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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AI 반도체 혁신기업 20개 육성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 2020년 12월호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등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스마트(smart)라는 수식어와 함께한다. IT용어사전에 따르면 스마트란 지능형(intelligent)과 동의어로, 뛰어난 정보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뛰어난 정보처리 시스템은 무엇일까? 바로 기억, 학습, 추론, 판단을 순식간에 수행하는 인간의 뇌다. 뛰어난 정보처리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정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로 정의된다. AI가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개념이 제시된 이후 발전 과정에서 한동안 기술적 한계에 직면한 시기도 있었고, AI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아직 우리 일상에 널리 보급되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머신러닝을 고도화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의 발전으로 AI 구현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신개념 PIM 반도체 개발
지난 2016년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구글 딥마인드사의 알파고는 세계적인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승리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총 48개의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였다. 일반적으로 전자기기는 중앙처리장치로 불리는 CPU를 통해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연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연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병렬적인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데, 병렬 연산에 특화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5G, 빅데이터 등 주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TPU 등 AI 반도체가 새로운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는 ‘학습·추론 등 AI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 높은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로 정의할 수 있다. AI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뉴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부품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2018년 70억 달러 수준이었던 AI 반도체시장 규모가 2024년에는 440억 달러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시장에서도 엔비디아가 굴지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인수했고, 인텔은 경쟁력 있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AI 반도체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중국, 대만 등 주요국도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AI 반도체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난 10월 국무총리 주재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 점유율 20% 달성, 혁신기업 20개 육성, 고급인재 3천 명 확보 등을 추진 목표로 설정했다. 그동안 시스템반도체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AI 반도체를 지원했다면, 이번을 계기로 보다 AI 반도체에 특화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의 첫 번째 전략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형 혁신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약 1조 원을 투입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2020~2029년)을 활용해 AI 반도체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NPU 설계 기술과 미래 신소자, 초미세공정 기술을 독자 개발할 계획이다. 확보한 독자 기술은 서버, 모바일, 자동차, IoT 가전 등 여러 분야와 연계해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를 보유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와 프로세서가 통합돼 AI 데이터 연산을 가속화하는 신개념 PIM(Processor In Memory) 반도체를 개발한다. 우리가 보유한 글로벌 1위의 메모리반도체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PIM 반도체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지원사업을 기획한다. 다음으로 초기 수요와 연계한 기술·사업화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인프라에 AI 반도체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광주연구개발특구에 구축되는 데이터센터에 서버용 AI 반도체를 시범 도입·적용하고, 다른 지역의 인프라에도 적용해 공공 분야에서 초기 수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혁신기업 맞춤형 기술 지원 등으로 기술장벽을 적극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AI 반도체 산업의 핵심기반인 차세대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총 3천억 원 규모의 민관 공동투자형 인력양성 사업을 신설한다. 기업과 정부가 1:1 매칭을 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핵심기술 개발, 고급인력 양성, 채용 연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1석3조’ 프로젝트다.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설계센터’ 구축
두 번째 전략은 혁신성장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우선 민간·공공 분야의 AI 반도체 수요 마중물을 창출할 계획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AI 반도체 초기 수요를 확보해 사업화까지 연계하기 위해 ‘1사 1Chip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요기업이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수요 신청서를 제출하면 공급기업과 연결해주는 ‘인공지능 반도체 핫라인’과 주관 연구기관이 직접 수요를 발굴하는 ‘융합얼라이언스2.0’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발굴한 수요는 정부 R&D 사업과 연계해 지원하고, 2030년까지 50개의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 공공 분야에서는 ‘AI+X’, ‘5G융합서비스’ 등 디지털 뉴딜 프로젝트와 연계해 대규모 초기 수요 창출을 도모한다. 공공 분야의 선도적 참여는 AI 반도체기업의 투자 확대와 시장 활성화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연대·협력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설계전문기업(IP기업, 팹리스)과 전문생산기업(파운드리)으로 구분된 분업구조가 특징이다. 분업구조에서는 어느 한 기업만 성장해서는 자생적인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기 어렵다. 정부는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는 R&D 지원을 확대해 연대·협력 기반의 균형 있는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2021년 신규 추진되는 ‘글로벌 K팹리스 육성 기술개발’ 사업에서는 기업 간 연대·협력 기반의 혁신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아울러 혁신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 및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반도체 펀드를 활용해 최대 700억 원의 투자금을 지원하고, AI 반도체를 포함하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투자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한국판 뉴딜펀드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2022년 완공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경기 제2판교)에 AI 반도체 설계전문기업의 창업부터 성장까지 특화 지원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설계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시장은 미중 분쟁과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재편, 각국의 자국 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는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글로벌 수준의 반도체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의 강점을 바탕으로 정부의 신속하고 혁신적인 지원과 민간의 적극적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를 반드시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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