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주택건설공사 현장에서 보다 책임 있고 건실한 감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주택감리제도 개선대책’을 마련했다. 그동안 주택감리는 건설공사 부실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1994년 8월에 제도화돼 주택 건설과정 전반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주택의 품질 제고를 견인하고, 입주자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입주자의 주거품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주택건설 기술이 다양하게 발전함에 따라 감리자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세종시 모아미래도 아파트 철근 부실시공 등 크고 작은 부실공사가 잇따라 발생해 감리자에 대한 불신과 제도 보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리계획서 보고 의무화…부실감리 처벌 현행 수준의 2배로
공공건설공사의 공공감리는 감리자가 발주청의 감독권한을 대행하는 개념으로 발주청과 감리자가 계약 당사자가 된다. 이에 따라 해당 감리자에 대해 발주청 관계자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감리자의 독립적인 권한도 상대적으로 보장된다. 반면 주택감리의 경우는 민간 주택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주체가 감리자와 계약을 맺고 사업주체가 감리대가를 지급하는 체계로, 상대적으로 감리자의 독립성 확보가 어렵다. 오히려 감리자가 사업주체에 예속되면서 감리업무 소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감리업무 소홀은 부실시공으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데 반해 부실감리 등으로 인한 처벌은 입주자가 입는 손해를 감안할 때 아주 미약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택감리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처벌기준을 상향해 감리자의 경각심을 제고하고, 보다 책임 있는 감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감리자가 감리업무 착수 전에 사업계획승인권자(지자체)에게 건설공사 공종별 감리일정 등이 포함된 감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감리계획서를 토대로 사업계획승인권자가 현장 감리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할 수 있도록 「주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승인권자의 실태점검 결과, 각종 보고사항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종의 시공과정을 입회하지 않는 등 감리자가 관련 규정을 위반해 업무를 이행하는 경우가 확인되면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시정명령을 하거나 감리자 교체를 지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 등이 감리자 지정을 위한 평가 시에도 감점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감리자 실태점검 결과를 종합 관리해 나갈 것이다. 현재 사업주체가 해당 현장의 감리자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른 현장의 감리자를 선정하는 데 가점으로 반영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선 감리자가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 사업주체에게 예속될 우려가 있어 ‘주택건설공사 감리자 지정기준’을 개정해 해당 가점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부실감리로 인해 입주자에게 손해를 끼친 감리자에게 입주자가 받는 손해가 막대하다는 점을 감안해 처벌 기준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현장 감리원의 업무절차·지침을 구체적으로 규정
주택감리자는 설계도서에 따른 시공 여부, 건축자재의 적정성 여부, 품질시험 및 마감자재·제품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어 업무 범위 자체에 있어선 공공건설 공사의 공공감리의 업무 범위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감리원이 실질적으로 업무이행을 하는 데 기준이 되는 세부 업무기준의 구체성과 명확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또한 감리자 선정기준의 변별력이 부족해 해당 현장에 가장 적합한 능력을 가진 감리자 선정에도 한계가 있다. 배치인력도 공공감리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보다 꼼꼼한 감리가 어렵다. 이에 감리자 업무기준과 선정기준을 개정해 주택건설공사 현장에서 보다 건실한 감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세부기준’을 개정해 현장의 감리원이 실질적으로 업무를 이행하는 데 기준이 되는 절차 및 지침을 세세하게 규정할 계획이다. 철근 등 주요 기자재의 현장 반입·검수·반출에 관한 내용을 기록해 관리하도록 하는 등 자재 품질관리 업무를 구체화한다. 감리자가 주요 공종·단계별로 시공규격 및 수량 등의 적정성을 확인하도록 검측 절차 및 방법, 시기 및 빈도 등을 기재하는 검측점검표를 작성·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설계변경이 발생하는 경우 감리자의 확인 절차를 규정하고, 감리자가 설계변경 현황을 기록·관리해 공사 이후 각종 변경사항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기술적 판단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초 및 내력구조부 공사의 철근 배근 상세, 거푸집 시공 및 콘크리트 타설 과정, 단열재 시공 상세 등 감리자가 사진을 촬영해 보관해야 하는 부위와 방법도 구체적으로 규정된다. 그 밖에 감리원 업무일지, 자재 품질시험·검사대장, 콘크리트 타설 관리대장, 공사 참여자 명부 작성 등 감리원이 작성해야 하는 각종 서식 등도 신설될 예정이다.
한편 해당 현장에 적합한 감리자가 선정될 수 있도록 ‘주택건설공사 감리자 지정기준’도 개정할 것이다. 감리자 선정 시 사업수행능력 점수와 가격점수를 종합해 적격심사를 하고 있으나 무분별한 투찰을 방지하고 보다 우수한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감리자의 재무상태 건실도 평가기준, 업무수행실적 평가기준의 등급 간 배점 격차 등을 확대해 사업수행능력기준의 변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초·철근콘크리트·철골 공사 등 주요 구조체 공사 시 추가 감리인력을 배치하는 경우엔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감리가 요구되는 초고층 주택(50층 이상 또는 150m 이상)의 감리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공공건설공사의 공공감리자 선정과 같이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총괄감리원이 전문성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면접을 실시해 그 결과가 총괄감리원의 경력 점수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정부는 ‘주택감리제도 개선대책’에 포함된 제도 개선이 연내에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감리원의 윤리의식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제도 등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