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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부당노동행위 수사매뉴얼 만든다
조충현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 2017년 08월호



정부는 부당노동행위 전담조직 편성 등 인프라를 구축해 부당노동행위 근절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전담조직은 고용노동부 본부가 총괄하며, 8개 광역본부와 47개 지방관서의 전담반으로 구성된다. 부당노동행위 의심사례가 확인되면 전담 근로감독관이 즉각 대응해 감독 및 수사를 진행한다.


# A회사는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근로자들을 해고했다가 회사의 방침에 동의하는 근로자들만 재고용했다.
# B회사의 대표는 종무식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될 경우에는 전 직원으로부터 사표를 받고 다시 공개 채용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이는 모두 실제로 있었던 부당노동행위 사례다. 「대한민국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은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설립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 및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정하고, 단체교섭 중 노사 간 의견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노동조합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는 것은 모두 헌법과「노조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근로자의 기본권이다. 이는 근로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동관계를 규율하는 노동존중의 정신에서 나온 권리다.


그러나 위 사례처럼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설립과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다면 근로자는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단체교섭을 하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러한 사용자의 부당한 행위를 방지하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노조법」에서 부당노동행위를 규정하고 이에 대한 구제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노사갈등 및 법적 분쟁 끊이지 않아
「노조법」 제81조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①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행위,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 등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②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 ③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④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지배·개입하거나,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⑤근로자가 정당한 단체행위에 참가한 것 또는 사용자를 부당노동행위로 신고한 것 등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이다.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면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내리고,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부당노동행위를 예방하고 이를 제재하는 정부의 역할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대등한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부당노동행위 사실을 입증하고 처벌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확인돼야 하나, 피의자가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끝까지 부인하는 경우 근로감독관의 신문을 통해 이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또한 기업 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행위들을 행정당국이 모두 밝히고 처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적발과 처벌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산업현장 내에서는 아직도 부당노동행위와 이를 둘러싼 노사갈등 및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2016년만 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 및 고발은 511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979건이 접수됐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28일 그간의 부당노동행위 수사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당노동행위 적발과 처벌의 효과성을 증대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근절방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사이버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 활성화…익명으로 신고 가능
첫째, 부당노동행위 집중감독 및 수사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7월을 ‘부당노동행위 집중감독기간’으로 운영하고, 전국 47개 지방관서에서 집중적으로 부당노동행위 지도감독을 실시했다. 노동조합 활동 방해 등 범죄 징후가 포착되거나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기획수사 등을 통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다.


둘째, 부당노동행위 전담조직 편성 등 인프라를 구축해 부당노동행위 근절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전담조직은 고용노동부 본부가 총괄하며, 8개 광역본부와 47개 지방관서의 전담반으로 구성된다. 부당노동행위 의심사례가 확인되면 전담 근로감독관이 즉각 대응해 감독 및 수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고용노동부 홈페이지(moel.go.kr)의 ‘사이버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 기능을 활성화해 누구나 익명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셋째, 부당노동행위 수사 역량을 제고한다. 부당노동행위 관련 판례 및 노동위원회 판정례를 분석해 부당노동행위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수사기법을 담은 ‘부당노동행위 수사매뉴얼’을 마련해 전국 지방관서에 시달한다. 또한 근로감독관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 수사 역량제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드라마 <송곳>을 본 사람이라면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한편으로는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고 노사관계가 크게 악화되는 과정이 잘 묘사돼 있다. 이렇게 부당노동행위는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과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근절돼야 할 중대한 범죄행위다. 이번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 추진을 계기로 근로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강화되는 한편,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보장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대등한 노사관계 구축을 통한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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