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별인터뷰
형평성 논란, ‘4.1 대책’의 실효성을 반증하는 것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2013년 05월호

4.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_평가 및 제언
 
지난 4월 1일 정부는 시장이 고대하고 있던 부동산대책을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이라는 큰 목표를 내세우고 주택시장 정상화, 하우스ㆍ렌트 푸어 지원, 보편적 주거복지라는 세 항목 아래 시책들을 담았다.


‘주택시장 정상화’는 공공의 주택공급물량 조정과 수요진작을 통해 과잉공급분을 해소하고 시장기능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과열기에 도입됐던 과도한 정부개입 규제를 완화해 자율조정 기능을 회복하고 한시적 세제 금융지원 통해 시장의 조기회복을 견인하고자 한다. ‘하우스ㆍ렌트 푸어 지원’은 맞춤형 지원으로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덜어보려 한다. ‘보편적 주거복지’를 위해서는 수혜자 중심으로 임대주택정책을 전환하되 특히 주택바우처 도입, 생애주거별 지원 강화, 공공임대관리 공공성 강화 등으로 수요측면의 주거지원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정부규제 완화해 시장의 자율성 회복


공인중개사협회, KDI-건국대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 기타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이번 대책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당장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거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시장참여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이번 대책은 매우 유연한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 아쉬움이 많았던 주택 부문 대선공약들을 구체화함으로써 정치적 약속을 지키는 모양새를 갖추면서도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한 지원시책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부양책이든 억제책이든 과거의 부동산대책들이 정해진 정책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던 데 비하면 신선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도한 지원으로 인위적 경기부양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논란거리가 제법 있다. 우선 형평성 논란이다.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한 85m2, 9억원 이하 기존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 후 5년간의 양도소득세 세액을 면제하는 안에 대해 발표 당일부터 수도권 외곽의 경우 가격이 훨씬 낮아도 면적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유주택자에게도 청약 1순위를 부여하거나 가점제 비율을 축소하는 것, 또 공공분양주택(보금자리 주택)의 건설 호수를 줄이는 것은 이제까지 주택청약을 기다려 왔던 사람들에게 불공평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공공분양주택의 규모를 60m2 이하의 소형으로 한정한 데 대해서는 부양가족이 많아서 큰 집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 가구를 역차별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생애최초 구입자금 지원 확대가 부부합산 소득 6천만원 이하로 한정된 것은 맞벌이 부부를 차별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2011년 기준 30대 취업자 평균 개인소득이 3,052만원이므로 부부가 평균소득을 올린다면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단독주택 신축이나 조합주택에 대한 지원이 없다거나, 오피스텔은 지원대상이 아니라거나 하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의 논란은 시책의 실효성에 관한 것이다. 민간임대주택을 준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재산세 감면 혜택이 작아서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선공약을 구체화한 하우스 푸어 지원책도 여러 세부적 사항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3개월 이상 연체 차주의 대출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입할 때 채권가격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 금융기관의 방만한 채권관리에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상당 폭 할인을 해야 마땅하겠지만, 금융기관이 담보가 충분히 있는 대출채권을 헐값이 넘기려 하겠는가 또는 넘길 수 있는가가 의문이다.


임대주택 리츠의 경우도 역시 대출채권과 주택의 가격평가 문제가 제도시행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하우스푸어 대책이든 렌트푸어 대책이든 정책의 명목상 수혜자들이 동참해야 시행될 텐데, 하우스푸어 가구가 주택지분을 넘기고 월세를 살고자 할까 또는 렌트푸어 가구에 집을 빌려주는 임대인이 자기 집을 담보로 제공할 용의가 있을까 의문스럽다.


세 번째 논란은 시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데 대한 안전성 논란은 당연한 것이지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DTI, LTV 완화는 ‘금융난민’을 양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채권을 넘기는 하우스푸어 가구가 최장 10년간 이자만 납부하도록 하는 것도 현재의 문제를 미래로 연기할 뿐이라는 비판이 있다.


부작용 최소화할 세부기준 수정 논의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총론적으로는 호의적 여론이 크지만 각론에서 여러 문제들이 제기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대상주택의 가격과 크기, 수혜자의 소득과 가족관계까지 고려해서 지원책을 짜다 보니 제도가 복잡해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형평성 논란은 어찌 보면 4.1대책이 실효성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애초 기대할 만한 지원수준이 아니었다면, 굳이 누구는 지원을 받고 누구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데 대해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나 면적, 수혜자의 소득 등에 대해 꼭 지켜야 될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회 입법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하며, 현재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대책은 박근혜 정부의 주택정책 첫 단추다. 첫 단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끼운 데 만족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우리 주택시장을 어떻게 끌고 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어지길 바란다. 1960년대 이후 주택ㆍ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투기억제 시책들을 내놓아서 가격을 잡으려는 수요관리정책이 시행됐다. 1980년대 이후에는 공공이 신도시개발이나 대단위 택지개발로 아파트를 대량건설, 대량공급하는 공급관리정책이 시행됐다. 이러한 수요-공급 양 측면의 정책기조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정책들은 나름대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의 여건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주택정책방향의 여러 싹을 이번 대책이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체계화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오석-서승환 팀이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