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으나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구조적 측면에서는 국가 간 첨단산업 분야 경쟁 등 글로벌 기술산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한편, 인구구조 변화와 잠재성장률 하락 같은 문제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한편 국가재정 여건을 보면 지난 정부의 감세정책과 경기둔화로 2년 연속 국세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 22.1%까지 상승했던 조세부담률이 2024년 17.6%까지 하락하는 등 세입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2025년 세제개편안’은 이러한 당면 문제에 적극 대응하면서 세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짜 성장을 위한 공평하고 효율적인 세제’를 목표로 경제강국 도약 지원, 민생안정을 위한 포용적 세제, 세입 기반 확충 및 조세제도 합리화에 중점을 뒀다.
AI 분야 국가전략기술 신설하고 AI R&D 50% 공제···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해 주식시장 활성화
첫째, 경제강국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AI 분야 국가전략기술을 신설하고, 국가전략기술급 AI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 추가했다. AI 연구개발(R&D) 비용은 최대 50%까지, 데이터센터 투자금액은 최대 25%까지 세액공제 한다. 문화·콘텐츠산업 지원을 위해 웹툰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일반기업에 10%, 중소기업에는 1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한다. 그동안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했던 문화산업전문회사 출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기업에도 적용한다.
해운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세제개편도 이뤄진다. AI 자율운항 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하고, 우수 선·화주 기업 세액공제 혜택 기준을 운송비용에서 물동량으로 변경해 선·화주 간 상생협력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원양 노선에 대한 추가 공제를 신설해 국적선사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을 지원한다.
통합고용세액공제도 전면 개편해 기업의 장기고용 유인을 강화한다. 종전에는 상시근로자 증가분에 세액공제를 적용하되 채용 후 3년 내 상시근로자가 감소한 경우 기존에 공제받은 세액을 전액 추징하도록 했다. 그런데 제도가 복잡하고 많은 기업이 추징을 우려해 경정청구로 사후 세액공제를 신청하는 등 고용 인센티브 기능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제는 추징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상시근로자가 증가한 1년 차에는 공제액을 적게 지급하고 2~3년 차에 상시근로자 수가 유지되면 세액공제액을 크게 확대하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고용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중소기업들이 고용에 따른 세액공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도 강화한다. 배당 성향이 40% 이상 또는 배당 성향이 25% 이상이며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한다. 배당금 3억 원 초과 시 세율 35%, 2천만 원에서 3억 원 이하는 20%로 분리과세 한다. 또한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를 개편해 기업이 배당으로 이익을 환류할 수 있도록 하되 배당, 투자, 임금 등으로 환류하지 않을 시 추가 과세한다.
벤처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법인이 벤처 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할 때 출자 증가분의 세액공제율을 종전 3%에서 5%로 확대한다. 개인이 벤처투자조합·벤처기업 등에 출자할 경우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2028년까지 3년간 연장한다.
세제개편으로 지역의 성장을 지원한다.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한도를 상향해 기부금 10만 원 이하까지는 현재와 같이 전액 세액공제(110분의 100)를 유지하되 10만 원 초과~20만 원 이하인 경우 세액공제율을 15%에서 40%로 인상한다. 아울러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기업이 지방의 인구감소지역으로 본사 또는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 소득세·법인세의 감면기간을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한다.
법인세율 전 구간 1%p 상향
둘째, 민생안정을 위해 서민·중산층과 농민, 소상공인의 세 부담을 낮춘다. 다자녀 가구의 세 부담 경감을 위해 자녀 1명당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50만 원(최대 100만 원) 인상한다. 따라서 총급여 7천만 원 이하면서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신용카드 공제 한도는 현재 300만 원에서 400만 원까지 높아진다. 그리고 자녀 수와 관계없이 월 20만 원 한도로 비과세하던 보육수당을 자녀 1인당 월 20만 원까지로 변경해 그 한도를 확대한다.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1~2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를 교육비 공제 대상에 포함한다. 또 근무 목적상 주거를 달리하는 주말부부의 월세를 부부가 각각 세액공제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고,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월세 세액공제 대상 주택 범위를 확대해 적정한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중장년층의 세 부담 경감을 위해 사적연금을 종신 수령하는 경우 원천징수세율을 4%에서 3%로 인하한다. 퇴직소득을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20년 초과 기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하면 이연 퇴직소득세 감면율이 50%로 확대된다.
산림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확대한다. 조림 기간이 5년 이상인 임지의 임목을 벌채·양도해 발생하는 소득의 비과세 한도를 현행 연 600만 원에서 연 3천만 원으로 인상한다. 농업의 규모화를 유도하기 위해 농민이 영농조합법인에 농지를 출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방식을 도입해 농지 출자 단계에서는 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소상공인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소득세·법인세 50~100%를 감면하던 생계형 창업중소기업 기준을 연간 수입금액 8천만 원에서 1억400만 원으로 확대해 세 부담을 완화하고, 소규모 사업자가 경영악화로 노란우산공제를 해지하는 경우 기타소득이 아닌 퇴직소득으로 과세하는 요건을 수입금액 50% 이상 감소에서 20% 이상 감소로 축소했다.
마지막으로, 세입 기반 확충을 위한 세제개편을 추진한다. 우선 법인세율의 모든 과표구간을 1%p씩 상향 조정해 과표 3천억 원 초과 구간의 최고세율을 24%에서 25%로 환원한다. 국내 주식양도 시 증권거래세율을 0.05%p 인상하고, 기존 수익금액에 0.5% 적용하던 금융·보험업자의 교육세에 대해서는 과표구간을 신설해 수익금액 1조 원 이하는 0.5%, 1조 원 초과 구간은 1%로 인상한다.
또한 한시적 지원제도인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올해 말까지로 종료하고 조세특례심층평가에서 일몰 필요성이 제기된 외국인 관광객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 역시 올해 말 종료하는 등 비과세 감면을 정비해 5년간 총 4조5천억 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한다.
이 외에도 과세체계를 합리화하고 조세 탈루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편을 추진한다. 영리법인을 통한 변칙적인 부의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영리법인 유증 시 상속세 납부 의무자를 기존 상속인 및 그 직계비속에 더해 각 배우자까지 포함한다. 해외이주에 따른 국외전출세의 과세 대상에 해외주식을 추가해 자산가의 국외 전출로 과세권을 놓치지 않도록 해 과세형평을 높인다.
2025년 세제개편안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총 13개 세법 개정을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9월 3일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됐으며 향후 정기국회 논의 후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