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생산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금융시장도 양호한 모습이다. 이에 힘입어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내수 회복세가 아직 충분하지 않고 북핵 리스크, 통상 이슈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성장과 일자리 간 선순환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대내외 리스크의 안정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주요 해외기관과 국제신용평가사 등이 우리 경제를 분석하고 평가할 때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리스크 요인이 가계부채 문제다.
그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개선돼 당장 금융시스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GDP 대비 가계부채의 규모가 크고 빠른 증가세가 지속돼 집중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본격적인 금리인상 국면에 접어들 경우 금리변동에 취약한 고위험가구와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은행권에 내년 하반기 DSR 도입…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부담 반영
이에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가계부채 문제해결의 큰 틀을 마련한다는 원칙 아래 총량 측면에서의 연착륙 유도, 실태조사에 기반한 차주(借主) 특성별 맞춤형 지원, 증가 원인에 대한 구조적 대응에 중점을 뒀다.
첫째,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점진적으로 낮춰나갈 계획이다. 우선,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리는 금융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차주의 부채와 소득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 내년 1월부터 수도권과 「주택법」상 조정대상지역에 대해서는 모든 주택담보대출의 상환부담을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에 반영하고[신DTI(총부채상환비율)], 내년 하반기에는 은행권부터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을 여신관리 지표로 도입함으로써 모든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환능력 평가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러한 제도 개선과정에서 선의의 서민·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다양한 보완방안도 함께 강구할 방침이다.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인 제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 자영업자대출 등 취약 부문에 대한 리스크도 집중적으로 관리해나간다. 먼저,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고정·분할 상환으로 전환해 대출구조의 건전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5천억원 규모의 정책상품을 연내 출시하고 향후 수요 등을 봐가며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중도금대출의 경우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에는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유도하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보증기관의 보증비율을 10%p 추가로 낮춰(90→80%) 합리적인 여신심사가 이뤄지도록 유도할 것이다. 자영업자대출에 대해서는 특정업종으로의 편중 리스크 완화방안을 마련하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임대업자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과도한 대출에 대한 분할상환을 유도함으로써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서민층 내 집 마련 및 대출구조 개선에 기여한 정책모기지의 경우 서민 실수요층에 대한 혜택은 확대하되 공급 규모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 관리 노력을 통해 향후 가계부채 증가율을 추세적 전망치보다 매년 0.5~1.0%p 낮춤으로써 최근 2년간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8% 내외로 유도해 가계부채가 소비·성장 등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법정 최고금리 24%로 인하하고 저리의 서민정책자금 지속 공급
둘째, 차주 특성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채무상환부담을 완화하고 경제적 재기를 적극 지원한다. 실태조사 결과 전체 차주의 68%는 소득과 자산 측면에서 상환능력이 충분하고 29%는 소득 또는 자산을 감안할 때 상환능력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약 3%인 32만 취약차주는 소득과 자산이 부족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거나 자산 대비 부채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상환능력이 충분하거나 양호한 차주에 대해서는 소득 증대 및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는 한편, 채무상환에 애로를 겪는 차주에 대해서는 연체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되 연체발생 시에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적 재기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글로벌 금리인상의 여파로 시중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내년 2월부터 24%)하고 저리의 서민정책자금과 중금리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을 완화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연체 가산금리를 해외 주요국 수준으로 인하(6~9→3~5%)하고 채무조정 신청 후 성실하게 상환하는 채무자에게는 추가적인 이자율 인하와 함께 소액대출 등 금융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신속한 재기를 돕는다. 상환이 불가능한 소액·장기 연체채권에 대해서는 면밀한 상환능력심사를 전제로 적극적인 정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총 1조2천억원 규모로 저리의 특별지원대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경영사정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과 연계해 재창업·재취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도움이 절실한 분들이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금융상담인프라를 대폭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일부 지자체가 운영 중인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전국 확산을 지원하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1397)의 확대 설치(39→42개)와 함께 주요 금융기관의 전국 지점에 서민금융상담반을 운영함으로써 전국 어디서나 쉽게 금융상담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 문제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빚을 제때 잘 갚아나갈 수 있도록 가계의 소득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등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차질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주거·의료·통신·교육비 등 핵심 생계비 절감 노력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주택연금 활성화 등을 통해 고령층의 소득을 안정화시켜 나가고 공적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현재의 가계 중심 임대주택공급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가계부채 증가의 구조적 원인에도 대응해나간다.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 부동산, 소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단기간 내 획기적인 해결이 쉽지 않다. 긴 호흡을 가지고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가계부채 문제해결의 정공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마련된 큰 틀에 따라 시행성과를 지속 평가하고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적극 보완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안정화시키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