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 같은 단말기를 같은 날 사더라도 구입시간이나 지역에 따라 몇 배씩 차이가 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다. 단말기 보조금은 이용자의 단말기 구입비용을 경감시키고 이동통신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잦은 단말기 교체에 따른 과소비, 사업자들의 소모적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투자여력 약화 등이 그 예다. 보조금 규제는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2003년에는 보조금이 법으로 금지됐다. 2008년 보조금 규제가 일몰된 이후에는 가입자 1인당 예상이익(27만원)을 초과하는 보조금을 다른 가입자에게 그 비용을 전가해 부당한 차별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은 지속됐다. 동일한 휴대폰임에도 불구하고 구매지역, 시기, 가입유형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100만원에 달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사서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폰테크족’이 있는 반면, 비싼 가격을 다 주고 휴대폰을 구입하는 ‘호갱님(호구 고객)’도 등장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고가 보조금을 미끼로 한 고가 요금제 강제, 허위과장 광고 등 불·편법 영업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14년 5월, 불투명한 보조금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명한 단말기 유통구조를 수립하기 위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단말기 유통법」)을 마련하게 됐다.
보조금 공시를 통해 투명한 보조금 지급
「단말기 유통법」 은 기존 보조금 규제와 몇 가지 점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 기존 보조금 규제는 이통사의 가입자 1인당 예상이익인 27만원을 초과하는 보조금이 지급될 경우 다른 가입자에게 비용이 전가된다는 점에서 27만원 초과 보조금을 위법으로 봤다. 따라서 27만원 이하의 보조금이 지급되면 가입유형(번호이동, 기기변경 등), 구매지역 등에 따라 차별이 발생해도 이를 위법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단말기 유통법」 은 이통사, 대리점, 판매점이 이용자의 가입유형, 지역 등의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통사는 방통위가 고시한 상한 범위 내에서 단말기별로 보조금 수준을 공시해야 하고, 대리점과 판매점은 공시된 금액의 15% 이내에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보조금 지급 수준은 이용자가 알기 쉽도록 매장에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보조금 공시제 도입에 따라 이용자들은 투명한 가격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단말기를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동통신 가입자 간 보조금 차별현상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단말기 유통법」 은 이용약관과 별도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개별계약(고가 요금제, 부가서비스 등의 일정기간 사용의무를 부과하는 계약 등) 체결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사업자가 이용자와 체결한 개별계약은 효력이 없도록 규정했다. 또한 이통사가 이용자에게 요금을 청구할 때 단말기 구입비용과 통신요금이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구분해 고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약정 시 지원되는 요금할인액을 보조금으로 설명하는 등 이통사·유통점의 허위과장 광고 행태를 시정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고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요금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선택권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한 단말기 유통환경 조성 위한 근거 마련
또한 제조사가 이통사에 대한 단말기 공급을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이통사·대리점·판매점으로 하여금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지시, 강요, 유도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규제 근거를 신설했다. 대리점이 판매점을 선임할 때 이통사의 사전승낙을 받도록 했고, 이 경우에도 이통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전승낙을 거부하거나 지연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울러 과도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해 이용자의 피해를 방지하기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경쟁사업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등 긴급히 필요한 경우 일시중지를 명할 수 있게 해 과도하고 차별적인 보조금으로 인한 시장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했다.
대리점·판매점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과태료 부과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대형 유통점과 일반 유통점을 구별, 제재 수준에 차이를 뒀다. 예를 들어 일반 유통점이 보조금 수준을 게시하지 않거나 게시된 금액보다 초과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며, 대형 유통점의 경우 이보다 강한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만 처벌하던 것에서 대리점·판매점·제조사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조사·제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이동통신시장 전반의 불공정행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단말기 유통법」 은 과도하고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단말기 유통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법이 오는 10월 1일부터 충실히 시행될 경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불법 보조금 행위 근절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