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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생산자는 제값 받고, 소비자는 더 싸게
안영수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2014년 07월호

 

농림축산식품부: 농축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

 

농축산물은 서민경제와 밀접하고 매일 섭취하는 소비상품이기에 정부정책에 대한 민감도와 체감도가 공산품이나 서비스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2010년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발생한 ‘배추가격 파동’은 농산물 유통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보다 높인 계기가 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농축산물 유통구조개선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했으며, 지난해 5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농축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을 수립·발표한 후, 올해 5월 2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추진상황에 대한 점검·평가 결과를 토대로 ‘유통구조개선 보완대책’을 추가로 수립했다.


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 확대, 유통경로 간 경쟁 강화


종합대책에서는 높은 유통비용, 높은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 가격 비연동을 농산물 유통의 3대 문제점으로 봤다. 먼저 평균 43.9%(2012년)를 차지하는 높은 유통비용은 농산물 특성(가격 대비 큰 부피, 높은 손실률)과 소비 고급화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도매시장과 대형마트 체제로 정착된 도·소매유통(전체 유통의 85% 차지)으로 인해 유통경로 간 경쟁이 부족해 유통효율화를 위한 각 유통주체들의 노력이 미흡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높은 가격변동성 문제도 농산물의 비탄력적 공급·수요와 자연재해에 취약한 특성에 기인하고 있으며, 도매시장 거래방식인 경매제도 및 정부 수급정책의 한계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지와 소비지 가격의 비연동 문제, 즉 산지 가격은 하락했는데 소비지 가격은 충분히 하락하지 않는 가격 비대칭성 문제는 중간의 복잡한 유통단계, 높은 소매유통비용 및 생산자단체에 의한 유통계열화와 직거래시스템이 미약한 데 따른 것으로 봤다.


이에 정부는 ‘생산자는 제값 받고, 소비자는 더 싸게 살 수 있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매시장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 직거래 등 대안 유통경로 확산,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수급관리 체계화, 거래의 공정성 확보 및 정보제공 확대 등 5대 분야의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각 분야별 세부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유통개선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도매시장의 정가·수의매매 확대, 유통경로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한 양재점유통효율성 제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합의에 기초한 수급관리정책 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도매시장의 가격결정 방식을 과거 경매제 중심에서 정가 및 수의매매로 다양화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경매제는 공정·투명거래라는 장점이 있으나 당일 반입물량이 가격결정에 큰 영향을 미쳐 가격진폭이 크다는 단점이 있어 대형화된 소비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경매제의 단점 보완을 위해 2012년 8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도매시장에서 경매방식과 더불어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도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하지만 지난 30여년간 고착화된 경매제로 인해 지난해 정가·수의매매 비중은 9.9%로 2012년에 비해 1%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도매시장 수수료체계 개편, 정책자금 지원, 교육·홍보 및 평가강화 등을 통해 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 등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유통경로 간 경쟁 촉진을 위해 직거래 등의 대안 유통경로를 확대하고 농협 등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구조 및 소비자 수요가 다양화되면서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경로에서 제공하기 힘든 유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농산물 유통구조에 대한 관심과 안전·신뢰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면서 직거래에 대한 참여가 늘어났다. 로컬푸드 직매장·꾸러미 등 새로운 유통경로가 등장해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정부도 이러한 신유통경로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새 정부 들어 새롭게 추진 중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9개 로컬푸드 직매장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인근 대형마트보다 평균 23.7%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도 영향을 받아 로컬푸드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해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운영 중인 사이버거래소를 통해 농산물 B2B를 추진해 도매시장 이외의 경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거래는 지리적 제약 및 신뢰 문제 등으로 인해 생산자·소비자의 참여가 제한적인 관계로 아직까진 미미한 수준(5.1%)이다. 정부는 로컬푸드 직매장, 직거래 플랫폼 등 온·오프라인 직거래 기반을 더욱 확충하는 한편,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소비자 신뢰 제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

 

농협 등 생산자단체 통한 유통계열화 확대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산지-도매-소매에 이르는 유통경로에서 단계별로 농협의 역할을 보다 높이고 있다. 우선 산지에서는 농업인의 소규모 개별출하보다는 농협조직에 전속 출하하는 ‘공선출하회(공동 선별-포장-계산)’를 육성해 물류효율성·시장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도매단계에서는 물류·상품화 기능을 강화한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지난해 9월부터 농협에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기관의 조사결과 안성물류센터를 경유할 경우 물류효율화 등을 통해 기존 도매시장 경로보다 14.6%p 유통비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유통경로 확대 등을 통한 유통비용 절감과 함께 과거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수급관리를 추진해 농산물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농업관측을 통해 사전적으로 가격상황을 알리는 한편, 가격 불안정 시 생산자·소비자·학계 및 정부부처 등이 참여하는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에 따른 시의적절한 수급정책을 추진했다. 배추·무 등 5대 채소류에 대해선 수급조절 매뉴얼을 운영해 가격대별 정부의 수급정책을 미리 설정해 예측 가능성과 정책 신뢰를 높여 가격 불안정 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대 채소류의 전월 대비 가격변동률은 12.9%로 2010~2012년 평균 19.0%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채소류의 동시다발적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급락과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는 현 수급대책의 한계점이 노출됐고, 지자체 및 생산자단체의 사전적·자율적 수급조절이 미흡한 점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나타났다. 앞으로 지역특화품목에 대해선 정부 매칭지원 등을 통해 지자체의 자체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주산지를 중심으로 농가 조직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자율적 수급조절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또한 현재 감귤 1개 품목만 실시할 수 있는 ‘유통조절명령제도’를 배추 등으로 확대 실시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은 다수의 영세 소규모 농업인, 유통단계가 복잡한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구조, 기상 등 외부환경에 취약한 구조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에 괄목할 만한 정책성과를 거두기는 어렵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수립한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면 체감 가능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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