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당초 안정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세월호 사고라는 대내적 충격에 따른 소비둔화 등으로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물가상승률 둔화와 투자 부문의 개선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고용증가세 및 소비의 둔화는 아직까지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부진과 내수위축 등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은 당초 3.9%보다 낮은 3.7%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는바, 이러한 저성장 기조를 반전시키고 민간소비 회복을 위한 발 빠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살림살이 지표인 재정여건을 보면, 세입 측면에서는 세수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하회하는 등 국세수입이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환율하락, 금융시장 부진, 세월호 사건 등에 따른 단기적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반면 세출 측면의 경우 공약이행 및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세출 외에도 경제 활성화, 복지 및 안전에 대한 재정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재정여력 확충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근로ㆍ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2014년도 세법개정안은 박근혜정부의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인 ‘원칙에 입각한 세제의 정상화’를 정책테마로 ①경제 활성화 ②민생안정 ③공평과세 ④세제합리화를 4대 기본방향으로 해 마련됐다. 최근 우리경제의 내수부진, 고용·임금·가처분소득의 증가율 둔화로 인한 민간경제 회복지연 및 가계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4대 기본방향 중에서도 ‘경제 활성화’와 ‘민생안정’에 주안점을 둬 추진했으며, 조세정책의 정상화와 선진화를 위해 ‘공평과세’와 ‘세제합리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담았다.
첫째,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조세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로 일컬어지는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마련했다. 3년간 시행될 예정인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기업소득이 임금증가, 배당소득 등의 형태로 가계로 흐를 수 있게 하고, 가계소득이 다시 소비·투자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게 함으로써 내수경기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세제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기 위함이다. 또한 가계의 소비 및 기업의 투자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체크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방안과 함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를 보다 고용 친화적으로 정비하고 설비투자 등에 대한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단축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중소기업 취업청년 등에 대한 세제지원, 경력단절 여성 재고용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신설 등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혜택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의 손금산입 허용 등 지난해에 이어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대책도 담았으며,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매출액 5천억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독일과 같이 가업요건·가업승계요건과 사후관리의무를 대폭 완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둘째, 민생안정을 위해 세금우대종합저축·생계형저축·재형저축 등 저축지원제도를 재설계해 서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고, 일반 고속버스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음식·숙박업자에게 주로 적용되는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적용기한 연장 등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물품·용역에 대한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포함했다. 또한 농·어민을 지원하기 위해 농·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 등 농·어민에 대한 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더불어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연금소득 및 퇴직소득 과세체계를 연금 친화적인 과세제도로 개선해 퇴직일시금보다 연금으로 수령 시 세제상 유리하도록 했으며, 서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장기모기지를 통한 주택구입 시 주택구입비 부담완화를 위한 방안과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펀드 분리과세 등의 방안도 포함했다. 이 같은 민생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개정안을 통해 서민·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따뜻한 세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SOC채권 분리과세 등 과세특례 폐지…전자계산서 발급 의무화
셋째, 공평과세를 위해선 지난해에 이어 비과세·감면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사회기반시설채권 분리과세, 자본확충목적회사에 대한 과세특례 등 정책목적이 달성됐거나 실효성이 없는 과세특례는 폐지하고, 외국인기술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2년간 50%), 낙후지역에 대한 세제지원 등 지원 필요성이 있는 과세특례는 재설계해 제도의 목적에 더욱 부합되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또한 세원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계산서 발급을 의무화하고 현금영수증 발급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공평과세에 반하는 탈세 감시 및 조세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차명계좌 신고포상금을 건당 100만원으로 인상하고 조세범에 대한 공소시효를 연장(5년→7년)하는 방안을 포함했으며, 특히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한 역외탈세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거주자 판정기준 합리화(1년→ 6개월), 국외증여에 대한 과세 강화,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한 과세 강화(국외 모회사로부터 차입금 제한) 등 과세를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시 제재 확대(과태료 최고 20%) 등 역외탈세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러한 제도개선을 통해 공평과세와 성실납세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한편, 급증하는 복지수요에 대비한 재정여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세제합리화를 위해선 납세자의 권익보호 강화, 납세협력비용 감축 및 세부담 수준 합리화 등을 도모했다. 납세자 권익보호 강화를 위해 국선대리인 제도 법령화, 경정(更正)청구기간 확대(3년→5년), 대토보상 시 양도소득세 감면 확대 등을 포함했고, 납세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국세 및 관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한도액을 폐지하고 임대주택 사업자의 신청서류를 줄이는 등 각종 신고·납부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추가과세 유예기간을 1년 더 연장하고,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 상향조정(400달러→ 600달러) 및 영세사업자의 가산세 경감 등 세부담 수준을 합리화하고 변화된 경제여건에 조세제도가 부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납세자 친화적이고, 변화된 경제·사회 여건을 충분히 반영해 한층 더 합리적인 세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의 정부가 내놓은 ‘2014년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확정될 경우 약 5,7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계층별로는 고소득자, 대기업의 세부담은 9,700억원 증가하는 반면,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의 세부담은 4,900억원이 감소하도록 설계했다. 정부는 내수회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서민·중산층의 민생안정과 함께 우리 조세제도가 더욱 공평하고 선진화될 수 있도록 2014년 세법개정안을 차질 없이 추진토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