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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올 한 해 ‘문화융성’이 피부에 와닿게 할 것”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4년 03월호

때_2014년 2월 13일 오후 5시
장소_정부세종청사 집무실
대담_이재열 나라경제 편집장

 

1956.  인천 生
            서울대 무역학과, 한양대 행정학 박사
1978.  행정고시(22회)
1989. ~ 1996.  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육과장, 문화부 국제교류과장ㆍ문화정책과장
1997.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1998.  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2000. ~ 2006.  문화관광부 공보관ㆍ문화산업국장ㆍ기획관리실장ㆍ차관
2007. ~ 2012.  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
2008. ~ 2012.  (사)여가디자인포럼 회장
2011.  한국여가문화학회 회장
2012.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2013. ~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3월이면 취임 1년이 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취임 시 화두였던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한 해였습니다.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 「예술인복지법」 등 문화 관련 각종 법률을 새로 만들거나 고치고,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융성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문화융성’ 원년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무척 바쁘게 보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공무원 출신 첫 장관이십니다. 취임 이후 문체부의 일하는 방식과 방향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가 6년 반 정도 밖에 나가 있다가 복귀했지 않습니까. 그때 느꼈던 것들을 직원들과 토론하면서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방법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책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불필요한 일은 과감히 줄이며, 직원 간 소통이 활성화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그래도 1년 동안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문체부가 ‘2013년 반부패 경쟁력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 역시 그런 성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직원들하고 농담 삼아 이런 얘기를 해요. “공무원의 디폴트(default) 값은 권위, 불편함이다. 당신들이 아무리 친절한 척해도, 친절하려고 노력해도 상대방은 당신들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그걸 항상 유념하고 우리 자세를 좀 더 낮추는 일을 하자. 저를 비롯해 누구든 군림하는 자는 용서치 않겠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직원들이 잘 이해해주고 따라준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근혜정부는 문화융성을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국정 3대 축의 하나로 강조했습니다. ‘문화융성’은 간략하게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문화융성은 단순히 국민 다수가 예술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정부정책에 국민행복과 문화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면적 변화를 내포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문화융성은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돼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본원리로 작동하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루며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을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문화국가’로 만드는 일로서, 이제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는 지금, ‘문화융성’의 틀은 잡혔다고 보십니까?
「문화기본법」 제정 등으로 정책의 틀은 어느 정도 잡혔다고 보지만, 문제는 국민체감이겠죠. 우리가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실제론 공무원을 위한 정책, 우리 스스로 만족하기 위한 정책 그리고 국민들이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정책을 해왔던 게 아닌가 가끔 생각해요. 사고의 틀을 바꿔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줌으로써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고 올해 주력해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올해 문체부의 중점 정책방향과 주요 사업은 무엇입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큰 틀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하자는 것이죠. 가령 예술가들에게는 직접지원보다는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간접지원으로 전체적인 예술창작의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일이 되겠구요. 일반국민들에게는 아마추어 활동에서부터 직접 창작작업이나 문화향수의 현장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그를 통해 삶의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콘텐츠산업과 관광산업에서는 제작과 보급과 유통과 소비가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이뤄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올해 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화체감을 강조하셨습니다만,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중장년은 중장년대로 취업과 내집마련, 자녀교육 등의 부담이 큰 현실에서 문화를 향수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문제인데요.
좀 엉뚱한 얘기 같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왜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지 물어봤을 때 시간과 돈이 없어서라는 얘기를 해요. 그러나 실제론 마음이 없어서인 경우가 더 많거든요. 물론 형편이 어려운 분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말입니다. 우리 주변에 돈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나 공연이 많아요. 그걸 찾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을 뿐이죠. 또 시간이 없다? 실제 개인의 시간소비 행태를 살펴보면 그 안에 비는 시간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문화융성이라 할 때 전시나 행사 등을 많이 공급하고 많이 소비하게 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문화융성은 기본적으로 우리 마음의 상태,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성찰하고 ‘이제는 뭔가 다르게 살자.’라는 자각이나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부터 중점을 두려는 것이 인문정신입니다. 인문·정신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확산시켜 사람들 스스로 삶을 되돌아보고, 자각하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데 자극을 줘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류에서 드라마나 K-pop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공연ㆍ예술 등 다른 부문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있습니다. 보다 균형 잡힌 한류발전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 차례 말한 바 있지만, 한류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자생적인 시장개척이 돼야 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K-pop이나 K-드라마는 성공한 사례라고 보는데,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봅니다. 진출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K-드라마나 K-pop 외에 지역마다 관심을 갖는 항목들, 즉 한글, 음식, 패션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국악 등 우리 전통음악을 해외에 잘 소개해서 K-드라마나 K-pop과는 또 다른 격조 있는 문화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2017년까지 연 7조8천억원의 문화예산을 확보해 문화재정 2%를 달성한다는 목표인데요.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결론적으로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통령께서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시기 때문이죠. 이 정부에서 숫자로 약속한 게 세 가지입니다. 고용률 70%, 중산층 70%, 문화재정 2%이거든요. 제가 보기에 고용률이나 중산층 70%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쉽지만은 않아요. 문화재정 2%는 대통령께서 마음만 먹으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기 때문에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 부로서는 이제 그 달성 여부보다는 문화융성 구현을 위한 효율적 투자 및 재원 배분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화재정 2%를 확보해 나가되 문화예산의 구조를 바꿔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저는 우리뿐 아니라 전체 정부예산의 구조 자체를 바꿔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봐요. 복지부뿐 아니라 전체 정부예산이 복지예산의 성격을 더해가고 있어요. 가령 우리 부의 경우도 문화예술사 파견 예산, 체육강사 파견 예산, 바우처 예산 등 따지고 보면 복지성 예산이 적지 않아요. 저는 기획재정부 예산실하고 만날 때마다 계속 예산구조를 바꾸는 얘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부 보조금 개수가 1,600여개 됩니다. 기재부에 약속한 게, 올해 예산 낼 때는 불필요한 거 다 없애고 필요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으로 하겠다고 했고 지금 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천 개 이하로 줄여 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서 강조하신 국민들의 문화향유나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은 복지성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전체적으로 생산적 복지의 차원에서 건전한 순환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가령 저희가 바꿔나가는 게 이런 것이 있습니다. 창작자 지원에 있어서 직접적 활동지원보다는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간접지원을 하는 거죠. 인건비를 주는 게 아니라 폐산업시설을 예술공간으로 바꿔주거나 공동 연습장을 제공하는 것이죠. 수요자 지원도 전에는 예술강사를 보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법을 가르쳤다면, 지난해부터는 감상교육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어느 집이나 애들에게 피아노 등을 가르치는데, 그 애들이 관객으로 전환이 안 되지 않습니까? 미술도 그림 그리고 만드는 것만 가르치는데 그중 창작자가 몇 %나 나오겠습니까?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에다 건전한 수요자를 만드는 데 목표를 두자, 여태까진 훌륭한 연주자 몇 명씩 만드는 데 목표를 뒀다면, 이젠 유료관객을 얼마로 늘릴 것인가 하는 유효수요에 정책목표를 두자고 하고 있습니다. 전체 순환생태계를 생각하고 거기에서 수요구조, 건강한 시장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면 몇 년 후에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술인 등 문화예술산업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화예술 표준계약서도 도입했는데, 지금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지난해부터 표준계약서를 분야별로 만들고 있고, 지금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유효하게 만드느냐는 것인데 저희 숙제죠. 사실 표준계약서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항상 우리 직원들에게 ‘우리가 정책을 펴는 궁극의 목표는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해요. 우선 정책을 펴는 우리가 국민의 하나로서 행복한가, 두 번째는 그 정책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는 사람들이 행복한가, 세 번째는 그 정책효과를 보고 국민들이 행복해지는가 하는 거죠. 공무원이 일을 하면서 즐겁고 보람되면 훨씬 깨끗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책의 첫 수혜자들이 행복한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방법을 찾아보라는 겁니다.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살려주는 것이 그 맥락입니다. 결국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표준계약서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에 대한 표준계약서 도입은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지난해 영화계에서 표준계약서를 진행하면서 동반성장협약을 맺었습니다. 쉽게 얘기해 ‘스태프 돈 떼먹는 영화사엔 앞으로 투자하지 말자.’고 서로 약속했어요. 문제는 유효성인 거죠. 서로 사정을 잘 알다 보니까 차마 고발을 못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차츰 나아질 거라 생각해요. 스태프 노조도 자주 만나 “우리 믿고 얘기하십시오. 당신네들이 계속 아프다고 해야지 치료를 해주지 않겠습니까.”라고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보고 지금 법제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예술 분야 법률에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특히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곳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것을 법제화시켜 버리면 그 관례가 퍼져서 일반적으로도 통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창식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했구요. 국회에서 심의단계에 있습니다. 올해는 그 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관광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대책’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일본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광수지는 여전히 적자이고 카지노 등 일부 부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관광진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는 무엇일까요?
관광진흥을 위한 정책과제는 크게 해외관광객 유치 측면과 국민들의 국내관광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국내관광을 얘기하고 싶어요. 사실 우리의 국내관광 수요가 충분치 않아요. 사람들이 ‘놀아도 된다. 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해요. 지난번 대체휴일제 얘기가 나왔을 때도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데, 더 열심히 일해서 생산을 해야 되는데 놀겠다는 얘기냐. 나라 망하는 거 아니냐.’ 얘기하는데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공급이 아니라 유효수요가 없어서 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이죠. 이 유효수요는 ‘놀아야’ 생기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부와 고용부가 같이하는 게 일과 가정, 일과 놀이가 양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인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놀아도 된다. 좀 여유를 가지고 살아도 된다.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점점 확산될 때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 우리 사회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인 거죠.


그렇다면 장관께서는 요즘 어떤 여가생활을 즐기십니까?
안타깝게도 요새는 거의 못해요. 하하. 저는 원래 그냥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한 일주일이고 강릉에서 서울까지 걸어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해운대에서 바닷길을 따라 포항까지 걷기도 합니다. 이외에 등산과 스키도 좋아하는데, 이 모두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들이어서 여기 다시 온 후로는 거의 못하고 있어요. 지난 설날 강원도 스키장 간 게 유일하네요.


그럼 좀 불행해지신 것 아닙니까?
불행해진 거죠. 하하. 굉장히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생 중 어렵고 힘든 때는 언제였는지요? 흔히 2006년 본의 아니게 공무원 그만두신 때로 생각들 하는데.

저로선 그때가 그렇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공무원 들어와서 얼마 안 됐을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성격이 자유분방한 편이어서 처음 몇 년 지나면서 공직의 규율과 강압 등이 너무 싫어 ‘내가 정말 공무원을 계속해도 되나. 견딜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도 10년은 열심히 해보고 그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보자고 버텼는데 10년 되던 해에 보니까 좀 재밌더라구요(웃음). 그 후 또 10년쯤 지나 20년 되던 해, 그때 국장쯤 됐는데, 이제는 ‘공무원 그만두면 뭘 하지?’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한참 고민하다 결론내린 게 ‘아! 놀면 된다.’였어요(웃음). 돈 벌어야지 놀면 어쩌냐 하시지만, 사실 놀이라는 게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령 남을 돕는 일이 너무도 즐겁고 보람되면 자기 놀이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내가 정말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자. 돈을 벌거나 무슨 명예를 위해서 힘들여 살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니까 굉장히 자유로워지더군요. 뭐 그런 거였죠. 그랬기 때문에 2006년 공무원 그만둘 때도 아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아주 즐겁게 나갔어요.


언론에서는 당시 인사외압 논란과 관련해 시끄러웠는데요.
하하. 저는 아주 즐거웠는데 남들이 계속 저를 따라다니면서 이게 뭔 일이냐 자꾸 괴롭혀서 그게 좀 성가셨죠. 저로서는 행복하게 지냈습니다(웃음).


장관께 가장 영향을 끼쳤던 ‘한 권의 책’이 있다면?
조금 전 얘기한 대로 공직생활 중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던 시절에 읽었던 책이 바로 슈테판 츠바이크의 「폭력에 대항한 양심」입니다. 이 책은 절판됐다가 몇 년 전에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라는 제목으로 복간됐는데요. 책 내용을 보면, 캘빈이 종교개혁을 하고 나서 자신의 신교 정신을 퍼트리기 위해 제네바에서 참혹한 폭정을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은 참수하거나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해요. 그런데 당시 인문주의자이자 정신적 자유주의자인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는 누구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캘빈에 대항합니다. 또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 박해의 길을 걷게 되구요. 보통 우리가 생각하기에 캘빈은 종교개혁자로서 숭상받는 존재가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도 인간으로서 완벽하지 않았고, 악행을 많이 저질렀거든요. 거기에 대해 양심을 가지고 용기 있게 얘기한 카스텔리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요즘도 항상 그 책 속의 상황들을 떠올려봅니다.


올해 각오나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문화가 있는 삶, 행복한 대한민국’이 우리 부의 정책 비전입니다. 올 한 해 우리 국민 모두와 함께 ‘문화로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실제로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께는 ‘너무 악착같이 살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우리가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배려하고 나누고 같이 살아갈 만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그것이 문화융성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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