT 자체등급분류제도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규제 혁파를 추진해 왔습니다.


최근 ‘검정고무신 사건’ 등 창작자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대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4월 저작권 법률지원을 총괄하는 ‘저작권법률지원센터’가출범했습니다. 저작권에 익숙하지 않은 창작자들이 독소조항의 그물에 걸리지 않도록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고, ‘찾아가는 법률서비스 지원단’을 구성해 방문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9월 시행되면서 예술인들에 대한 보호 장치가 더욱 강화됐고, 지난 4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결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검정고무신 사건’과 관련해,  문체부는 인터뷰 직후인 7월 17일 그동안 미배분된 수익을 신고인에게 지급하고 불공정한 내용의 계약을 변경하도록 피신고인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7월 12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검정고무신 캐릭터에 대한 출판사의 저작권 등록 말소처분을 내려 해당 저작권이 고 이우영 작가 유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외교에서 문화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한미동맹이 문화동맹으로 확장됐다고도 하는데요. 문화외교에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신지요? 
4월 미국, 6월 베트남 국빈방문에서 볼 수 있듯이 외교의 결정적 장면에서도 문화가 핵심키워드로 작동했습니다. 지난 4월 맺은 ‘문체부·스미소니언재단 업무협약’을 토대로 스미소니언재단 산하 박물관에 국내 학예·연구 인력을 파견하고, 청년세대가 중심이 되는 단기 인력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인력교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지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역사를 여러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양국의 상호관계를 젊은 세대들이 조망할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일 관계에서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일본 대중문화 개방 2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미래세대가 한일 양국의 미래’라는 구상을 실천하고자 문체부는 ‘한일 미래 문화동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관광·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MZ세대 교류를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지난 6월 대통령 베트남 순방 때 베트남의 뜨거운 한국어 학습 열기를 느끼셨다면서요. 한국어 확산 전략이 있다면요?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중 가장 강렬한 장면이 바로 ‘한국어를 배우는 베트남 젊은 세대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참석한 분들은 모두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해 대통령 내외와 통역 없이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체부는 세종학당을 세계 곳곳에 촘촘하게 공급하고, 브랜드가치를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한국어 교육의 양적 확대 외에도 공인된 교원 파견, 현지 교원 양성 확대와 함께 K컬처를 바탕으로 한 학습콘텐츠 다양화 등 한국어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의 실시간 화상 강의, 한국어 학습 스마트 러닝 앱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 운영 중인 메타버스 세종학당을 통해 디지털 기술 기반의 학습 지원도 확대해 나갑니다.

청와대가 개방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국민 품속 청와대’를 위한 청와대 활용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난해 5월 청와대가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 38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청와대는 국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역사문화공간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제 청와대는 대통령 역사, 자연수목, 문화예술, 문화재라는 고유의 콘텐츠를 살려 국민 품속으로 더 깊이 다가갑니다. 개방 1주년 특별전시에서는 역대 대통령 12명의 삶과 라이프 스타일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역동적이고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조깅화, 타자기, 개량 독서대와 같은 친근한 소품들로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지금까지 2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찾아왔습니다. 한편 청와대는 208종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 거대한 자연 수목원입니다. 7월부터 ‘대통령의 나무들’ 수목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별로 대표적인 기념식수를 한 그루씩 선정해 스토리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최근 문체부에서 제작지원한 ‘6070 이야기예술인’의 이야기 배틀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됐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6070 이야기예술인(이야기할머니) 사업은 노년층이 유아교육기관에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업입니다. 한 분 한 분이 훌륭한 창작자라고 생각해서 올해부터 단순 복지 차원을 넘어 노년층의 문화참여 열망을 충족하고 6070 세대가 창작 예술 활동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한민국 최초 이야기구연 배틀 서바이벌인 <오늘도 주인공> 프로그램이 문체부 제작지원을 받아 지난 6~7월 높은 관심 속에서 방영됐습니다. <오늘도 주인공>은 6070 구연동화 아티스트들이 이야기 배틀을 펼치도록 한 것으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보다도 격렬한 경쟁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에서 선보인 이야기 구연극은 수정·각색을 거쳐 올해 10월경 전국 순회공연될 예정입니다. 또한 외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이야기 구연 영상을 제작·보급해 우리 전통이야기를 K컬처 콘텐츠로 전 세계에 확산하고자 합니다.

한편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세계인들의 우리나라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올 6월 기준으로 2019년 대비 60% 이상 회복했고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회복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를 새로 선임해 민관 협력을 통한 방한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7월 20일부터는 화장품을 주제로 ‘코리아 서머 뷰티 세일’이 한 달 동안 진행됩니다. 앞으로도 K뷰티, K푸드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들을 적극 활용해 다각적인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대체 불가능한 무기인 K컬처를 탑재한 관광정책으로 전 세계의 팬덤을 K관광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청와대 K관광 랜드마크, 내가 K관광가이드다’ 선포식을 통해 청와대라는 매력적인 공간을 각인시키고, 그 인근을 테마별 관광코스로 엮어 적극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통스포츠인 씨름의 부흥에 노력을 기울인다 들었습니다.
문체부는 2023년을 씨름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지난 1월 ‘K씨름진흥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씨름을 전통과 품격, 매력을 갖춘 국민스포츠이자 경쟁력 있는 K스포츠 수출 품목으로 키우고, K씨름을 K컬처의 핵심으로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이 “씨름에 대한 박보균 장관의 진심이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강릉단오씨름대회에서는 K컬처를 결합한 관람콘텐츠,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몰입감 있는 중계를 선보이며 씨름의 역동성과 재미를 보여드리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관전의 재미를 더하고 기술씨름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량급 신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씨름을 활용한 방송이나 콘텐츠를 통해 씨름을 보다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 씨름 부흥의 분위기를 사회 전반에 확산할 계획입니다.

얼마 전 대통령은 국가보조금 관리 체계 재정비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문체부도 다양한 보조금을 집행하고 계실 텐데요. 투명하고 낭비 없는 보조금 집행 방안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민의 피와 땀, 눈물이 담긴 예산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들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합니다. 문체부는 올해 부처 예산안 편성 시 민간단체 지원 보조사업을 전년 대비 대폭 삭감했고, 특히 한국문화축제 92억 원 등 비효율 방만 사업 예산은 제가 직접 현장에 가서 면밀히 검토, 과감히 삭감했습니다. 깜깜이식 공모사업 선정, 방만 지출 등의 문제점도 여러 사업에서 적발됐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문학번역원의 사업들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발견해 발표한 것도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살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보조금을 둘러싼 문제점들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민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고 부정한 보조금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말 문체부 내에 ‘보조금 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했습니다. 또한 민간단체 보조사업을 주기적으로 감사해 비효율적 예산집행을 최소화하고, 부정 방만 비리 보조금 사업자의 명단을 내부 심의를 거쳐 공표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K컬처가 나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특히 국민의 세금이 꼭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도록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이지은  『나라경제』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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