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에 재학 중이던 만 21세 청년 마크 저커버그는 학생들의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초창기 하버드대 내에서만 사용되던 페이스북은 아이비리그 주변 대학교로 퍼져나가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며 시가총액 1천조 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기업이 돼 SNS 혁명을 이끌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는 유튜브 역시 당시 20대 청년이던 스티브 천, 자베드 카림, 채드 헐리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청년 창업 기업’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 창업자들은 세상을 바꾸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세계 주요 국가들도 청년 창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미국은 이미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뛰어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라도 창업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중국 역시 만인창업(滿人創業)을 기치로 중관촌을 비롯한 다양한 창업공간에서 청년들이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사례인 유니콘 기업 국가 순위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학을 청년 창업의 중심 거점으로
우리 정부 역시 청년 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 조성’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며, 새 정부의 유일한 신설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들이 창업에 마음껏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결과 최근의 청년 창업 열기는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2020년 20대 창업 기업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7만5천 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창업을 선호하는 청년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미국 포브스지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에 청년 스타트업 대표 15인이 선정되는 등 우리나라 청년 스타트업의 성과를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가정신 순위가 세계 9위까지 상승하는 등 창업생태계 전반의 분위기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창업 열기 속에서도 현장에서는 애로를 호소하고 있는 청년 창업 기업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청년 창업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꾸준히 청취해 왔으며, 청년들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대책을 지난 5월 28일 비상경제중대본 회의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총 28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 창업 활성화의 중심 역할을 하는 거점을 지역별로 조성한다. 창업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준비된 창업을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경센터)를 통해 창업 도우미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먼저 전국 17개 창경센터를 중심으로 지역별 창업 인프라를 연계한다. 창경센터에서는 매주 목요일 주요 창업 분야별 최고 전문가의 공개 멘토링이 있는 ‘유스데이’가 개최되고, 매주 금요일에는 창업에 대한 모든 것을 상담할 수 있는 ‘청년 창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헬프데스크’가 운영돼 청년들이 창업에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학의 연구, 주거, 인재양성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창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학의 역할도 강화한다. 정부는 2021년 창업 지원 인프라가 우수한 대학 5곳을 ‘(가칭)창업중심대학’으로 지정하고, 5년 동안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지원사업을 주관하면서 지역의 대표 청년 창업 지원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육성한다. 또한 대학생들이 학업과 창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창업휴학제도, 창업 대체학점제도 등 창업 친화적 학사제도 활성화를 유도한다.
둘째, 창업 도전 단계부터 성장·재도전 단계까지 창업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온라인 창업교육 콘텐츠를 세무·회계 등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 중심으로 확충하고, 창업교육을 이수한 청년 500명을 선발해 창업 아이템을 사전에 검증해 볼 수 있도록 창업 준비금 300만 원을 지원한다. 창업에 처음 도전하는 20대 청년 대상으로는 ‘생애 최초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최대 2천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선배 창업가 멘토링, 세무·회계 등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지원해 초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유망 청년 창업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에게 특화된 팁스(TIPS) 프로그램을 신규 운영하고, 팁스타운 일부 공간을 청년 전용공간으로 지정해 저렴한 가격에 임대한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지멘스(Siemens), 앤시스(Ansys)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 등으로 협업 기업을 확대한다.
재창업자 교육·멘토링·사업화 지원하는 ‘청년 다시–드림(Dream) 프로그램’ 신설
셋째, 청년 창업자들이 주로 어려움을 겪는 인력, 제조, 자금, 주거 분야의 애로사항을 해결한다. 청년 창업 기업들이 겪는 개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1년간 집중교육을 통해 창업 기업 맞춤형으로 인공지능(AI) 개발자를 양성하고 창업·벤처기업 채용까지 연계하는 ‘스타트업·벤처 청년인재 이어드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리고 초보 청년 개발자에게 창업 현장의 인턴 경험을 더해 숙련 개발자로 양성하는 ‘SOS 개발자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제조 분야에서는 외주생산에 의존하는 청년 제조 스타트업의 현실을 고려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본격 양산할 수 있도록 외주생산 업체 정보를 총망라해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며, 메이커 스페이스가 청년들의 제조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문랩을 2022년 30개까지 대폭 확충하는 방향으로 메이커 스페이스 지원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 매입·리모델링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시 청년 창업자에게 특별공급 자격을 부여해 청년 창업자의 주거부담을 경감한다. 청년 창업 기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서 특별보증 프로그램으로 최대 6억 원까지 보증하는 ‘청년 테크스타 보증’ 프로그램이 신설되며, 청년 창업 기업 대상 정책자금 규모도 2022년 5천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넷째, 청년들이 실패경험을 미래 성공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도전환경을 개선한다. 청년들이 창업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재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전국 17개 창경센터에서 매년 1천 명이 참여하는 ‘재도전 응원캠프’를 신설한다. 청년들이 신속히 재기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특수채권 원리금 감면 비율을 70%에서 80%까지 확대하고, 성실실패 기업에 대한 채무 감면 비율을 90%에서 95%로 높인다. 재창업자 전용 프로그램으로 재창업자에게 교육, 멘토링, 사업화 자금 등을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하는 ‘청년 다시-드림(Dream) 프로그램’을 2022년에 신설하고, 1천만 원 이상 민간투자를 유치한 재창업자에게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TIPS-R(Restart)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청년 창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혁신 성장의 원동력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청년 스타트업의 도전과 성장을 응원하고 충실히 뒷받침해 뜨거운 창업 열기와 제2벤처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