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는 수은을 취급하는 작업 등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은 도급을 금지하고 안전관리 역량을 갖춘 원청에서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해·위험성이 낮은 작업이라도 도급이 필요하다면 원청이 안전관리 역량이 있는 적격 하청업체를 선정하도록 의무화한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을 증진하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요소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한 해만 해도 사업장에서 사고로 969명이 사망했고,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등 대형 인명사고도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정책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산업안전 정책의 패러다임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강화하고, 산업재해(산재)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지난 8월 17일 산업안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포함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산재 발생 시 원청 사업주도 하청 사업주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 산재 감소를 위해서는 작업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빈틈없이 이뤄져야 한다. 안전관리를 위한 사업주의 의무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유해·위험성이 특히 높은 작업은 아예 도급(외주화) 자체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수은을 취급하는 작업 등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은 도급을 금지하고, 안전관리 역량을 갖춘 원청에서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해·위험성이 낮은 작업이라도 도급이 필요하다면 원청이 안전관리 역량이 있는 적격 하청업체를 선정하도록 의무화한다.
도급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도 대폭 강화한다. 원청이 관리하는 모든 장소에서 원청 사업주가 하청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하고, 이를 위반해 산재가 발생했다면 원청 사업주도 하청 사업주와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받게 된다.
특히 사고가 다발하는 건설업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적정한 공사비가 부족해 하청 노동자의 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원청이 불법 하도급을 지시하거나 묵인할 경우 영업정지, 과징금 등 처벌을 강화하고, 원청이 지시·묵인한 불법 하도급으로 인해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다면 원청이 가중처벌을 받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그간 산재 예방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던 건설공사 발주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도 안전관리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건설공사 발주자는 공사기간, 공사비 등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자이므로 발주자에게도 계획·설계·시공 등 공사 진행에 따른 작업자 안전관리 책임을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2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공공발주공사는 발주청·감리자·시공자의 사고 예방활동을 평가하고 공개한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도 가맹점에 사용하도록 한 설비와 재료의 위험성 정보를 가맹점주와 가맹점 노동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게 된다.
앞으로는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다면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고, 수사에 더해 유사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관행상 요인까지 개선한다.
중대 재해가 발생한 현장은 작업이 계속되지 않도록 즉시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작업중지를 해제할 때에는 현장 노동자의 의견까지 반영해 향후 작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경우에만 해제하게 된다. 법인 대표자가 산재 예방 책임을 부담하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책임자가 실질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징역형에 하한을 두고 법인에 대한 벌금형도 상향한다. 원청이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다면 징역형, 벌금형에 더해 과징금까지 부담하도록 하는 등 처벌 수위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대형 인명사고 발생 시 사고조사위원회 구성하고 산업안전보건교육도 혁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대형 인명사고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 종사자와 국민이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결과를 공개해 제도·관행상 문제점까지 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산재 감소를 위해 사업장에서도 안전관리가 내실 있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사업주와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이 현장형·체험형으로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산업안전보건교육을 혁신하고, 공공기관과 대규모 사업장부터 노동자의 생명·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직업병 예방을 위해 사업주가 화학물질의 유해·위험성 설명서인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내용을 비공개하려는 경우 사전에 심사받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공기관부터 안전관리 강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경영평가 지표에 안전 관련 평가를 강화하고, 공공발주공사의 안전관리 예산은 낙찰률과 관계없이 입찰 과정에서 산정한 예정가격 그대로 계상·집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개정한다.
원청의 안전보건 책임 강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산재사고 책임자 처벌 강화 등 이번 대책에 포함돼 있는 많은 내용은 법령 개정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 노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법령을 개정하려 한다. 지난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8월 20일 발생한 STX 조선해양 폭발사고 등 최근 하청 노동자 다수가 사망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하청 노동자 보호를 위한 원청의 책임 강화 방안은 조속히 법령을 개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 되고, 산업재해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