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경제정책해설
2020년까지 밭 식량작물 자급률 10.6%→15.2%로 제고
박선우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 2016년 09월호

2011년 1월 국제 밀 선물가격이 전년 평균가격 대비 39% 상승했다. 옥수수와 대두 역시 선물가격이 전년평균 대비 각각 49%, 33% 상승하면서 국제곡물가격이 정점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10년 하반기 이후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곡물생산량이 감소하고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따른 곡물수요 증대와 중국·인도의 경제성장에 따른 식량 및 사료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국제사회의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 시기 우리 정부도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불안을 해소하고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곡물수급안정대책(5개년)’을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 2011년 9.8%이던 밭 식량작물 자급률은 2015년 10.6%로 소폭 상승하고, 밭농사 기계화율은 2010년 50.1%에서 2014년 56.3%까지 향상됐다.


그러나 최근 불고 있는 일명 ‘슈퍼푸드’ 열풍 등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따라 국산 잡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에 비해 대부분의 식량작물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벼 재배면적 감축, 타 작물 재배 늘려

쌀은 매년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생산성은 향상되고 소비량은 감소해 공급과잉인 반면, 밭 식량작물은 국내외 가격차가 크고 생산량 및 가격이 주기적으로 급등락해 생산확대가 어려운 여건이다. 또한 기계화율이 97.8%에 달해 대부분 기계작업이 가능한 논농사에 비해 밭농사는 여전히 수작업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 많아 65세 이상 농가의 비중이 전체 40%에 달하는 우리 농업·농촌에 또 하나의 어려움으로 손꼽힌다.


이에 정부는 연구기관의 전문가, 생산자단체 및 식품·유통업계 관계자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2020년까지 밭 식량작물의 생산량을 57만톤에서 82만톤으로 확대하는 ‘밭 식량산업 중장기 발전대책(2016~2020년)’을 마련하게 됐다. 밭 식량작물이란 벼를 제외하고 주식이 되는 보리·밀, 콩, 고구마·감자, 잡곡 등의 모든 식량작물을 말한다. 이번 대책은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밭 식량작물의 품질을 제고하는 한편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는 기본방향 아래 생산확대 및 기반확충, 수급안정 및 유통기능 강화, 수요기반 확대, 지원체계 개편 및 제도개선 등 4대 추진전략 및 19개 과제로 이뤄져 있다.


우선 밭작물 생산확대를 위해 논에 벼가 아닌 콩 등 타 작물 재배를 유도해 1만6천ha의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겨울철 유휴농지에 보리와 밀을 재배하는 등 답리작을 활성화해 2015년 기준 3만4천ha 수준인 답리작 재배 면적을 9만4천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주산지 중심으로 ‘밭작물 공동경영체’를 육성해 밭에서의 식량작물 재배도 20만2천ha에서 30만1천ha로 확대한다. 밭작물 공동경영체란 동일한 품목을 재배하는 생산자들이 품종 및 재배방식을 통일해 농기계를 공동으로 이용하고, 선별·출하·저장 등의 유통과정까지도 공동경영하기 위해 구성하는 경영체로, 향후 정책사업 연계를 통해 자율적 수급조절의 주체로 육성해 나갈 것이다.


국내 잡곡종자는 대부분 자가생산분 또는 재래종 종자를 사용하는 실정으로 우량종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산팥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기계화 수확에 적합한 품종을 2017년부터 정부 보급종으로 시범공급하고, 다양한 작부체계 및 기계화 적성이 우수한 품종의 개발도 강화해 잡곡종자의 품질과 생산성제고에 힘쓸 예정이다.


밭농업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농기계 임대사업도 개선한다. 현재 농기계 임대는 대부분 1~3일 정도의 단기임대로 이뤄지고 있으나 2016년부터 전국의 50ha 이상 규모화된 공동경영체를 대상으로 중장기 임대를 시행해 장기임대 비율을 현재 6%에서 10%까지 확대 추진한다. 밭 식량작물 생산의 전체과정을 기계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벼를 대체해 논에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작부체계 모형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보급한다. 무엇보다 정비율이 14% 수준에 불과한 밭의 기반정비를 통해 농로, 용수, 구획정리 등의 맞춤형 정비를 추진하고 답리작 지역의 논 배수개선을 우선 지원해 밭작물 재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상 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업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막대할 수밖에 없고 시장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입감소의 위험 역시 커진다. 이에 콩 등 4개 품목의 수입보장보험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밭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경영안정과 재생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농작물 재배보험 대상품목도 콩, 감자, 고구마, 옥수수에서 밀까지 확대·적용한다.



밭작물 공동경영체 확대·육성


생산이 늘어나는 밭 식량작물에 대해선 정부수매물량과 수매대상품목을 확대해 수급 및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 콩은 2만톤 수준에서 2만5천톤으로 확대하고 팥과 녹두는 올해부터 시범수매를 실시한다. 수입산의 국내산 대체를 위해 콩, 보리, 잡곡류의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국산 잡곡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수입산 콩·팥 등의 국내산 소비확대를 위해 TRQ물량의 공급가격을 상향조정해 가격차를 축소할 예정이다.


밭의 공동경영체와 논의 들녘경영체를 선도 핵심주체로 육성하고 시장교섭력을 높이는 등의 방향으로 유통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주산지 위주로 형성돼 있는 밭 식량작물 공동경영체는 2016년 5개소에서 2020년 39개소까지 확대·육성하고, 들녘경영체는 기존의 벼 단작 중심에서 타 작물 재배로 전환하고 가공·유통·체험 등을 포함하는 6차산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정비 및 시설·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밭 식량작물의 수요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자조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밀 이외에 콩, 감자, 고구마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생산자단체를 통한 국내산 인증제를 추진하는 한편, 국산 잡곡의 영양적 가치 홍보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정책사업 연계를 통한 지역단위 6차산업 시스템을 구축해 밭 식량작물을 재배하는 지자체에 상시 종합컨설팅 등을 통한 6차산업 확산도 지원한다. 현재 진행 중인 군산의 하우스맥주 클러스터 구축과 같이 지역관광과 연계한 신수요 창출로 안정적인 밭작물 생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밭 식량작물의 자급률이 2015년 10.6%에서 2020년 15.2%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우리 식량산업이 다양한 국산 밭작물을 생산하고 소비함으로써 우리 국민들께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