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코워킹스페이스·공유가게 등으로 구성된
‘소상공인 혁신허브’ 마련해
전 주기적 창업교육과 역량강화·교류 지원
소상공인과 창작자, 스타트업,
다른 업종 소상공인 간 팀빌딩,
멘토링, 온라인 역량 강화 등 지원해
비즈니스모델 고도화 뒷받침
소상공인은 각종 소비재를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하고 지역 내 생산과 소비 활동을 일으키는 등 지역경제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소상공인은 창의적 기업 탄생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수출과 산업재 중심의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는 미국의 프렌드 쇼어링(우방국 간 공급망 구축) 정책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의 루이비통, 미국의 스타벅스, 코카콜라로 대변되는 서비스산업과 라이프스타일산업이 발전한다면, 그래서 수출이 어려울 때 소상공인이 내수를 받쳐줄 수 있는 경제구조가 된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난관을 조금 더 수월하게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삶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등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나다움’을 추구하며 창업하거나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래된 제조공장을 빈티지 감성의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하고, 전통 방앗간에 현대식 로스팅 기법을 도입하는 등 생활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생계형 소상공인 지원과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성장형 소상공인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방안’을 내놨다. 이번 정책에는 소상공인을 생활 분야의 고부가가치서비스 기업과 제조기반 생활형 창업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창의인재 양성, 성장단계별 지원, 민간자금 유입, 성장제도 마련 등의 전략을 담았다.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라이콘(LICORN)’으로 브랜드화하고
기업 유형별 지원책 마련
첫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의성 기반의 소상공인을 ‘라이프스타일이나 로컬에서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면서 유니콘 기업을 지향한다’는 의미의 ‘라이콘(LICORN; Lifestyle & Local Innovation uniCORN)’으로 브랜드화했다. 라이콘에는 ‘생활문화와 관련된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제공해 가치를 창출·확장하고 생활 분야 혁신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이를 브랜드화해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위상과 이미지, 가치를 제고하고자 했다.
또한 라이콘 브랜드화와 더불어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세 가지로 유형화하고 그에 적합한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제조에 기반한 전통 소상공인이 온라인 접목을 통해 마케팅 영역을 확장한 온라인 셀러형(마케팅 확장형), 생활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생활밀착형 분야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라이프스타일 혁신형(생활 혁신형), 지역 문화·산물 등에 창의성 있는 콘텐츠를 입혀 로컬의 차별화된 생산·소비·문화가치를 창조하는 로컬크리에이터형(지역·공간 창조형) 등이 그것이다.
둘째, 소상공인 창업 분야에 창의인재를 발굴·양성하고 교육 인프라를 구축한다. 그간 정책지원이 영업 중인 소상공인에게 집중돼 잠재력 있는 소상공인의 양성과 교육이 미흡했다. 이에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콘텐츠 개발 역량이 우수한 지역대학을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으로 지정해 생활산업과 로컬이 연계된 융합 부전공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지역자원을 창의적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로컬 창업가를 발굴·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직(職)·주(住)·락(樂)형 거점 공간인 ‘소상공인 혁신허브’를 마련한다. 전 주기적인 창업교육과 역량강화·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간을 교육장·코워킹스페이스·공방 및 공유가게 등으로 구성하고 지역의 예비창업자 및 기존 소상공인에게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 및 소통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의 변화를 지원한다.
셋째, 아이디어 발굴·창업, 비즈니스모델 고도화, 사업화 등 성장단계별 육성 전략을 마련한다. ‘소상공인 혁신허브’를 통해 매월 ‘창의적 아이디어 피칭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우수 아이디어를 발굴해 멘토링·사업화를 지원한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교육→상품·서비스 개발→체험→자금’으로 이어지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소상공인과 창작자, 스타트업, 다른 업종 소상공인 간의 팀빌딩 지원방안을 비롯해 비즈니스모델 고도화를 돕기 위한 챌린지 방식의 3단계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또한 선도기업과의 협업 프로그램을 지원해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제품·서비스 고도화 및 판로 확보를 돕고 숏클립 화법, 라이브기획 등 온라인 역량을 강화해 비즈니스모델을 고도화할 뿐 아니라 마케팅 범위를 전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사업화 지원을 위해 지역밀착형 ‘우리동네 펀딩프로그램’을 도입한다.이를 통해 투자자는 투융자 금액을 소상공인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수익을 ‘현금수익+현물 리워드(상품쿠폰·할인권 등)’로 돌려받고, 소상공인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투자 매칭 융자제도도 신설해, 민간투자자의 선투자 시 최대 5배까지 정책자금을 후매칭하고 이를 활용한 업무용 부동산 매입도 가능하도록 했다.
법 개정으로 ‘상권투자펀드’ 등 제도 도입해
민간자금의 상권 유입 활성화할 계획
넷째, 기업가형 소상공인의 스케일업 지원체계를 정비한다. 먼저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보육하고 이들이 상권에 적합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권을 기획·운영할 수 있는 상권기획자 제도를 신설한다. 또한 기업가형 소상공인이나 상가건물 등 상권에 민간자금이 원활히 유입될 수 있도록 ‘상권투자펀드’ 및 ‘상권발전기금’ 등 전용자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개인사업자가 많은 소상공인 특성을 감안해, 개인사업자 사업권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추후 법인 전환 시 지분 전환하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방안’을 통해 지역소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소비재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경기침체 등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새로운 정책이 잘 정착한다면 지역소멸이 완화될 뿐 아니라 스타벅스, 에르메스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