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경제정책해설
K라이스벨트 확대해 협력국 성장과 우리 기업 해외 진출 지원한다
이상준 농림축산식품부 글로벌농업개발추진팀 과장 2025년 04월호
제1차 국제농업협력사업 종합계획(2025~2029년)

2029년까지 ODA와 연계한 농업 혁신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모델 10개 이상 발굴하고, 농업 협력 대상 국가 50개국까지 확대

한국은 1964년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식량원조를 받았으며, 1968년 준공된 경인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융자금을 받기도 했다. 2025년 현재 우리나라는 WFP를 통해 세계 17개 국가 약 818만 명 이상의 난민, 영양결핍 아동 등에게 쌀을 지원하고 있다. ADB에는 5% 내외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 8위 수준이다. 단기간에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보기 드문 국가인 셈이다. 많은 개도국이 한국의 경험과 정책 사례를 주시하는 이유다.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로부터의 책임과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최근 자국중심주의 확산으로 공여국들의 기존 공적개발원조(ODA)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가 간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주요 공여국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자국의 산업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ODA를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외교 및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외정책과 ODA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ODA를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이제 공여국 전환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협력국과의 관계 발전 속에서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다. 농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월에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제농업협력사업 종합계획(2025~2029년)’은 그런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계획은 협력국의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농산업 성장을 지원하며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2029년까지 ODA와 연계해 농업 혁신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모델을 10개 이상 발굴하고, 농업협력 대상 국가도 50개국까지 확대하는 등 K농업의 협력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외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참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지 쌀 생산·보급 지원하며 농자재 등 기업 진출도···
K라이스벨트, 아프리카 농업·농촌 개발 플랫폼 역할


첫 번째 핵심 추진과제는 민관협력 강화로 ODA 사업의 성과를 제고하고 우리 농식품 수출 기반도 함께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국제기구, 기업, NGO와 정부 간 협업 모델을 10개 이상 발굴한다. 기업의 ODA 사업 참여를 활성화함으로써 사업 성과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긴밀한 현지 네트워크와 풍부한 사업 경험을 보유한 국제기구와 협업해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성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연내 이행을 목표로 다음 세 가지 협업 모델을 준비 중이다. 

먼저 다수확 벼 종자를 아프리카 현지에서 생산해 보급하는 K라이스벨트(K-Ricebelt)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 농자재 기업과 협력해 현지 농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고품질 K농자재를 현지에서 생산·보급함으로써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우리 농자재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기구인 WFP를 통해 식량 위기국을 대상으로 쌀을 지원하는 식량원조 사업의 경우, 쌀 100립(粒)당 아연, 철, 엽산, 비타민 A, 비타민 B1, 비타민 B12가 첨가된 쌀 1립을 섞어 가공한 우리 영양 강화 쌀을 공급해 영양결핍을 해소하고 우리 식품 기업의 국제기구 조달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중고 농기계와 농기계 수리시설을 지원하는 ODA 사업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함께 협력국에 농기계 임대 시스템을 보급하고 K농기계의 우수성을 홍보한다. 이로써 협력국 내 농기계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 농기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한다.

두 번째 추진 과제는 K라이스벨트, 식량원조 등 K농업 브랜드를 확립하고 그 성과를 확산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K라이스벨트 등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표 사업들을 고도화함으로써 하나의 농업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그 모범사례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가나, 카메룬, 세네갈, 감비아, 기니,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7개국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식량위기 완화를 위해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통일계 벼 품종을 현지에서 생산해 보급하는 대표 농업 브랜드 사업이다. 현지에 종자 생산단지까지 구축해 안정적 쌀 수확과 효과적 사업 수행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혁신 사례를 발굴해 현행 아프리카 동서부 중심의 K라이스벨트를 아프리카 남부로 확장해 나간다. 아울러 유통, 소비, 농기자재 등 쌀 관련 전후방산업 육성과 농촌 생활환경 개선, 교육·복지 향상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가 아프리카 농업·농촌 개발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생산·가공·유통 시스템 개선과 인적자원 개발 등
가치사슬 전 주기 지원해 협력국 자립 기반 강화


세 번째 과제는 농업 가치사슬 전 주기 지원을 통해 협력국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협력국의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농업 가치사슬 전반의 분석을 토대로 제도 정비, 생산 기반 구축, 가공 및 유통 활성화, 참여 주체 역량 강화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협력국의 농산업 발전과 경제적 자립 기반 마련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공여국으로 전환하게 된 배경을 인적·사회적 자본에서 찾는 전문가가 많은 만큼 협력국에도 시스템 개선과 인적 역량 강화가 병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총괄 전담 기구인 글로벌농업개발추진팀을 신설해 ODA 사업 기획, 사업 관리, 성과 관리, 역량 강화 및 홍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는 ODA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 정보화 및 교육, 성과 관리 등 분야별 전문 지원기관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ODA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라이스벨트 사업이 기아 해결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면 2020년 WFP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처럼 노벨상 수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농업 ODA 2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노벨상을 향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해 본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