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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개인신용평가,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뀐다
이한진 금융위원회 신용정보팀장 2018년 03월호



금융권 연체정보의 등록 기준이 강화된다. 단기연체정보는 30만원 이상, 30일 이상 연체 시, 장기연체정보는 100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해야만 등록돼 개인신용평가에 반영되도록 하반기 중에 등록 기준이 조정된다.


개인신용평가체계는 카드 사태, 신용불량자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03년 당시 정부 주도로 도입된 이후 빠르게 성장해 금융회사의 여신심사 및 리스크관리의 기초가 되면서 금융시장의 신용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전 국민의 경제·금융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번에 발표된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은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돼온 개인신용평가 관행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평가의 정확성·공정성·투명성·책임성을 제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해 우리 금융시스템의 포용성과 공정성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추진방향은 다음과 같다.


신용평가 시 이용 금융업권에 따른 차등 완화
첫째, 개인신용평가의 정확성을 제고한다. 먼저, 신용조회회사(CB; Credit Bureau)의 평가체계를 개선해 이용 금융업권에 따른 평가상의 차등이 완화된다. 현재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신용등급은 업권 간 신용위험의 차이가 거의 없는 상품이더라도 은행권을 이용한 경우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다.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하반기 중에 이용 업권 외에 대출금리 및 대출유형 등을 반영해 신용위험을 평가하도록 CB 평가체계가 개선된다. 제2금융권을 이용하더라도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우량 고객의 경우 신용점수의 하락 폭이 완화되고, 중도금대출, 유가증권 담보대출처럼 업권별 신용위험에 차이가 없는 경우 업권 간 차등이 폐지된다.
아울러 개인신용평가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1등급부터 10등급까지의 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로 전환된다. 신용점수가 664점인 A씨는 665점인 B씨와 신용위험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현행 등급제에서는 7등급(600∼664점)에 해당해 대부분의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대형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신용점수제를 시범 실시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이후부터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금융정보 중심의 평가시스템도 보완해 CB의 비금융정보 활용을 확대하도록 하고, 연체 등 부정적 정보 외에 상환실적 등 긍정적 정보의 균형적인 활용을 유도한다. 금융거래정보만으로 신용도를 판단할 경우 금융거래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주부·고령층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20대 청년층 330만명을 포함한 약 1,100만명이 최근 3년간 금융거래실적이 없는 소위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에 해당돼 개인신용평가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에 소비자가 CB에 긍정적인 정보를 등재하면 신용점수에 가점을 부과하는 방식을 개선해 공공요금·통신비 납부실적 외에도 민간보험료 납부정보, 체크카드 사용실적 등도 등재할 수 있도록 하고 가점상승 폭도 확대한다. 나아가 CB가 평가에 활용하는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구분해 통신료 납부실적 등 비금융정보만으로 독자적인 신용점수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신용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요구·이의제기권 도입
둘째, 개인신용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단기와 장기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는 금융권 연체정보의 등록 기준이 강화된다. 단기연체정보는 30만원 이상, 30일 이상 연체 시, 장기연체정보는 100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해야만 등록돼 개인신용평가에 반영되도록 하반기 중에 등록 기준이 조정된다. 다만 금융회사 간 단기연체정보를 공유할 때와 최근 5년간 2건 이상 연체했거나 그 이력이 있는 채무자에 대해서는 현행 단기연체정보 등록 기준(10만원 이상, 5영업일 이상)이 적용된다.
또한 금융권 단기연체 및 상거래연체 채무를 상환하고 난 이후에 남아 있는 이력정보 활용도 일부 제한된다. 금융권 단기연체 이력정보 활용기간을 1년으로 축소하고 상거래연체의 이력정보 활용을 전면 제한한다. 다만 금융권 단기연체 이력정보의 경우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위해 최근 5년간 2건 이상 연체한 이력이 있는 채무자에 대해서는 현재의 평가활용기간(3년)이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 금융소비자 권리보호를 강화한다. 우선, 평가지표 및 과정 전반에 대한 공개를 확대하고 신용정보의 예측·관리 가능성을 제고해 개인의 합리적인 신용관리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CB는 2분기 내에 세부 평가 기준, 반영비율 및 본인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소비자 친화적 전달체계를 구축한다. 뿐만 아니라 신용점수 변화를 편리하게 예측·관리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제공한다.
더불어 개인신용평가체계의 상시적인 개선이 가능하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한 모니터링시스템이 구축된다. 개인신용평가체계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외부 독립위원회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설치되며, CB가 평가모형의 검증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평가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도록 해 자체검증을 내실화한다.
또한 주요 정보에 대한 고객 통지 강화, 이의제기권 도입 등 평가 전 과정에서 정보 주체의 적극적 대응권을 보장한다. 단기·장기 연체사실 발생 시 연체정보가 등록되기 전에 금융회사 등이 고객에 통지토록 의무화하고, 신용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요구·이의제기권을 폭넓게 보장하며, 평가의 기초정보가 부정확할 경우 신용점수 재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보장된다.
이번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을 통해 중금리대출 등 차주별 위험 수준에 따른 다양한 금융상품이 개발되고, 금융이력이 부족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었던 금융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이 제고되는 등 우리 금융시스템의 혁신성과 포용성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인 신용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개인신용평가 과정에서 신용정보 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정부는 빅데이터 활성화, 신용정보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청년층 등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불이익을 완화하고, 다양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법·제도 정비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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