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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M&A 추진배경, 진행경과 공시 의무화해 일반주주 권익 보호한다
김광일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2024년 03월호

기업 인수·합병(M&A; Merger and Acquisition)이란 다른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또는 자산을 사들이거나, 법적 실체가 다른 회사를 합병해 하나의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M&A는 단순히 기업과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성장과 혁신, 주주의 권익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의미가 있다.
 

기업 지분가치에 큰 영향 미침에도
그동안은 M&A 정보가 적시에, 충분히 제공되지 못해


먼저, M&A는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다. 기업은 M&A를 통해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고, 한정된 자금을 비효율적인 사업 부문이 아닌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에 투입할 수 있다. M&A는 벤처투자 생태계의 주요한 요소로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촉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일정규모 이상 성장한 중소·벤처기업이 M&A를 통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더 큰 도전을 위한 발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금리, 글로벌 경기둔화 등 최근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M&A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투자자금 확보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주주의 권익보호 측면에서도 M&A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M&A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지분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해 현행 제도에서는 합병 진행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주의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으며, 합병에 찬성하지 않는 주주에게는 회사가 자신의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등 두터운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그동안 M&A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먼저, 합병의 이유와 진행과정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적시에’, ‘충분히’ 제공되지 못함에 따라 지배주주에 편향된 합병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일반주주가 이를 알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합병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가 어떠한 논의와 판단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이사회가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이 소외되는 결정을 하지는 않을지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합병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업의 자율적인 구조개편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법령에서 합병가액 상하한을 규정하는 등 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함에 따라 합병가액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합병제도와 다른 점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법령에서 합병가액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공시와 외부평가를 통해 합병의 타당성을 확보함은 물론 기업의 원활한 구조개편 수요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지난해 5월 ‘기업 M&A 지원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발표된 방안을 기초로 기업, 투자자, 민간전문가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2월 보다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첫째, 합병 관련 공시를 강화한다. 앞으로는 일반주주도 합병 진행경과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공시항목을 구체화한다.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합병의 추진배경, 합병 상대방 선정 이유, 합병 진행시점 결정 이유 등 주요 의사결정 사유를 공시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 내용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합병 목적, 합병가액 및 거래조건의 적정성, 합병에 반대하는 경우 그 사유 등에 대한 이사회 의견이 포함된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합병 진행과정에서 이사회의 책임성이 강화되며, 합병과정 및 합병가액의 공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 관련 공시 강화하는 한편
외부평가기관 행위규율 마련해 신뢰성 높일 계획


둘째, 합병에 대한 외부평가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간 합병 등의 경우에는 외부평가가 의무화돼 있으나, 외부평가기관에 대한 행위규율이 미비해 평가결과에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고자 객관적이고 내실 있는 외부평가가 가능하도록 외부평가기관의 행위규율을 마련한다. 기업에 특정 합병가액을 권고하거나 산정방법을 제시하는 등 합병가액 산정과정에 관여한 기관을 외부평가기관으로 선정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를 통해 외부평가기관이 스스로 산정한 합병가액에 대해 적정성을 평가하는 자기평가 위험을 제거하고, 이사회가 책임 있게 합병가액을 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울러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기업의 실제적 가치를 평가한 결과’로 명확하게 정의해 기업가치로서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외부평가기관이 품질관리규정을 마련하고 평가업무 수행 후 평가자 및 품질관리검토자가 해당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검토해 평가의견서에 포함하도록 의무화한다. 외부평가기관은 기업가치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내부품질관리 강화를 통해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외부평가기관 선정 시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감사위원회 의결 또는 감사의 동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한다. 다만 합병결정을 공시하기 전 외부평가기관의 선임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불공정거래 등 시장혼란이 우려되므로, 외부평가기관 선임 사실은 합병결정 이후 공시되도록 공시서식도 함께 개정할 계획이다. 외부평가기관에 독립적인 업무 수행 환경을 제공해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합병가액 산정 규제를 개선한다. 비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합병 관련 공시 강화, 외부평가 의무화 등을 전제로 합병가액 산정방법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산식을 의무화하지 않고 당사자 간 협의에 의해 정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합병가액의 공정성에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비계열사 간 합병 시 제3자가 합병가액을 검증하도록 외부평가를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하고 합병제도의 글로벌 정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계열사 간 합병의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자율화하는 경우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져 일반주주에 피해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이번 규제 개선 대상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된 방안이 조기에 제도화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의 규정 개정을 올해 3분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정부는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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