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가구, 공산품처럼 많은 국민이 사용하는 소비제품의 리콜(recall)이 지난 10년 사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수준과 의식이 그만큼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소비자들에게 제품결함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반품절차 등 관련 절차가 불편하고 기업의 자발적 리콜 의지 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쉽고 신속하게 리콜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돼 정부는 최근 소비자 친화적 리콜제도 개선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
공산품은 어린이 제품부터 위해성 등급 분류 리콜이란 법령상의 용어는 아니고 통상적으로 물품의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제조·수입·판매자 등 사업자가 수리·교환·환급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행위를 말하며, 「소비자기본법」을 포함한 관련 법률에선 제작결함 시정, 회수, 폐기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리콜제도는 사후적 손해배상( 「제조물책임법」 )과 달리 제품결함으로 소비자에게 위해 발생 우려만 있어도 수리·교환·환급 등 사전 예방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1991년 「대기환경보전법」에 자동차 배출가스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결함을 시정토록 하는 규정을 통해 리콜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1992년 「자동차관리법」에 리콜규정을 추가 도입했고, 1995년에는 「식품위생법」에 위해식품에 대한 리콜 근거를 마련했다. 1996년에는 「소비자보호법」에 개별법에 적용되지 않는 모든 소비재 및 서비스를 대상으로 리콜제도를 도입했으며, 1997년에는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을 통해 공산품의 리콜 근거조항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리콜제도를 확대·적용해왔다.
현재 리콜 적용대상 품목은 식품( 「식품위생법」 등),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 축산물( 「축산물위생관리법」 ), 의약품( 「약사법」 ), 공산품( 「제품안전기본법」 등), 자동차( 「자동차관리법」 ), 자동차 배출가스( 「대기환경보전법」 ), 먹는물( 「먹는물관리법」 ), 화장품( 「화장품법」 ) 등 9개 분야 해당 제품으로, 사실상 모든 소비제품에 대해 리콜제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관련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5개다.
정부는 소비자 권익보호를 통한 건전한 소비활성화 기반 구축을 위해 주요 선진국 제도와의 비교 분석 및 소비자 인식조사 등을 통해 현행 리콜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첫째, 그동안 의약품과 식품 등에만 위해성 등급을 부여하고 위해성 등급에 따른 회수절차, 전달매체 선정 등 후속조치를 하던 것을 화장품·축산물·먹는샘물 등 모든 품목에 3~4단계의 위해성 등급을 부여해 위해성 정도에 상응하는 소비자 보호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CPSC Recall Handbook 등)은 공산품·식품·먹는물·축산물 등에 대해 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유럽(RAPEX Guidelines)은 공산품·자동차 등에 대해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공산품의 경우 제품과 위해유형이 다양한 점을 감안해 우선 어린이 제품부터 위해성 등급을 분류하고, 전기·생활용품 등에 대해선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부처별 리콜정보 ‘행복드림’에 통합ㆍ연계 둘째,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위해원인만 제공하던 리콜정보에 제품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해결과와 행동요령 등 중요한 리콜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또한 소비자가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리콜정보 표준양식을 만들고 쉬운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공산품의 경우 기존에는 ‘프탈레이트가소제 16배 초과’와 같이 위해원인만 제공됐으나 앞으로는 ‘고열 혹은 복통이 발생할 수 있음’, ‘사용부위에 상처가 날 수 있음’ 등과 같은 구체적인 위해결과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셋째, 위해성이 중대한 리콜정보의 경우 소비자 접근성이 담보되도록 방송, 일간신문 등 소비자 전달효과가 큰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알릴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공산품의 경우 가급적 많은 매체를 이용하라는 지침만 있어 대부분 업체에서 자사 홈페이지에 리콜정보를 게시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의 문제가 있어왔다. 또한 현재 산업통상자원부(공산품)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 등)만 연계돼 있는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행복드림(www.consumer.go.kr)’, 공정거래위원회)]에 환경부(먹는샘물 등)와 국토교통부(자동차)의 관련 리콜정보를 추가로 통합·연계해 소비자가 한곳에서 여러 부처의 리콜정보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넷째, 주로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적용되고 일부 온라인 쇼핑몰, 중소 유통매장에는 적용되지 않던 위해상품 판매차단시스템을 온라인 쇼핑몰 및 중소 유통매장 등으로 추가 확대·적용해 리콜제품의 유통을 원천 차단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가 물품 반환을 할 수 있는 회수처가 부족하고 절차도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역 대형 유통업체 등에서도 교환·환불 등이 가능하도록 유통업체와 공동으로 리콜 이행 협력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개선방안을 담은 ‘공통 가이드라인’을 올해 9월까지 마련하고 리콜 종합포털인 ‘행복드림’은 연내 고도화하며, 위해성 등급제 도입 등 관련 법령 등의 개정이 필요한 경우는 주요 법령과 지침 개정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기로 하는 등 신속히 조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관련 부처별 조치계획에 대한 지속적인 이행 점검을 통해 개선방안의 이행을 독려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