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_ 2013년 6월 21일 오후 3시 30분 장소 _ 정부과천청사 장관집무실 대담 _ 이재열 나라경제 편집장
1957년 전남 완도 生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미 위스콘신-매디슨대 사회학 박사 1995년∼2013년 3월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고용보험 연구센터 소장, 노동시장 연구본부장 등 2003년 1월∼2003년 12월 근로복지정책 자문위원(노동부) 2008년 1월∼2008년 6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2009년 7월∼2011년 7월 고용보험위원회 위원(고용노동부) 2010년 1월∼2010년 12월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2012년 1월∼2012년 12월 한국연금학회 회장 2013년 3월∼현재 고용노동부 장관
얼마 전 취임 100일이었는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100일이 아니라 열 달이 지난 것 같습니다(웃음). 다른 장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특히 그간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염원이 ‘일자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5월 30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노사정 일자리 협약」을 체결해 노사정이 뜻을 같이했구요. 6월 4일에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범부처적으로 발표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 로드맵을 발표한 것이 취임 후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 6월 12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02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우리 정부와 국민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여러 회원국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일자리 로드맵」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또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전략을 설명해 주신다면?
박근혜정부는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이 아닌 고용률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렇듯 ‘고용률 70%, 일을 통한 국민행복’이라는 비전을 설정한 일자리 로드맵이 지향하는 미래는, 국민에게 다양한 일자리 기회를 제공해 삶의 기반이자 행복의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고, 근로자는 장시간 근로보다 가정생활과 여가가 있는 삶을 누리며, 가계는 남성 위주 외벌이 소득에서 균형된 소득으로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한편, 기업은 단기적 이윤보다는 효율적인 인력운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4개 전략을 설정했는데요. 첫째는 창조경제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입니다. 창업 활성화 기반을 만들고 신직업과 신산업을 발굴함으로써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할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방식과 규제도 개선해 고용창출 여력을 높이려 합니다. 둘째론 일하는 방식과 근로시간의 개혁입니다. 우리 사회의 오랜 문제인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고 유연근무를 확산시켜 일과 가정이 양립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선진형 근무방식을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산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근로수요도 충족시켜 나갈 것입니다. 셋째는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고용과 복지의 연계로 미취업 저소득층의 일을 통한 빈곤탈출을 지원합니다. 또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청년의 조기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법·제도를 개선하고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60세 정년제를 조기 정착시키는 등 장년들의 고용연장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와 책임 강화입니다. 새로운 고용창출 패러다임은 노사정 모두의 비용을 수반하므로 5월 말 체결된 「일자리 협약」을 기반 삼아 각 경제주체의 역할 분담과 책임 강화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왜 굳이 ‘고용률 70%’인지요?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잘 아시다시피 일자리는 삶의 기반이자 자아실현의 터전입니다. 이러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기도 하구요. 또한 일하는 사람은 국가 재정의 근원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면 국가 및 세대 간 부양부담을 완화하기도 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고용률 70%를 넘는 국가는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13개국에 달합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1인당 GDP가 3만달러 이상이고 행복지수가 높다는 점입니다. 인적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세대 간 부양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번 「일자리 로드맵」에서는 우리의 경제수준을 고려해 ‘고용률 70%’라는 양적 목표를 설정했지만, 사실 70%라는 숫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창조경제로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과 남성·장시간 중심의 ‘노동시장 관행’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수출·제조업·대기업 위주의 성장 패러다임을 지양하고,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장시간 근로 해소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며 다양한 고용형태를 접목하면 네덜란드나 독일과 같이 높지 않은 성장률에서도 고용률 7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관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일자리,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란 과연 무엇입니까?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지원책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해야 합니다. 즉 학업·육아·점진적 퇴직 등 개인의 자발적 수요에 부합하며, 임금·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 일자리와 차별이 없고, 최저임금·4대 사회보험 등 기본적 근로조건이 보호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이 선도해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해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려 합니다. 시간제 일반직·별정직 공무원 채용을 신설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법률, 회계, 통·번역 등에서 적합직종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임신·육아기 여성과 점진적 퇴직을 준비하는 장년, 일과 교육·훈련을 병행하는 청년들에게 생애주기별 시간제 근로권리를 보장하려 합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기업에 인건비와 사회보험료를 지원하거나 세액을 공제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대폭 확충할 방침입니다. 또 시간제 일자리 전환·채용을 위한 전용 워크넷을 운영하고 적합직종 발굴 등을 위한 직무분석과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이 밖에 시간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올 하반기 ‘시간제 근로자 보호 및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것입니다. 전일제 근로자와의 차별 시정, 4대보험 가입, 최저임금 준수 등 적극적인 근로감독도 병행 추진하겠습니다.
청년고용과 관련해 “스펙 위주의 채용시스템을 탈피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구체적인 복안은 있는지요? 청년고용률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은 무엇입니까?
학위라는 간판과 스펙보단 실력과 능력으로 충분히 존경받고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학교에서 일 중심의 교과과정이 실행될 수 있도록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내년까지 개발하고, 채용단계에서 기업이 스펙이 아닌 실력을 기준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핵심직무역량평가모델’을 개발·보급할 계획입니다. 현재 3개 직군은 개발이 완료됐고 2017년까지 20여개 직군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열정과 잠재력만을 기준으로 청년인재를 선발해 실력으로 성공한 멘토의 멘토링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는 ‘스펙초월 멘토스쿨’을 7월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사실 청년고용 문제는 경기적 요인과 높은 대학진학률,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숙련도와 정보의 미스매치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직접일자리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기존의 양적규모 확대에서 고교생과 대학생의 조기 노동시장 진입, 기업의 채용문화 개선 등과 같은 구조적 문제 해결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과 핵심직무역량평가모델 개발 외에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고교·대학 재학생이 산업체 현장에서 실습을 받으며 학력 및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일·학습 듀얼(dual) 시스템’을 내년 중 도입하려 합니다. 또한 청년인재가 중소기업에 유입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근로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범부처 협의체(국무조정실 주관)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 여성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자동육아휴직제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주요 내용들을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데 있어 현재의 장시간 근로와 보육서비스 부족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즉 ‘M 커브’ 현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로드맵에서는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촉진하는 정책을 담았습니다. 먼저, 육아휴직 분할 사용횟수를 1회에서 3회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대상 아동 연령을 만6세에서 만9세로 상향조정을 추친할 예정입니다. 출산전후휴가에 이어 육아휴직까지 한꺼번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육아휴직 관행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육아휴직에 대한 기업과 근로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 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공공 대체인력 통합뱅크’를 구축한 후 민간에 개방해 공유하고, 대체인력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경력단절 여성이 다시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부문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적극 창출할 계획입니다.
50대 이상 중ㆍ장년층에 대한 고용률 향상 방안은 무엇인지요?
고령화 시대에 고용과 복지,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년층 고용률 제고는 필수적입니다. 이번 로드맵이 주된 일자리에서의 정년연장과 이·전직자에 대한 생애재설계 및 신속한 재취업 지원에 역점을 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우선, 중·장년층의 제2인생 준비 및 신속한 재취업 지원을 위해 생애재설계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고 맞춤형 직업능력개발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장년 취업지원 전문기관으로 육성·확대하고, 뿌리산업 첨단화를 위한 세대 간 상생훈련과정 운영, 산업현장 교수제도 확대 등 장년훈련 투자도 확대하려 합니다. 또한 은퇴자들이 활발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퇴직 전문인력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한 ‘사회공헌일자리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60세 정년제가 장년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노사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 시행 이전에 기업의 자율적 정년연장 및 임금체계 개편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만, 세대 간 갈등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년 60세의 현장 안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지요?
정년 의무화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장년의 숙련기술과 전문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노사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면 장년뿐만 아니라 청년고용 확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에 정부는 ‘60세 정년 법’ 시행 이전부터 노사의 양보와 협력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함으로써 정년을 자율적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먼저,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해 정년을 연장한 사업장에 정년연장지원금을 지원하고, 임금·직무체계 개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임금체계 개편 표준모델을 개발·확대할 것입니다. 아울러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경총 및 기업 인사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 관련 전문가 양성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며, 노사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60세 정년제 안착협의회’를 운영해 60세 정년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려 합니다. 법 시행 이후에는 60세 정년제가 현장에서 바르게 정착되도록 임금체계 개편 사업장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법 운영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미준수 사업장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할 것입니다.
향후 「일자리 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방안은?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고 각부 차관이 참여하는 ‘일자리지원협의회’에서 매월 부처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정부업무평가에 「일자리 로드맵」 관련 과제를 포함하겠습니다. 특히 정부업무평가에서는 과제별 단순 이행실적이 아닌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중간지표를 기준으로 점검하려 합니다. 또한 ‘고용률 70% 모니터링팀’을 설치해 현장의 추진실적을 상시 점검하고, 국민들이 각 부처별 추진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용률 70% 온라인 현황판’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고용률 70% 로드맵」에서 발표한 내용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매년 환경 변화를 반영해 추가과제를 발굴하는 등 롤링플랜(Rolling Plan)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면서 추진하겠습니다.
시간당 4,860원인 최저임금을 좀 더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간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됐지만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임금격차 완화 등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그 취지에 맞게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적정 수준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은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청소년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합리적 수준으로의 단계적인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장관께서는 일반국민ㆍ노사 등 정책대상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십니까?
취임 이후 고용노동 행정에 있어 특별히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 노력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정책대상자와의 진솔한 대화는 정책 수립의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앞서 말씀드린 ‘스펙초월 시스템’은 학벌로 고민하는 취업준비생과의 대화에서, ‘자동육아휴직제’는 출산·육아로 걱정하는 여성과의 대화에서, ‘정년 60세’는 조기 퇴직한 회사원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확신을 가졌던 정책들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민감한 노사 문제에 있어서도 서로 마음을 열고 진실하게 대화한다면 반드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이 소통할 것입니다.
‘고용률 70%’ 목표가 임기 중에 꼭 이뤄지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오나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노사정은 물론 전 국민이 기존 관행과 의식의 변화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게 되면, 여성은 출산과 육아의 걱정 없이 계속 일할 수 있고, 청년은 스펙이 아닌 능력을 갖춰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며, 장년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더 오래 일하고, 취약계층은 일을 통해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일자리는 우리 삶의 근간이며 희망이기에 저는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려 합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