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기기산업이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의료기기는 반창고, 주사기 등 단순 소모품부터 MRI, CT, 로봇수술기 등 최첨단 전자의료기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어 기업의 시장진입이 용이하며,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국민보건 향상과 의료비 지출 감소, 높은 고용창출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의료기기산업은 인구고령화,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 경제성장과 소득증가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증가의 바람을 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의료기기산업 예측기관 에스피콤(ESPICOM)에 따르면, 2012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약 350조원이며, 연평균 6.7% 증가해 2018년에는 51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 8.9% 성장세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열세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수입실적 보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2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4조5,923억원으로 2005년 이후 연평균 8.9%의 고성장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저가 품목의 영세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술력·자본력·인지도 등에서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현실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초음파 영상기기나 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 등 IT 기반 융합제품은 기술력과 생산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대기업도 의료기기 분야를 신성장 유망산업으로 전망하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바이오산업 중 가장 빨리 성공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3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의료기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국산 의료기기의 국내외 시장진출 성공에 중점을 두고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국산 의료기기의 신뢰성과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 마련된 ‘의료기기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은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진입을 위해 ①시장진출 성공을 위한 전략적인 R&D 투자 강화 ②신뢰성 확보 및 규제효율화를 통한 국내기업의 시장진출 지원 ③해외 고부가가치 시장 개척 ④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인프라 구축 등 4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국내기업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R&D 전 과정에 기업과 사용자인 병원의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제품화 가능성을 높이고,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거나 의료비 지출이 높은 분야 등 체감효과가 큰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부담으로 개발을 포기하지 않도록 중개연구와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 지원도 확대된다.
국산의료기기의 신뢰성 확보와 규제효율화도 추진된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이 국산제품을 사용하기 꺼리는 이유로 제품의 성능이 떨어지거나 브랜드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과 첨단의료복합단지·병원·인증기관을 연계하는 국내제품 신뢰성 평가시스템을 구축하며 국산 신제품 비교 테스트를 지원하고, 시제품 제작 및 품질개선, 개방형 시험실 장비지원 등의 테스트도 지원한다. 또한 인허가·신의료기술평가 등에 장기간이 소요돼 시장진출에 장애가 따른 만큼 제품화 단계의 규제효율화를 통해 소요기간을 3~10개월 단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기관-판매업체 간 유착 및 불법 리베이트 등 왜곡된 유통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리베이트 제재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는 등 품질 중심의 경쟁체계를 확립할 것이다.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로 중견기업 적극 육성
해외 고부가가치 시장 개척을 위한 방안들도 마련된다. 우선 수출단계별·국가별 맞춤형 지식재산권 방어 전략을 마련해 선진국 진출 기업에는 경쟁사와의 분쟁 예방·대응을 지원하고 개도국 진출 기업에는 위조상품 등 침해 대응을 위주로 지원한다. 또한 지재권보호정책협의회 및 해외지식재산센터 등을 통해 범정부적 분쟁 대응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외 인허가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임상비용을 지원하고 해외 인증 컨설팅도 제공한다. 해외 의료기기 종합지원센터를 활용해 해외 소비자 등에 대한 국산제품 홍보와 현지 A/S 등 서비스도 강화해 나가려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개방혁신형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를 활용, 매출액 1천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을 육성하려 한다. 또한 기업 맞춤형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사업을 2013년 1개사에서 2017년 5개사로 확충하고 신개발 의료기기 허가 도우미 등 허가와 심사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헬스케어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선 U-Health 기술개발 및 관련 의료기기 제품화 기술을 지원하고, 관련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 확대, 의료기기 인허가 전문가 과정 개설 등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도 확충된다.
정부는 이번 발전계획을 통해 의료기기 핵심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정부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기업의 도전정신이 더해진다면 2020년까지 목표로 제시한 수출액 13조5천억원, 세계시장 점유율 3.8%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계획이 토대가 돼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의 주축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