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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해양안전 강화와 산업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황의선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장 2014년 02월호

 

> IMO의 e -내비게이션(Navigation) 정책 도입에 대한 대응전략

 

전 세계 국제해사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기관은 아마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일 것이다. IMO는 해상에서의 안전, 보안 및 환경보호에 관한 국제기준을 담당하는 UN 산하 국가 간 전문기구로서, 전 세계 170개 회원국과 3개 준회원국이 가입돼 있는 국제기구다.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이사국 선거에서 우리나라가 최상위 A그룹 이사국으로 7회 연속 진출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해운·조선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임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IMO 회원국으로서 국가의무사항 이행을 위해 국제협약을 국내 규정으로 수용하고, 선박과 관련된 법·제도 마련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IMO 최상위 해운국으로서 선도적 역할 수행을 위해 안전과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국익창출도 이끌어내고 있다.


각종 해양정보를 차세대 네트워크 통해 공유


IMO는 1912년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 1962년 유조선 토리캐년호, 1978년 유조선 아모코카디즈호 침몰 등 해양 재난을 야기한 대형 해양사고를 계기로 해양안전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해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등 해상에서의 안전, 보안 및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규정·제도를 의무화하고 선박의 설비와 구조기준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일정한 표준 없이 기준 강화, 선박의 설비·장비 지속 도입 등을 추진함으로써 항해사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이는 오히려 인적요인에 의한 해양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선박의 항법체계를 표준화하고 복잡·다양한 기존 항법시스템을 연계·통합해 단순화하는 e-내비게이션(Navigation)의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2005년 12월 영국·미국·싱가포르 등 7개국이 기존의 선박운항기술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융·복합한 새로운 개념의 e-내비게이션 도입 필요성을 IMO에 제안했다. 이에 IMO는 2008년 e-내비게이션 전략 수립, 2013년 기술격차와 경제성 분석을 완료했고 올 11월에 개최되는 IMO 제94차 해사안전위원회(MSC)에서 e-내비게이션 시행에 대비한 전략이행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e-내비게이션은 기존의 선박운항·조선기술에 ICT를 접목해 항법 관련 모든 장비를 전자해도(海圖) 화면에 연계해 선박운항자가 항해에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 안전한 선박 운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또 첨단 해상무선통신체계를 구축, 육상과 선박 간 정보교환이 실시간 자유롭게 이뤄져 육상에서 선박의 안전항해를 위한 원격 지원이 가능하다. 아울러 선박-육상, 선박-선박 간 정보교환 및 해상에서 인터넷 정보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해상무선통신체계가 확립된다.


이러한 e-내비게이션의 시행을 위해 국제적으로 전자해도를 비롯한 항법장치, 무선통신장비, 해상정보서비스 등 모든 해사 분야의 장비·설비·서비스의 개발과 이에 따른 국제표준의 제·개정이 이뤄질 것이다. 이에 정부는 IMO의 e-내비게이션 정책 도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자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핵심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및 시범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첫째, 범용수로정보표준(S-100) 기반 차세대 전자해도 핵심기술, 선박용 표준플랫폼, 해상의 상황인식 및 회피동작 지원을 위한 원격운항모니터링 기술 등 새로운 선박항법체계에 맞는 기술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항만 및 연안 해역에서의 인터넷기반 데이터서비스 구현을 위한 광대역 초고속이동통신(LTE) 기술과 디지털 무선통신(D-VHF, D-MF/HF) 기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둘째, e-내비게이션 도입에 맞춰 국내 해양안전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다. 기존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을 e-내비게이션 종합운영센터로 확대해 우리나라 해역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과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우리 선박의 운항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원격으로 안전운항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해상에 안전정보, 뉴스 및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전문방송체계를 구축하고, 무선통신을 활용해 선박에서 원격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e-내비게이션 핵심기술의 국제표준화 선도를 위해 e-내비게이션 관련 요소기술 및 서비스에 대해 주요 국가와 공동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하거나 논의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넷째, e-내비게이션을 포함한 해사안전산업 지원체계를 확립할 것이다. IMO 국제규제 도입에 대비해 해사안전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가칭)‘해사안전산업 발전법’을 제정하고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관련 산업계 참여를 적극 유도해 기술이전 기간을 단축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1,200조 세계 e-내비게이션시장 선점할 것


해양수산부의 e-내비게이션 기획연구 보고서(2013년)에 의하면 e-내비게이션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10년간 직접시장 300조원, 간접시장 900조원대의 거대한 세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제표준을 선점한다면 세계시장의 약 20%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40조원에 이른다. 물론 이 수치는 전망치이긴 하나 e-내비게이션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거대한 세계시장 선점에 동참하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부는 e-내비게이션 구축으로 해양안전정보 제공이 확대되고 육상모니터링이 강화됨에 따라 해양사고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바다이용자들이 해상에서 자유롭게 정보서비스를 활용함으로써 육·해상 간 정보격차가 크게 해소되고 바다에서의 국민행복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함께하는 바다를 만들고 바다와 관련된 산업육성을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e-내비게이션은 해양안전 강화와 산업화를 통한 세계시장 선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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