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경제정책해설
취약층 재기할 수 있도록 역대 최대인 12조 원 규모 서민금융 공급
김광일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 2025년 04월호
서민금융지원 강화 방안

현장에서 정책 효과 체감할 수 있도록 주요 정책 서민금융상품 자금 지원의 60%를 상반기 중 조기 공급하고, 「개인채무자보호법」상 채무조정요청권 내실 있게 운영해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기능 활성화

우리 선조들은 흉년이 들어 곡식이 떨어지거나 백성들의 생활이 어려워질 때면 국가 차원에서 그들을 구제하는 정책을 폈다. 그 시초는 고구려 진대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흉년이나 춘궁기에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가을 수확기에 갚도록 했다. 고려시대 의창, 조선시대 환곡으로 이어진 ‘구휼(救恤)’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구휼정책을 펼치는 데는 시기와 규모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흉년과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제때 필요한 만큼 백성을 구제하는 것이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선조들의 지혜는 오늘날 서민금융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고금리 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저신용층·취약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환능력에 비해 채무부담이 과중해져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에서 채무조정 신청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 채무조정 활성화를 위한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개인채무자보호법」) 제정, 취약계층 자립을 위한 금융·고용·복지 연계 시스템 구축 등 다각적인 서민금융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정부 불법 사금융 예방 대출 1천억 원 늘리고
민간 중금리대출 3조8천억 원 확대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여전히 서민층의 금융 여건은 녹록지 않다. 이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고려해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민생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추가적인 ‘서민금융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방안은 서민·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서민금융 지원 강화, 민간서민금융 활성화, 적극적인 채무조정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 첫째, 정책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올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1조 원 확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2조 원 수준으로 공급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정책 지원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주요 정책서민금융상품의 자금 지원은 60%가량을 상반기 중 조기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서민·취약층이 처한 상황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먼저 연체자, 무소득자에게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은 불법 사금융 예방이라는 정책 목적을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불법 사금융 예방 대출’로 명칭을 변경하고, 그 공급 규모도 지난해 1천억 원에서 올해 2천억 원으로 확대한다. 다음으로 영세 자영업자, 청년층 등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에 강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은행권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햇살론119’ 프로그램을 4월 중 신설하고 연간 6천억 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취업 전 청년층 등을 지원하는 ‘햇살론유스’의 올해 공급 규모를 당초 2천억 원에서 3천억 원으로 1천억 원 확대하고 적용 금리 등 지원 조건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정책서민금융 성실 상환자는 은행권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상품인 ‘징검다리론’을 전면 개편하는 한편, 금융 취약층에 대한 신용평가제도도 함께 개선한다.

둘째, 민간 금융회사의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 주도의 정책서민금융만으로는 늘어나는 서민·취약층의 자금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저축은행,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민간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우선 대출규제 개선 등을 통해 민간 서민금융기관의 중금리대출 자금공급을 지난해 33조 원에서 올해 36조8천억 원 수준으로 약 3조8천억 원 확대한다. 현재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은 과도한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예금에 대한 대출금 비율(예대율)을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분 일부를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에서 제외해 민간 중금리대출의 취급 유인을 높이는 방안이 일례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평잔 30% 이상에 신규대출 취급액의 30% 이상 기준을 추가해 강화하고 은행의 지역재투자 평가방식을 개선하는 등 은행권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신속·사전채무조정 특례 상시화로 선제적 연체 관리···
취약차주 미상각채권 원금 감면 30→50%로 확대


셋째,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통상 하위 30% 이내의 저소득 상태이거나 7~10등급의 저신용자)의 채무부담을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경감하기 위해 채무조정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채무조정 기능을 활성화하는 한편, 채무관계가 복잡한 다중채무자에게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지원을 강화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지난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에 신설된 채무조정요청권 등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해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채무조정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은행의 비대면 모바일 앱으로 채무조정 요청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한편, 제도를 몰라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년층, 연체 우려자와 같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한다. 또한 연체 우려자에 대한 선제적인 채무조정 기능을 확대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연체 전 차주가 연체자로 전락하거나 연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연체 우려자와 단기 연체자 채무조정 프로그램 ‘신속 및 사전채무조정 특례’를 상시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노령층, 영세 자영업자, 청년층 등 취약차주 맞춤형 채무조정을 강화해 이들의 경제적 재기를 적극 지원한다. 우선 노령층,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과 같은 취약차주에게는 미상각채권(채권자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믿고 손실처리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는 채권) 원금의 감면 수준을 기존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부담 경감 등을 위해 연체 단계별로 자영업자에 대한 채무 원리금 감면을 강화한다. 이에 더해 장기 연체 청년이 1년 이상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한 후 잔여 채무를 일시에 모두 갚으면 잔여 채무에 대한 원금 감면 폭을 20%까지 추가 확대해 취업 등을 통한 채무상환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선조들은 국민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국가가 나서서 국민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했다. 서민·취약층의 온전한 경제적 재기를 위해서는 금융지원이나 채무조정뿐만 아니라 금융·고용·복지 등을 연계한 복합적인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4조8천억 원 규모의 ‘서민금융지원 강화 방안’ 이행상황과 서민층의 정책수요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지원 대책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