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11월 24일 첫 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에 ‘중소기업 AI 활용·확산 지원방안’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 AX 대전환의 일환으로 ‘AI 민생 10대 프로젝트 추진방향’, ‘국방 AX 발전전략’, ‘과학기술×AI 국가전략’ 등과 함께 ‘중소기업 AI 활용·확산 지원방안’ 등이 논의, 상정·확정됐다.
국회 선정 글로벌 100대 AI 스타트업에 국내 기업 0개…
비수도권 기업의 AI 활용률, 수도권 기업의 절반 이하
중기부가 ‘중소기업 AI 활용·확산 지원방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우선 국내 전체 벤처투자가 2019~2023년 동안 약 1.2배 확대될 때 AI 분야는 약 2배 성장하는 등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이 증가했다. 하지만 2025년 1월 국회가 글로벌 100대 AI 스타트업을 선정해 만든 ‘글로벌 AI 기업 지형도’에 국내 스타트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글로벌 양강인 오픈AI 등 미국 59개사, 유비테크 등 중국 10개사에 이어 영국 7개사, 캐나다·프랑스 각 5개사 등이 포함됐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1개사도 포함되지 못했다.
2024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제조산업 국가별 종합기술 수준 비교에서도 미국을 100%로 봤을 때 EU 97.2%, 일본 88.8%, 중국 82.3%인데 한국은 74.9%로 선도국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다. 우리는 AI 전환의 핵심인 제조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하고, 기술력은 AI 선도국에 비해 낮은 상황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해 5월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 실시한 미국 CB인사이트의 조사에서는 국내 스타트업 4개사가 글로벌 100대 AI 기업으로 선정돼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4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업 규모별, 지역별 AI 활용률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의 AI 활용률은 28.7%로 대기업(48.8%)에 비해 낮았고, 수도권 기업(40.4%)과 비수도권 기업(17.9%)의 AI 활용률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큰 상황이다. 2023년 중기부 「소상공인 디지털 실태조사」에서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85%였고, 디지털 기술 도입 의향은 70%였으나 실제 디지털 기술 도입률은 29%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중기부는 AI시장을 선도할 글로벌 AI 유니콘을 육성하고, 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 활용률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중소기업 정책에 더해 혁신 AI·딥테크 스타트업 육성, AI 기반 스마트제조 혁신, 중소기업·소상공인 AI 활용·확산 촉진, AI 활용 기반 구축 등 4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AI 유니콘 육성을 위해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집중 투자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NEXT UNICORN Project)’를 추진하고 구글·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한국 스타트업 간 협업을 확대한다. 과기특성화대를 중심으로 ‘딥테크 특화 창업중심대학’을 지정해 대학 고급인재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AI·딥테크 창업을 촉진하고 핵심 기술 분야에 도전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한편, 성장 단계(예비–초기–도약)에 따라 특화 지원하는 ‘딥테크 창업패키지’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AI·반도체 등 10대 초격차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1천 개 이상 선별해(2023~2027년) 기술사업화·R&D 부문에 집중 지원하고, 도메인별 가치사슬에 최적화된 대기업 등 AI 수요기업과 혁신 AI 스타트업 간 협업을 촉진해 기술실증(PoC)과 판로 등을 지원한다. 더불어 AI 스타트업의 공공데이터 활용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AI 스타트업 대상 ‘OpenData × AI 챌린지’ 개최 등 중기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한 지원 과제별 AI 기반 솔루션 발굴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AI·빅데이터 기반 기술평가 플랫폼(K-TOP)을 통해 선별된 혁신 기술기업 등 평가 모델을 확산한다. 기존의 평가위원 중심 지원사업 선정 방식에서 벗어나 K-TOP 평가 결과를 사업평가 점수에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하며 2026년부터 R&D 성과조사, 스마트공장 공급기업 역량진단, 레전드 50+등 10개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스마트공장 핵심인 제조데이터 표준 모델 개발 335개로 확대,
네이버 등은 소상공인 대상 온·오프라인 AI 교육 진행
둘째, 우리나라가 상대적 강점을 가진 제조업의 신속한 AI 전환을 위해 버티컬 AI의 단계적 도입을 지원하고 스마트제조 전문기업을 집중 육성하며, 중소제조 현장에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AX 지원 플랫폼 ‘제조AI 24’를 구축할 계획이다.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 화장품, 식품 등 중소기업 특화 업종에 최적화된 부처 협업형 스마트공장 도입 지원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산업통상부(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안, 5G), 보건복지부(의약품, 의료기기), 방위사업청(방산) 등과 분야별 협업을 추진한다. AI 기반 스마트공장 구축의 핵심인 제조데이터 표준 모델 개발을 확대해 2024년 50개에서 2025년 115개, 2026년 335개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셋째, AI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상공인을 위해 네이버, 카카오,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국내 대표 AI 기업이 직접 기획한 커리큘럼에 따라 온·오프라인 AI 교육을 추진한다. 수도권에 비해 AI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AX 촉진을 위해 지자체가 지역산업 특성에 맞는 AX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정부가 매칭해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도입이 어려운 소규모 기업도 제조로봇, 자동화 설비 등에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공정·라인 단위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5극 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에 기반한 지역의 주력산업별 ‘ABCDEF(인공지능·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업)’ 전략을 반영하고 6대 분야, 14대 산업에 AI를 공통 툴로 적용해 지역 주력산업의 AX를 촉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중소기업 AI 전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AI 이해도를 높이는 리터러시 교육, 주요 경영 분야 AI 상담서비스 제공, 학습데이터 활용, AI 규제 해소, 도메인 특화 AI 스타트업 육성 등이 포함된 ‘중소기업 AI 활용 촉진법’ 제정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AI 전환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재직자 대상 AI 특화 계약학과 확대, 직무 분야별 전문가 양성 및 AI 리터러시 교육 등 중소기업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고, AI 연구인력 채용 및 공공연구기관의 AI 전문가 파견 지원, 직장 훈련 등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AI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AI 스타트업의 기업경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창업자 희망 7대 분야(법률, 세무, 경영, 공간, 행사, 정부지원, 규제)에 AI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별 맞춤형 지원사업을 추천한다. 창업, 수출, 소상공인, 제조AI 등 지원 분야별 특화 정보 제공을 위한 시스템은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설치할 예정이다.
AI가 산업과 비즈니스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AI 대전환 시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중기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중소기업 AI 활용·확산 지원방안’이 AI 벤처·스타트업에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