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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전국 시도에 장애친화병원 설치… 한곳에서 진료받는다
임현규 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장 2026년 04월호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는 건강이 더욱 중요하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CRPD)은 장애인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최고 수준의 건강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 시행을 통해 장애인 건강권을 질병 예방, 치료 및 재활, 보건교육 및 건강생활의 실천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 최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할 권리로 정의하며,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장애인 특화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장애친화 의료기관 확충 등 장애인 건강 증진을 위한 기반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장애인의 17.3% 아파도 의료기관 이용 못 해…
장애 특성에 맞는 진료 이뤄지도록 건강보험 보상 방안 검토

하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에는 여전히 건강 격차가 존재한다. 장애인의 만성질환 보유율은 88.6%로 전체 인구의 만성질환 보유율 55.7%에 비해 1.6배 높고, 연간 병원 입원일도 20.1일로 전체 인구의 2.7일에 비해 매우 길다. 아파도 이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미충족 의료이용률도 장애인은 17.3%에 달한다.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에 중요한 건강검진 수검률도 63.5%로 비장애인 76.1%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이것이 장애인 건강 증진을 위해 체계적·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장애인이 원하는 사회보장 분야를 살펴보면 의료보장이 2위, 건강관리가 5위로 건강권 관련 내용이 상위 5개 중 2개를 차지할 만큼 관심도 높다. 이에 정부는?「장애인건강권법」에 따라 장애인 당사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장애인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 실현’을 비전으로 2030년까지 장애인 미충족 의료이용률을 16.4%로 낮추고 연평균 입원일은 15.5일까지 단축시키며, 주관적 건강인지율을 25%까지 향상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아플 때’, ‘회복할 때’, ‘건강할 때’ 등 각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형 지원과 정책 인프라 개선을 4대 추진 전략으로 삼고 12대 주요 과제와 32개 세부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

우선, 장애인이 ‘아플 때’ 의료 이용에 장벽이 없도록 의료 환경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장애 포용적 의료 이용체계를 구축한다. 먼저 그간 장애친화 산부인과,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등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장애친화 의료기관을 통합 지정해 ‘(가칭)장애친화병원’으로 발전시킨다. 장애친화병원에는 장애인 전담 창구를 설치하고 전담 코디네이터, 수어 통역사를 배치해 이들이 진료에 동행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진료과목 간 협진, 의사소통 지원 등 의료 이용 전 과정을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한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장애인은 장애 특성이 다양한 만큼 진료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될 수 있다. 이를 충분히 고려한 진료가 이뤄지도록 건강보험 보상 방안을 연구·검토하고,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의료기관 인증 등 평가기준에 장애인 환자 편의 지원과 같은 지표 도입을 검토해 장애친화 의료기관 외 일반 의료기관에도 장애 친화적인 진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장애인 당사자가 의료종사자 교육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 의료 인력의 장애 감수성도 높여나간다.

의료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중증장애인 간병을 지원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중증질환을 가진 장애인이 입원할 때 허용되는 활동 지원 이용기준 개선을 검토하는 동시에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품목 확대 등도 추진한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려는 와상장애인의 이동권 향상을 위해 지자체에 침대형 훨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별교통수단 도입을 지원하고, 전국 통합예약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편의성을 높인다.

권역재활병원 늘리고 장애인 의료·요양 통합돌봄 본격 추진…
장애인 건강주치의 활성화해 일상적 건강관리 지원

둘째, 장애인이 ‘회복할 때’는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사회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지원한다. 권역재활병원을 현 7개소에서 9개소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료센터를 10개소에서 13개소로, 어린이 재활의료기관도 현 39개소에서 추가 지정해 거주 지역 내에서 전문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장애인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을 본격 추진해 건강관리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분절적인 서비스가 아닌, 개인의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퇴원 후 다시 입원하는 악순환을 끊고 지역사회에 안착할 수 있게 돕는다. 시설 거주 장애인을 위해서는 24시간 전문 간호와 돌봄을 제공하는 ‘의료집중형 거주시설’을 확대하고, 생활체육 참여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서는 의사 소견에 따른 재활운동 및 체육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고 확산한다.

셋째, 장애인이 ‘건강할 때’는 일상적 건강관리와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2차 장애 및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한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활성화를 위해 방문재활 도입, 다학제 서비스 제공 방안 검토 등 수요자 중심으로 제도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장애인 건강검진 기관은 2030년까지 112개소 이상 운영되도록 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해 지속 확충하는 한편, 검진 유소견자에 대한 사후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장애 특성에 맞는 건강관리 지원에도 힘쓴다. 발달지연 아동을 위해 전국 시도에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설치해 영유아기 발달지연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중재 지원을 강화한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의료수어 표준화, 여성 장애인을 위한 생애주기별 건강교육, 자궁경부암 예방관리 강화 등도 지원한다. 또한 췌장 장애를 신설하고 심장, 호흡기, 간 등 소수장애 등록기준을 개선하는 등 장애인정 범위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연구를 통해 소수장애인 맞춤형 특성화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건강정책 추진 기반을 강화한다. 지역사회건강조사, 감염병 실태조사 등 국가 건강통계에 장애인 구분을 추가해 실태조사의 정밀도를 높이고 건강보험 데이터 장기연구로 장애인 건강 변화를 심층 분석해 이에 근거한 과학적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장애인 등록 정보를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서비스 제공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체계도 갖춰나갈 계획이다.

장애인 건강정책은 곧 우리 모두를 위한 정책이다. 장애인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 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건강보건관리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비장애인에게도 편안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더구나 누구나 불의의 사고, 질병 등으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 필요성은 더욱 크다. 정부는 종합계획의 비전과 목표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시된 과제들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지속 보완해 장애인의 건강과 행복한 삶이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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