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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550조 원 이상의 첨단산업 민간투자, 규제혁신 등으로 총력 지원
남경모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2023년 07월호
제1차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2023~2027년)

국가첨단전략기술 R&D에 10년간 4.6조 원 이상
투입하고 기술료 감면 등 유연한 제도 적용

기술·공급망·그린 중심의 통상 지원체계 구축하고
기술 강국과 신기술 확보 위한 협력 추진


최근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총성 없는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WTO 체제를 존중하며 직접적인 산업 지원을 자제했던 미국, 일본, EU 등 주요국들이 앞다퉈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시작된 첨단산업 경쟁은 이차전지, 바이오 등으로 전선을 넓혀나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첨단산업 경쟁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운영 중이다. 이 법에 따라 지난 5월 26일 개최된 제2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본격적인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4개 분야의 17개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고, ‘제1차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2023~2027년)’을 확정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은 국가·경제 안보, 수출·고용 등 국민경제, 연관산업 등에 미치는 효과가 현저한 분야의 산업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기술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며 기술 선도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 만일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둘째, 대규모의 신속·과감한 투자가 관건이다. 공급망 재편과 수익 확보까지의 시차로 인한 높은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기술 수준이 우수인재 확보에 의해 좌우된다. 국내 인재양성과 함께 해외 우수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이런 특징을 고려해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에서 향후 5년간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원·육성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초강대국, 강건한 경제안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압도적 제조역량 확보, 기술·인재 강국 도약, 안정적 소부장 공급망 구축이라는 3대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해
R&D 등 혁신생태계 조성 및 생산기반 구축 지원


첫 번째 전략으로 압도적 제조역량 확보를 위해 2027년까지 총 550조 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적극 지원한다. 첨단산업 주요 거점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R&D, 테스트베드 등 혁신생태계 조성과 생산기반 구축을 지원한다. 올해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1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첫 번째 특화단지는 7월 중 지정한다.

 또한 한국형 섹터딜(sector deal, 민관협약)로 ‘국가첨단전략산업 선도사업’을 신설해 산업계가 제안하는 핵심 투자 프로젝트는 특화단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지원한다. 선도사업 신설을 통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투자 프로젝트는 투자 규모와 상관없이 신속·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선도사업이 포함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첨단산업 투자의 제도적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혁신 3종 세트’ 도입도 추진한다. 60일 내 인허가를 처리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 여러 지자체가 기업투자 수익을 공유하는 대신 신속한 인허가 처리를 위해 협력하는 ‘상생벨트’, 지속적인 규제혁신을 위한 ‘기업 규제지수 및 첨단산업영향평가’를 도입할 계획이다.

두 번째 전략으로 기술·인재 강국 도약을 위해 R&D 및 인력양성 마중물을 제공한다. 국가첨단전략기술에 대해서는 향후 10년간 4조6천억 원 이상의 R&D 지원을 추진하고, 신속한 예비타당성조사, 기술료 감면 등 유연한 제도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활용하는 국내 공장은 혁신을 선도하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은 국내에서 먼저 확보하고, 해외공장은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할 것이다.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대학, 기업의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업종별 아카데미, 사내 대학 등을 통해 산업계의 혁신 역량을 활용한 인력양성을 확대한다. 아울러 국가첨단전략산업 특성화대학 및 특성화대학원 지정을 통해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현재 성균관대, 카이스트, 유니스트가 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됐으며, 7월에는 특성화대학도 선정할 예정이다.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코트라 내 전담조직 강화, 정주 애로사항 해소 등도 추진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 법에는 산업계 주도의 인력양성, 정부지원 확대, 인재혁신 기반조성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될 것이다.



소부장에 올해 1조 원 이상의 펀드·보증 제공하고
‘공급망 3법’ 입법·개정도 완료할 계획


세 번째로 흔들림 없는 첨단산업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공급망을 구축한다. 먼저 국내 기업의 소부장 핵심기술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소부장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도전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를 추진하고, 올해 1조 원 이상의 정책펀드·보증을 제공한다. 글로벌 소부장 일류기업 육성을 위해 중장기적인 지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의 반도체, 이차전지 등 선도기업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을 국내에 유치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외국인투자는 최대 50%까지 현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했다. 향후 국내외 기업 또는 클러스터 간 협력, 교류 활성화를 통해 우리의 소부장 영토를 확장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또한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고도화하고, ‘공급망 3법’의 입법·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급망 3법은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국가자원안보에 관한 특별법안’,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을 의미한다. 공급망 3법을 통해 공급망 핵심품목에 대한 자립화·다변화 지원뿐만 아니라 위기 시 관세·통관·수입비용 지원 및 국내 민관의 소부장 비축분 활용 등을 추진할 것이다.

최근의 첨단산업 경쟁은 민관의 공동대응이 중요하다. 미국, 중국, 일본, EU 등 주요국은 자국 내 핵심 기업과 연대해 첨단산업 경쟁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도 기업과 ‘원팀’ 협력을 강화하고 통상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국익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 공급망, 그린 중심의 3대 통상 지원체계를 구축해 신기술 확보 및 기술유출 공동대응을 추진하고 원자재 부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기후위기 대응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지정·지원과 관련한 내용을 신속하게 논의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조정위원회’를 신설한다. 현행 「국가첨단전략산업법」상 분절돼 있는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과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원 논의를 하나의 위원회로 통합해 짜임새 있는 첨단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경제안보는 첨단산업 경쟁력 없이는 확보할 수 없다. 다행히 우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다가는 후발주자의 혁신으로 언제든 뒤처질 수 있는 분야가 첨단산업이다. 정부는 우리 첨단산업이 앞으로도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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