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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각자 본분 다하는 것이 국민통합의 기본…올해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에 주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2015년 04월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때_2015년 3월 17일 오전 10시
장소_위원장 집무실(서울 종로구)
대담_이재열 나라경제 편집장

 

1942               전북 전주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제11대, 13대, 14대, 15대 국회의원

1986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대변인               
1998               노사정위원회 초대 위원장
1998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상임의장
1999               22대 대통령 비서실장
2001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2013~ 현재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회(이하 대통합위)가 무엇을 하는 조직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대통합위를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대통합위는 2013년 7월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로 출범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대통령께 자문하는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주요 성과를 들자면?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중앙부처·지자체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분열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기초질서 지키기, 존중과 나눔 실천하기와 같은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을 전개 중입니다. 또한 새로운 상향식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최초로 일반국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2014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국민제안과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운전면허증 지역표기 삭제, 소액 실손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 등과 같이 갈등을 유발하는 법령과 제도도발굴해 개선했고, 신한울 원전 주민갈등 등 갈등현안도 조정 지원했습니다. 아울러 13개 시·도 지역간담회 개최와 현장방문, 총 30여회의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전국 각계각층의 생생한 목소리도 청취했으며, 그 내용이 관련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올해 대통합위의 주요 사업계획은 어떻습니까?
올해는 그동안 다져놓은 국민통합 추진체계, 소통네트워크와 갈등조정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장 중심의 실천적인 사업을 추진하려 합니다. 먼저 지난해 초부터 전개하고 있는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을 시민사회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로 확산시켜 국민의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난해 개최한 ‘국민대토론회’를 올해 더욱 발전시켜 의제 선정에서부터 실제 토론까지 일반국민이 주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상향식 토론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노력하려 합니다. 아울러 올해가 광복 70주년인 만큼,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사업도 발굴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사회 곳곳의 갈등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갈등해결을 지원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법령과 제도를 찾아 개선하는 동시에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일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을 수립하셨는데, 잘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들은 있었지만 중장기적인 큰 그림 없이 산발적으로 추진되다 보니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그 성과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위원회는 2013년 10월부터 9개월에 걸쳐 민·관·연이 공동으로 준비해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종합계획은, 열차가 달리기 위해서는 철로가 있어야 하듯이 국민대통합이라는 난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청사진과 세부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현장 중심의 계획이라는 점도 장점이죠. 종합계획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아래 4대 정책목표, 12대 정책방향, 201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정책과제들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일반국민, 시민사회단체, 연구기관, 지자체, 정부부처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발굴했습니다. 지난 1월 전문가들로 점검단을 구성해 추진실적, 미흡한 점 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환경변화와 점검결과를 반영해 제2차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국민대토론회가 기존 토론회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 중 하나가 토론에 익숙한 경험과 사회적 자본의 축적인데, 우리나라가 특히 부족한 부분이 경청과 건전한 토론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국민이 직접 참여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국민대통합을 이뤄야 할지 토론하고 국민이 희망하는 국민대통합의 미래가치를 도출, 실현방안을 마련하는 공론 형성의 장을 마련하고자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한 것이죠. 기존 토론회는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주제와 토론자, 형식을 정해 왔으며, 말꼬리 잡기와 일방적인 주장 등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에 한계가 있었던 데 반해 국민대토론회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토론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지난해 국민대토론회는 대면조사와 온라인조사 결과 그리고 전문가의견을 종합해 주제를 선정했고, 공정한 진행을 위해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제반사항을 주관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중부권을 시작으로 4개 권역별 토론회와 1박2일간의 종합토론회를 통해 총 1,300명의 국민들이 직접 현장토론을 하는 한편, 온라인 토론도 병행해 명실상부하게 만민토론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왔던 국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진지하게 경청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대통합의 기본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통합의 기본은 상대를 배려하는 겁니다. 지난해 국민대토론회에서 국민대통합을 위한 미래가치에 대해 참여자들은 상생 → 공정 → 신뢰의 순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했고, 위원회에서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선 계층 갈등이 가장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국민들은 공존과 상생을 국민대통합의 기본이 되는 가치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존과 상생을 위해선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같은 점을 추구하고 공동체의식을 높여가는 것, 이것이 바로 국민대통합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또한 입으로만 통합하자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 우리 사회가 혼란스럽다고 하는 것도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를 봐도 각자가 할 일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당면한 사회 문제 해결뿐 아니라 침체된 한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갈등 해소와 경제 발전과 관련한 위원장님의 평소 의견은?
20세기까지만 해도 경제는 노동, 자본, 토지 등 기본 생산요소만 있으면 발전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21세기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돼야 합니다. 바로 신뢰죠. 신뢰가 자본(사회적 자본)입니다. 신뢰가 없으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구요.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런 사회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연간 82조∼246조원으로 추산하기도 했죠. 그만큼 갈등이라는 것은 경제와 직결돼 있는 겁니다.

다시 말해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갈등이 확대되면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신뢰가 저하돼 투자가 위축되고 경제성장 수준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사회가 통합적일수록 경제는 성장하고 빈곤은 감소하며 갈등이 해소돼 생산적인 사회로 가게 되고, 정책효과도 커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그 압축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압축갈등이 곳곳에서 분출되면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멈칫하고 있습니다. 이런 압축갈등이 시급히 해소돼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합니다.

압축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여부에 대한민국과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갈등이 있는 한 남북의 평화통일 문제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창의를 존중하면서, 그 에너지를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힘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계층갈등 해소를 위해 위원회에서 특히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현재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 심화는 사회안정에 큰 저해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는 빈부격차가 교육·문화·복지 격차로 확대되면서 ‘개천에서 용 난다.’는 희망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줄여 나가면서 소득과 부의 재분배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공존과 상생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중산층이 약화되고 계층 간 위화감이 심화되면 사회안전망 자체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국민·시민단체·지자체·중앙부처와 협력해 ‘국민대통합 종합계획’을 마련하면서, 중점과제 중 하나로 ‘계층격차 완화’를 제시했습니다. 계층갈등 해소를 국민통합을 이루는 중요 요인으로 본 것이죠. 취약계층 지원, 기회 균등, 지역격차 완화를 위해 중앙부처, 지자체가 함께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위원회 차원에서는 계층갈등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 토론, 정책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을 위한 ‘사회지도층의 책임’이 오래전부터 강조돼 왔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데요.
저도 고민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약해요.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각하면서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 일자리 나누기와 기부, 주변 소외층 돌보기와 같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국민들의 반감과 답답함을 풀어주는 상생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켜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과감하게 말입니다. 계층이 굳어지는 현상, 이거 대단히 위험한 것이거든요. 결국 의식개혁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중요한데, 위원회로서는 상생과 나눔의 문화가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앞서 말씀드린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을 시민단체와 적극적으로 전개하려 합니다.

특히 이 운동의 7대 덕목의 하나로 ‘사회지도층 솔선하기’를 더욱 열심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실 역사라고 하는 것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왔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해온 것이 아니거든요. 다행히 우리나라는 전자의 사람들이 두터워서 앞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전 비관은 하지 않아요(웃음).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지난해 3월 종교계·시민사회단체·정부부처·지자체 등과 함께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의 선포식을 개최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We are Korean)’라는 슬로건 아래 대한민국 바로 알기, 사회지도층 솔선하기, 안전·질서 바로 세우기, 존중과 배려하기(생활예절), 폭력 추방하기, 욕설·막말 안 하기, 나눔과 봉사 실천하기 등 7개의 실천덕목을 범국민적 차원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세월호 침몰사고도 아주 작은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 발단 아니겠습니까.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나부터 자성과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로 ‘생활 속의 작은 실천, 나의 약속’이라는 엽서쓰기 운동을 민간과 함께 전개했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지역별로 지자체·종교계·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운동을 공동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이 국민대통합에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백 마디 말보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결실을 맺을 수 있듯이 실천이 없는 말들은 한낱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저는 법이나 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를 작게나마 실천해 나가는 것이 국민대통합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신한울 원전 건설 협상이 성사되는 데 대통합위가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원전시설과 송전선로 건설로 인해 사업자와 주민 간의 갈등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갈등은 많은데 이번처럼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이 해결된 것은 드문 경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선 경과를 설명드리면, 경북 울진 지역에 신한울 원전시설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2013년부터 집단이주를 요구해 왔고, 사업을 담당하는 기관과 주민 간에 대화가 있었으나 진전이 없자 지난해 6월 중립적 입장인 우리 위원회가 조정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래서 위원회와 민간 전문가들이 조정 역할을 해서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함으로써 12차에 걸친 조정회의 끝에 주민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그리고 울진군 간 5자 합의에 이르게 된 거죠. 정부나 사업시행자가 직접 나서는 것보다 우리 같은 중립적 기구의 역할과 민간 전문가 활동을 통해 주민 신뢰를 얻고 협의가 더 촉진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더불어 갈등조정 과정에서 시행사 관계자들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주민들과 소통함으로써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합의사항의 이행 여부에 대해 대통합위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점검상황은 어떻습니까?
한전·한수원과 같은 사업기관이 합의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우리 위원회에서 울진지역 대책위를 통해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고, 산업부의 제도개선 노력에 대한 답변도 얻은 바 있습니다. 이행 여부를 계속 지켜보고 필요한 부분은 위원회가 지원할 것입니다. 더불어 신한울 원전 주민갈등 해소 사례가 널리 전파되도록 공공기관 세미나, 갈등학회, 언론 등에 모범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통일 인프라를 하는 것이 대통합”이라는 말씀을 하신 바 있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지요?
국민대통합은 곧 남북통합의 인프라입니다. 통합이 잘 되면 통일도 빨라질 수 있으므로, 남북통일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남남(南南)갈등을 우선 해소하는 것이 곧 남북갈등을 줄이고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길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국민합의에 기반한 평화통일을 국민대통합의 완성으로 보고, 통일에 관한 다양한 논의와 탈북민과의 소통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국민통합과 통일기반 구축을 위한 학술회의(2014.4), 통일부·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EBS 등과 공동으로 청춘토크콘서트 ‘통일드림’(2014.10) 등을 개최했습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과의 정책간담회 개최, 하나원 방문, 소통과 나눔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탈북민들이 처한 현실을 직접 듣는 한편, 탈북민의 권익신장과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관련부처에 제안했습니다. 최근 일부 젊은이들이 ‘지금도 살기 힘든데 통일이 되면 더 힘들어질 것 아닌가’라며 통일비용을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통일됐을 때 실제 우리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를 젊은이들에게 얘기해줘야 해요. 통일비용보다는 통일이 된 후에 우리 국익이 얼마나 신장될 것인가를 분명히 알려줘야 합니다.

 

노사정위, 민화협, 대통합위 등 그간 대화와 소통이 생명인 조직들을 맡아 성과를 내오셨는데요. 그렇더라도 누군가의 인신공격성 막말이나 지나친 의견 주장으로 회의가 파행에 이르렀을 때 인지상정상 화가 치미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화가 난다고 화를 내면 되나요(웃음). 저는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을 잘 쓰는데요. 바다는 항상 낮은 곳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려면 자신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죠. 또 바다는 어떤 오염수도 다 받아들여요. 그러면서도 바닷물의 정체성, 짠물 그건 버리지 않거든요.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여지껏 살아왔습니다. 과거 새천년민주당 대표 시절,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정당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도입했고, 노사정위원장 때는 어려운 대타협을 이뤄내면서 큰일들을 여러 차례 경험해 보니까 이젠 회의 때 소리를 지르든 뭐를 하든 꿈쩍하지 않습니다. 제가 억울하게 감옥도 다녀온 사람 아닙니까. 하하.

 

앞으로 남은 생애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이나 목표는?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거 저런 거 다 겪고 나이도 70이 넘다 보니까 이젠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포용하는 나름대로의 인생철학이 확고해졌어요. 욕심이 없으니 흔들릴 이유도 없구요. 남은 인생에서는, 후배들이나 이 나라가 어떻게든 잘돼야겠다, 그 방향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것이 제 일인 거죠. 그래서 국민 각자가 행복을 느끼는 사회를 만들고 남북통일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통합위는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실천하는 위원회를 지향하고, 정책이나 사업을 자문할 때에도 현장의 생생한 국민 목소리가 담기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구들장을 데우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데워지면 그 온기는 오래갑니다. 우리 위원회는 구들장을 데우는 심정으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사회 곳곳, 국민 개개인의 생활 속에 국민대통합의 온기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모든 일의 변화는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하여 ‘작은 실천 큰 보람’ 운동의 기본취지인 ‘작은 것부터 나 스스로 먼저 지켜나간다.’는 실천을 습관화해 나가는 데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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