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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 신설···신고 한 번에 금융 피해 구제부터 수사까지 연계
김성훈 국무조정실 행정관리총괄과장 2025년 10월호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안녕하세요. 카드 배송 기사입니다. 00카드 신청하셨죠? 어디로 배송해 드릴까요?” 이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 사칭형 사기 수법 전화 멘트다. 검찰, 경찰 담당관을 사칭하면서 돈을 요구하던 초기 수법에 비해 진화한 형태로, 범죄 조직원들이 고객센터, 검찰, 금융감독원 등 다양한 기관 담당자를 사칭하며 일정 기간 동안 피해자와 통화를 하면서 신뢰를 쌓는 등 소위 ‘가스라이팅’을 해 피해자의 금전을 편취한다. 범행 수법이 더 다양해지고 교묘해지면서 202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범죄 피해가 2024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1만4천여 건에 이르고 피해액은 이미 7,7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피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제 보이스피싱 범죄는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보이스피싱을 반드시 뿌리 뽑는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범죄 대응방식을 혁신한, 보다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대응 거버넌스 전면 개편, 예방중심·선제대응, 배상책임·처벌강화 등 3대 전략을 축으로 6대 정책과제 및 15개 실천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을 6대 정책과제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휴대전화 불법 개통에 대한 통신사 책임 대폭 강화···
AI로 패턴 분석해 범죄 의심계좌 사전 지급정지


우선, 24시간 365일 상시 가동되는 유관기관 통합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단순 전화상담 위주의 현행 신고대응센터를 전면 개편해 범정부 대응기구인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을 신설한다.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근무하면서 은행 및 통신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통신·금융·수사 등 전 기능의 연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범죄 피해를 당하거나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에 언제든지 신고 한 번에 범죄 전화번호 차단, 계좌 지급정지, 피해 구제, 수사까지 연계한 도움을 신속히 받을 수 있게 했다.

둘째, 주요 범죄 수단인 문자·전화 기반의 범행 경로 자체를 사전에 차단한다. 범죄자는 불법 스팸문자를 통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 뒤 휴대전화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이용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되지 않도록 ‘문자사업자→이동통신사→휴대폰 단말기’ 등 문자가 수신되는 각 단계마다 불법 URL을 걸러내는 3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그간에는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가 이용 중지되려면 경찰에 신고된 때로부터 2~3일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10분 이내로 신속히 차단하는 ‘긴급차단제도’를 도입했다.

휴대전화 불법 개통에 대한 통신사의 관리 책임도 대폭 강화한다. 그간 일부 대리점·판매점에서 휴대폰 부정개통을 시도하는 경우에 통신사가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법령상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통신사의 관리의무 소홀로 인해 대리점·판매점에서 휴대전화 여러 대가 불법 개통되는 경우 정부가 해당 통신사에 대해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한다. 또한 고의 또는 중과실로 불법 개통을 묵인한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통신사가 위탁계약을 의무적으로 해지하는 방안(one strike-out)도 담았다. 한편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여권으로 개통 가능한 휴대전화 수를 현행 두 대에서 한 대로 축소한다. 또 휴대전화 개통 시 신분증과 실제 얼굴이 동일한지 검증토록 하는 안면인식시스템도 적용할 예정이다.

셋째,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보이스피싱 범행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기능을 강화한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AI 패턴분석 등을 통해 범죄 의심계좌를 파악하고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계좌를 사전 지급정지하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도 AI 기술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의심전화 통화 시 이용자에게 자동으로 경고해 주는 기능을 고도화한다. 

금융권의 배상책임제 도입해 범죄예방 실효성 높이고
전담수사인력 보강 및 「형법」상 사기죄 법정형 상향


넷째, 금융권 등의 배상책임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고 피해금액도 확대되고 있어 국민 개개인의 주의 여부에만 책임을 돌려서는 효과적인 범죄예방과 피해 구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금융회사 등 범죄예방에 책임 있는 주체가 피해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상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실효적인 범죄예방과 피해 구제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영국·싱가포르 등 해외사례를 참고하고 금융권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범죄 사각지대에 있었던 가상자산거래소도 일반 금융회사와 동일하게 범죄에 이용된 계정에 대해 지급정지하거나 피해금액을 환급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다섯째, 수사와 처벌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지난 9월부터 보이스피싱 등 다중피해사기에 대한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400명 규모의 전담수사인력을 보강해 수사 및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또한 대검찰청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과 범죄 정보를 긴밀히 공유함으로써 조직범죄, 총책 검거를 위한 합동수사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법무부를 중심으로 ‘해외 보이스피싱 사범 대응 범정부 TF’를 운영하는 등 관계부처 협력과 국제공조를 강화한다. 아울러 「형법」상 사기죄 법정형을 상향하고, 보이스피싱 범죄로 발생한 수익은 반드시 몰수·추징하는 등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여섯째,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피해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각심을 갖도록 대국민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노출 범위가 제한되고 지속성이 낮은 전통 매체에서 디지털 미디어 중심으로 홍보체계를 전환하고, 신뢰도 높은 전문가나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며, 민관 파트너십을 활용해 지속적인 노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끝으로, 보이스피싱 대응 TF를 통해 기관별 정책과제 추진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확립해 나가면서, 새롭게 출범하는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운영 초기부터 적극 지원한다. 또한 정부는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은 올 하반기 내 가급적 신속히 추진하고, 입법이 필요한 대책들은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관련 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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