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3 산업이란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에 큰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을 말한다.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고, 사업화 과정에서 실증트랙·데이터(자율주행), 실험·임상장비(바이오) 등 많은 인프라가 수반되는 특성으로 인해 중소벤처기업이 단독 사업화에 나서기 어려운 영역으로, 대기업 등과의 협업이 특히 중요한 분야다.
최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베타9 배포, 모더나의 머신러닝을 통한 백신후보물질 초단기 발굴 등의 사례에서 보여지듯 BIG3 산업에서도 데이터·인공지능(AI) 융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기업은 투자, M&A, 공동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가진 중소벤처기업과의 협업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글로벌기업과의 공동사업화 등은 중소벤처기업이 단숨에 글로벌 레퍼런스와 안정적 초기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BIG3 분야에서 글로벌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협업 성공사례 20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산업별 특성과 현장 수요를 감안한 세부 지원과제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가동···협업과제 제안, 기업연결 통한 해결 모색
먼저, 글로벌기업이 국내 스타트업과 협업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은 미래차 자율주행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플랫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문제해결 방식의 협업과제를 제안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래차 자율주행 분야의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 신기술 실증에 수반되는 다양한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 5G 통신망 기반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 내 시험트랙 사용과 안정성평가 장비 등이 무상으로 지원되고, 데이터댐(AI 허브) 등 공공·민간에서 보유한 자율주행 데이터 18종이 제공된다. 수요기업으로 전기차 기업인 대창모터스와 에디슨모터스가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협업해 나갈 기업을 함께 찾게 된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임상용 데이터, 의료기기가 수집한 생체신호 등 수요기업이 보유한 의료데이터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이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분야에는 셀트리온, 씨젠의료재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과 글로벌기업(G사, GE)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이 참여한다. 감염병실 비대면 의료시스템 등 가까운 시일 내에 큰 성장이 예상되는 과제들이 출제되는 등 성공사례 창출이 기대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운드리 수급난으로 중소 팹리스의 신제품 개발과 양산이 지연되는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정책이 기획됐다. 먼저, 팹리스 기업의 제품생산 수요를 모아서 발주하는 ‘묶음발주’ 방식이 도입된다. 묶음발주는 디자인하우스(팹리스의 설계를 파운드리 제조용으로 재디자인하는 기업)를 통해 팹리스의 제품생산 주문 등을 한데 모아 파운드리에 주문하는 것으로, 비용절감과 파운드리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미국 시놉시스, 케이던스 등 글로벌 공급기업과의 협력으로 팹리스 기업에 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EDA Tool) 무상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공동구매를 통해 공급기업은 가격을 최대 81% 할인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해 팹리스 기업에 무상 제공하게 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공공나노팹(나노종합기술원, 한국나노기술원 등 반도체 중심 공공팹)’과의 협력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민간 파운드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MPW(Multi Project Wafer; 한 웨이퍼에 여러 고객사의 시제품을 제작해 비용 절감) 공정 등을 공공 영역에서도 일부 소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간 파운드리가 중소벤처기업과의 협력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인센티브 지원 근거 등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국회 및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기업과 공동사업화로 이어질 경우 후속사업화 집중 지원할 것
또한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등을 통해 발굴된 유망 스타트업에는 사업화자금 최대 2억 원이 지원된다. 특히 납품계약, 공동 R&D 등 글로벌기업과의 공동사업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R&D 6억 원, 기술보증 20억 원 지원 등 성공사례 창출을 위해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기업의 협업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이 국내에 더 많이 개최되고, 국내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협업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등 측면 지원에 나선다. 민간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스타트업에 정부의 창업사업화 자금을 후속 지원하고, 필요시 공모전 공동개최 및 일부비용 지원 등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원방안은 글로벌기업과의 높은 협업수요, 최근 팹리스 스타트업의 어려움 등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한 것으로, 작더라도 의미 있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만드는 데 목표를 뒀다. 아직은 수평적인 협업구조 등 개방형 혁신문화가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글로벌기업과의 협업사례 20개를 반드시 의미 있게 만들고, 이러한 사례가 국내 BIG3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