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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가계대출 관리에 만전 기하는 한편 전략산업에는 정책금융 적극 공급할 것”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2023년 11월호

코로나 이후 대내외 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국민의 삶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향후 경제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요. 
세계적인 고금리, 고물가와 경기둔화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세도 주춤하면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제조업 생산·수출의 회복 등에 힘입어 경기반등의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는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금융위원회도 서민들과 취약계층이 필요한 자금을 좋은 조건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서민금융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소액생계비 대출 상품 등 서민들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계속 개발·공급하고 있고, 채무조정 제도를 개선해 상환능력이 부족해진 서민들의 채무부담을 줄이고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융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은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소득증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만큼, 경제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 지원 노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자금조달 어려움과 그로 인한 부동산 공급 부족 우려도 있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PF 안정화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선, 부동산 규제 정상화를 통해 그간 왜곡된 부동산시장을 바로잡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를 도모해 급등·급락에 따른 부동산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가고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위축으로 사업성이 있음에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상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보증 여력을 25조 원으로 확대해 PF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은 재구조화 등 사업성 제고를 통해 사업이 재추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부터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해 현재까지 총 152개 사업장에서 신규자금 지원, 이자 유예, 만기 연장과 같은 이해관계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더불어 재구조화 시 사업성이 기대되는 사업장을 매수해 정상화하는 총 2조2천억 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를 10월부터 가동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합니다. 가계부채의 건전한 관리를 위한 정부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가계부채는 경제성장에 따라 자연히 늘어나며 증가 속도는 대내외 여건 등에 따라 시기별로 상이합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극복과 부동산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영끌’, ‘빚투’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주택시장 안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안착 등으로 증가세가 상당 부분 둔화됐습니다. 아울러 최근 주택거래 회복 등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과거와 비교할 때 그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9월 증가액은 7~8월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둔화됐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금융안정 및 거시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부채증가 속도보다 우리 국민의 소득증가 속도가 더 크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채 측면에서는 DSR 내실화, 고정금리 확대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양적·질적 개선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소득 측면에서는 구조개혁, 경제활력 제고 등을 통해 가계소득을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큰데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대출을 통한 유동성 공급뿐만 아니라, 일자리·사회복지 연계 복합상담, 채무조정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10조 원에서 11조 원으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고, 이용자의 수요에 맞게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소액생계비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서민금융·채무조정을 이용하는 취약차주의 경우 복합상담을 통해 일자리, 사회복지를 연계해 실질적인 재기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편 연체·취약 차주를 위해서는 올해 4월부터 선제적 채무조정 지원방안을 운영해 기존에 청년층에만 적용되던 신속 채무조정 특례를 전 연령으로 확대하고, 기초수급자·중증장애인·고령자의 경우 연체 90일 이전에도 선제적으로 원금감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연체 채무자의 이자·추심 등 부담 완화를 위한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의 디지털화로 편의성이 높아지는 한편,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약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점포 방문보다는 모바일을 이용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다만 모바일을 이용하고 싶어도 글씨가 작고 화면이 복잡해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모든 은행에서는 글씨 크기를 키우고, 자주 사용하는 기능 위주로 화면을 간결하게 구성한 ‘간편모드(고령자모드)’를 도입했습니다. 저축은행도 올해 말까지 간편모드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다른 금융업권으로도 확대 적용할 예정입니다. 그 밖에도 금융당국은 금융교육 종합포털(www.fss.or.kr/edu)을 운영해 본인에게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신청하고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일반주주 보호 수준, 배당성향, 외국인투자자 접근성, 불공정거래 등에 따른 시장신뢰 저하 등이 원인으로 제기됩니다. 이에 정부는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물적분할 상장에 대해선 물적분할 관련 공시 강화,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 조치를 취하고, 내부자 거래와 관련해서는 기업 임원 등 내부자의 대규모 주식 거래 시 30일 전 사전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등 주주 보호장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의 단계적 확대, 배당절차 개선 등 자본시장 관련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불공정거래에 과징금을 도입하는 등 증권범죄에 엄정히 대응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해외에서 우리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요?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세안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해외점포 수 및 자산·이익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46개국에 진출해 49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다만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이 아직까지는 은행 부문 및 아시아 지역으로 편중돼 있고, 글로벌 부문의 이익 비중도 낮은 상황입니다. 향후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등 디지털 기술의 활용,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7월 금융회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관련 규제를 완화했으며, 해외 네트워크 강화, 양질의 정보 공유 등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위원장님께서는 한국경제의 미래가 혁신기업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혁신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방침인가요?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해야 하고,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수출도 결국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인 만큼 기술력 있는 기업이 계속 많이 나와줘야 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주력산업과 신성장산업에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초격차 분야, 신성장산업 등 5대 중점 전략 분야에 정책금융 91조 원을 집중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정책금융을 적극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새로운 수출판로 개척, 수출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23조 원 규모의 민간·정책 금융을 지원하는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을 지난 8월 마련했습니다. 모험자본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혁신성장펀드를 2023년부터 5년간 총 15조 원 규모로 조성해 신산업·전략산업 기업의 육성과 창업·벤처기업의 유니콘으로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지속 공급하고, 지난 4월 발표한 벤처기업 지원방안에 따라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에 10조5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다른 영역에 비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앞으로의 발전방향이 궁금합니다.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는 지난해 1월에 본격 시행돼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누적 기준 68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허가를 취득했고 9,404만 명이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데이터 전송이 2,865억 건을 기록했습니다. 마이데이터산업을 기반으로 대환대출서비스, 신용점수 올리기, 맞춤형 금융상품 비교·추천 등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돼 활발히 이용되고 있으며, 부동산, 자동차 등의 다른 분야 정보도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가는 중입니다. 향후 마이데이터산업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정보 주체를 확대하고 마이데이터 정보를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개인에 국한됐던 기존의 서비스 제공 대상을 개인사업자로도 확장해 개인사업자의 금융·경영 활동을 지원하고, 금융 분야 중심이었던  마이데이터 정보를 유통·복지 등 비금융 분야로도 확산해 이종 분야 간 융합을 통한 혁신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서비스에 신기술이 접목되며 소비자의 편의성이 커진 반면, 금융시스템 유동성 위험도 제기됐습니다. 금융의 혁신과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의 발전은 금융의 디지털화와 금융·비금융의 융합을 가속하면서 금융소비자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고 있지만, 디지털 뱅크런, 신종 보이스피싱, 해킹 등과 같은 시장 불안요인을 함께 발생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금융혁신과 금융안정의 양대 가치를 균형 있게 달성하기 위해 제도 정비와 감독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금융혁신 측면에서 대환대출플랫폼, 마이데이터, 안면인식을 통한 비대면 실명확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금융·비금융의 융합,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성 테스트 등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혁신 노력을 계속해 나갈 방침입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디지털 뱅크런 위험 대응을 위한 유동성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유사시 예금보험공사의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긴급정리 제도 및 금융안정 계정 도입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또 디지털 금융거래 관련 금융사고 위험을 방지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지속하겠습니다.

위원장님의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과제로 마지막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코로나 기간 중 과도하게 증가한 민간부채를 경상 GDP 등을 감안해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가계대출의 양적·질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상환여력을 넘어선 대출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지원 등을 통해 재기의 기반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민과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금융산업을 육성하고 금융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겠습니다. 우리 금융산업의 낡은 규제는 걷어내고 산업 내 경쟁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통제를 내실화하는 등 금융권의 책임성도 한층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금융지원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부문에 적정 수준의 유동성이 부족함 없이 지원되도록 정책금융 공급, 혁신성장펀드 조성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이지은 『나라경제』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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