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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무탄소 전원으로의 전환 촉진하고 국제 공동연구 확대한다
이경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장 2024년 01월호
 

지난 12월 13일 막을 내린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 지구적 이행 노력을 점검하고, 기후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전 지구적 과제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에너지 분야에서의 노력이 특히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에너지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으로 촉발된 최근의 에너지 수급 불안정 우려에 대응해 국민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 중요해졌으며, 첨단산업의 발전 및 전기화의 증대로 에너지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용인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만 하더라도 신한울 1호기 11기에 해당하는 15GW의 전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향후 국가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제안한 무탄소연합 지난 10월 공식 출범…
기업의 무탄소에너지 사용 인증체계 마련


이러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 수소,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각 에너지원이 갖는 장단점이 다르고 국가별 활용 여건이 달라 특정 에너지원 활용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이 좋지 않다. 태양광은 국토 면적이 좁고 산지 비율이 높아 대규모로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고, 풍력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풍량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수력은 전 세계 평균 발전량의 15%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0.6%에 불과하다. 정부는 현재 8.9%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1.6%까지 확대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보급 확대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태양과 바람이 있을 경우만 발전이 가능하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다양한 무탄소에너지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은 신규 원전 건설과 운영기간 연장, 탈원전 폐지 등 원전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고, 수소의 생산·유통·활용 등 수소경제 육성에도 열심이다.

이 같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무탄소에너지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오픈 플랫폼으로 무탄소연합(Carbon-free Alliance, CF연합)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CF연합이 공식 출범했으며, 11월에는 무탄소에너지(CFE) 추진을 위한 기본방향인 ‘CFE 이니셔티브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CF연합과 함께 글로벌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한 CFE 이니셔티브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CFE 이니셔티브는 기업이 활용하는 전력을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고, 산업공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며, 국제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개도국의 무탄소에너지 전환 지원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탄소에너지 확대 정책 같은 공급 측면에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견인하는 데에 대규모 에너지 소비 주체인 기업의 무탄소에너지 투자 또는 활용과 같은 수요 측면에서의 행동이 큰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무탄소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먼저 각 기업의 무탄소전력 사용실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CFE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탄소배출이 적은 에너지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국가마다 전력공급과 거래체계가 달라 기업의 무탄소에너지 사용 노력이 공신력을 갖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국제사회와 함께 무탄소에너지의 범위, 조달 수단, 인증체계 구축 등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무탄소전력을 조달하고 이러한 노력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국 정부가 무탄소에너지에 친화적인 제도를 만들고 화석연료 발전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등의 달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탄소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와 다양한 형태의 민관협력을 유도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공정의 연료와 원료의 탈탄소화까지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제철 공정에서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연료탄인 코크스를 사용하는 기존 고로를 전기로로 대체하고 있으며, 기존에 환원제로 사용되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그리고 석유화학공정에서는 기존 석유계 원료인 나프타를 식물 등에서 추출·생산하는 바이오 나프타로 대체하고, 전반적인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공정에서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과 함께 국제적으로 관련 기준을 설정하고, 기술개발, 국제표준 마련 등의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무탄소에너지 기술개발 확대하고
개도국 기후 격차 완화 지원


무탄소에너지 분야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도 확대해 나간다. 에너지 R&D 중 무탄소에너지 과제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미국·영국·호주·중국·폴란드 등 주요 협력국과 공동연구를 추진함으로써 무탄소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개도국들에 대해 선진국과의 기후 격차 완화를 지원할 방침으로, 유무상 원조 등 개도국의 무탄소에너지 접근 지원을 위한 협력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의 경제성장과 탈탄소화를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탄소중립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적 확산을 가속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COP28 등 국제회의 및 양자 면담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 무탄소에너지 협력을 의제화하고, ‘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2024년부터는 CFE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주요국 정부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글로벌 작업반을 구성해 국제적인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여건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과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탄소에너지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그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등의 무탄소에너지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정부는 이러한 우리의 역량을 살려 전 세계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대를 주도해 나감으로써 글로벌 탄소중립과 안정적 에너지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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