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확정 2014년 나라살림 주요 내용
2014년 예산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2월 31일을 넘겨 1월 1일 새벽이 돼서야 본회의를 통과하고 최종 확정됐다. 이번 예산심사는 몇 가지 진기록을 세웠는데, 첫 번째는 헌법에 명시된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월 2일을 이틀이나 넘긴 12월 4일이 돼서야 국회 예산심사를 시작해 역대 두 번째로 늦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국정원 개혁, 철도노조 등 첨예한 쟁점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감액심사 10일, 증액심사 10일 등 약 20여일이 넘는 기간 동안 세부심사가 진행돼 역대 최장기간 정밀심사로 평가받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또한 호텔 등 밀실심사가 없었고, 상임위·예결위에서 정식 제기된 사업만 심사를 한다는 원칙 등 소위 ‘쪽지 예산 최소화’를 위해 국회 스스로 자정노력을 기울인 것도 상당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당대표와 원내대표로 이뤄진 여야 4인 협의체를 통해 보육보조율 5%p 추가 인상, 쌀 목표가격·고정직불금 인상 등 주요 정책 내용들이 결정된 것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하겠다.
2014년 총지출 규모 355조8천억원…사회 분야 투자에 우선 편성
2014년도 예산의 총수입 규모는 지난해 본예산 대비 0.9% 감소한 369조3천억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도 세수가 적게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지금 재정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재정건전성 측면만 고려한다면 어려운 세입여건에 맞춰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최근의 경기회복 불씨를 키우고 우리 경제를 다시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선 적정 수준의 재정지출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2014년도 예산의 총지출 규모는 지난해 본예산 대비 4.0% 증가한 355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추경 시 재정수지인 GDP 대비 -1.8% 수준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총지출을 최대한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편성했다.
2014년 재원배분을 보면,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사회 분야 투자에 우선순위를 뒀다. 특히 복지 분야는 최초로 100조원대의 예산이 편성됐으며, 2013년 본예산 대비 지출증가율(9.3%)도 총지출증가율(4.0%)보다 두 배 이상 높고 다른 분야들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복지·교육·문화 등 사회 분야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확대하되, 지원체계를 개선하고 유사·중복을 조정하는 등 지출효율화 노력을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OC·산업 등 경제 분야는 그간의 투자규모와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우선순위를 조정함으로써 직접적인 재정투자는 다소 감소했으나,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정책자금을 증액시킴으로써 해당 분야에서 실질적인 투자규모는 확대될 수 있도록 했다.
2014년도 정부예산안은 경제활력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 국민안전 확보와 든든한 정부 구현, 국민-현장-협업 중심의 재정운용 등 5가지 과제에 중점을 두고 마련했는데, 국회심의 결과도 이런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다만 일부 분야별 조정이 있었는데, 정부안 대비 감액내역을 살펴보면 국세수입 감소(지방소비세 전환)에 따른 교부세·교부금 감소 8천억원, 사업계획 변경·우선순위 조정 등 1조7천억원, 예비비 1조8천억원 등이다. 증액은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확충, 국민안전 확보 등에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증액 부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르신과 농ㆍ어업인, 저소득층 맞춤형 지원 강화
우선,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와 관련된 부분이다. 어르신과 농·어업인, 저소득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했다. 전국 6만3천여개 경로당에 냉난방비와 양곡비를 지원하고,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자조모임을 구성·운영하는 사업이 신규 추진될 예정이다.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쌀 고정직불금과 동계 이모작직불금의 지원단가를 각각 1ha당 90만원, 40만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최저생계비 120% 이하 가구의 12개월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지원하는 시범사업도 새롭게 도입했다.
한편 보육과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주거·의료·문화 복지도 확충했다. 보육사업 국고보조율을 정부안 대비 5%p 추가 인상(전년 대비 +15%p)해 지자체의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무상보육 기반을 구축했다.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비 무료지원 대상에 폐렴구균을 추가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정부안 대비 50개소 추가 확충하는 등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했다.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를 통해 올해 대학등록금 부담경감률 45%를 달성하게 되며, 초등돌봄교실 시설비 소요재원의 70%를 국비로 지원해 지방교육재정의 부담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서민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 노후 공공임대주택 개보수 지원을 확대하고, 간병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도 확대할 것이다. 장애인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자 장애인 문화예술 창작센터도 새롭게 설립된다.
둘째, 경제활력 회복, 일자리 창출 및 국민안전 확보 부분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수의 지방소비세 전환율을 정부안 대비 3%p 추가 인상(전년 대비 +6%p)해 지방의 자주재원을 확충했다. 더불어 창조경제 기반 조성을 통한 성장잠재력 제고에도 중점을 뒀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창조경제타운 3개소와 실습·체험공간인 무한상상실 40개소를 신규 설치할 계획이며, 3D 프린팅 관련 소재·기술개발 및 기초연구 저변 확대를 위한 연구활동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창업을 활성화해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벤처 창업학교를 5개소 확충하고, 여성전용 앱(app) 창작터를 3개소 신설해 모바일 기반 여성 전문개발인력도 양성할 것이다. 전문직 퇴직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재능활용형 노인일자리도 1만5천명 추가 확대(전년 대비 +3만명)하는 등 직접 일자리 확충에도 노력했다.
한편 국민들의 생활안전 환경을 조성하고 일본 원전사고 등에 따른 먹거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능 안전검사와 관리를 강화했다. 또한 군 복무여건을 개선하고 장병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급식비 6.5% 인상, 체육·문화쉼터 269개소 조기 완공 및 관사 1,048세대 신축도 추진했다. 그리고 독도 관광객의 안전관리와 연구조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독도입도지원센터 건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2014년도 예산은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과 함께 행복과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한 사업을 고르게 담았기에, 비록 어렵게 통과되긴 했지만 준예산 편성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대표인 여야 의원들의 동의 아래 확정될 수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도 재정이 민간 부문의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경제회복의 온기가 민생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재정당국은 실질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