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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지역·산업계 중심으로 직업훈련의 틀 바꾼다
권태성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과장 2014년 11월호

고용노동부: 직업능력개발 혁신 3개년 실천계획

 

지난 9월 25일 정부는 지역과 산업계가 주도하는 현장 중심의 인력양성, 스펙초월 채용, 직무능력에 따른 보상 및 인사관리제도 정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직업능력개발 혁신 3개년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현장과 괴리된 교육훈련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인 낮은 청년고용률, 기술 미스매치(skill mismatch), 기업의 신규 근로자에 대한 막대한 재교육비 발생 등의 근본원인이라고 보고, 직업교육훈련의 기본 틀을 지역·산업계 중심으로 혁신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산업계가 직접 ‘무엇을 가르칠지’를 결정


이번 계획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인력양성 부문을 구체화한 실행계획으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기반 마련’의 구체적인 과제와 3년간 중점 추진할 실천계획이 담겨 있으며, 그 주요 방향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산업계가 직접 직업능력개발기준을 정해 직업능력개발의 현장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산업계가 직접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역량 등을 부문별로 체계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산업계가 주도해 개발하고, 교육훈련·자격·채용·인사관리기준 등에 적용하게 하며, NCS의 지속적 보완도 산업계가 담당한다.

 

 

또한 산업계가 주도해 현장의 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직업자격을 설계해 능력중심사회의 새로운 능력기준으로 제시한다. 기존의 직업자격이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측정했다면, 새로운 직업자격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직업자격의 능력에 대한 신호기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산업계가 중심이 돼 올해 말을 목표로 기계·재료·SW·금형·화학 등 7개 전략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자격을 설계하고 있고, 내년까지는 전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자격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의 국가기술자격도 새로운 직업자격기준을 적용해 현장성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개편하고,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자격’도 도입된다.

 

이러한 NCS와 새로운 직업자격이 직업능력개발 과정에 신속히 적용·확산되도록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새로운 직업자격을 훈련과정에 적용하면 훈련비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2016년부터는 새로운 직업자격 연계 훈련을 의무화한다. 또한 훈련기관에 대한 시설·장비 지원도 확대되고, 근로자가 편리하게 원하는 정보를 얻고 직업능력개발 이력을 누적·관리할 수 있는 ‘생애이력관리시스템’도 구축된다. 아울러 직업훈련 교사·강사에 대한 NCS교육 강화, 교육훈련으로 직무능력이 제대로 습득됐는지를 평가하는 직업능력평가사(Competency Assessor) 제도 도입 등도 추진된다.

 

둘째, 산업계·훈련생 수요가 반영되도록 교육훈련 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전(全) 생애단계에 걸쳐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능력개발체제가 구축되도록 할 계획이다. 독일·스위스 등의 도제식 교육제도를 벤치마킹한 일학습병행제를 현행 고교·대학 졸업(예정)자 중심에서 특성화고 및 대학 정규교육과정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특성화고에 대해서는 2015년에 3개의 스위스식 직업학교를 시범 운영해 그 성과에 따라 확대해 나가고, 대학교육과정에는 일학습병행형 계약학과제도와 장기현장실습제도(IPP; 한국기술교육대에서 시범운영해 취업성과가 높은 모델로서 3∼4학년 중 최소 10개월 이상을 기업에서 도제훈련을 실시하는 제도)를 활용해 도제식 교육을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취업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자기주도 학습형 고숙련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해 새로운 직업자격 기반의 경력개발경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스마트러닝·도제훈련 등 On-Off-현장훈련이 연계된 최상위 수준의 자기주도형 교육훈련과정이 제공되며, 공공훈련기관부터 시범사업을 거쳐 점차 대학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업자·재직자 등의 구분 없이 누구나 원하고 필요한 훈련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의 칸막이를 없애고, 교육훈련과 취업지원서비스를 연계해 교육훈련생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특성화고에 ‘스위스식 도제학교’ 2015년 시범 도입


셋째, 지역·산업계 주도로 스펙초월 채용 및 능력중심 보상체계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일·직무중심으로 성장한 직업인이 기업에서 객관적 평가와 합리적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능력중심의 교육훈련 및 인력관리 생태계를 구축·확산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등에서 도제훈련을 거쳐 직업자격을 취득했거나 능력이 인정된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학력이 아닌 직무능력 수준에 따라 적정한 임금과 승진을 보장하는 모범사례를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모범기업 사례를 산업별 협의체(SC)와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51(RC) 등 지역과 산업계 주도로 발굴·확산시켜 능력중심사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LG·포스코 등 29개로 구성된 대·중소상생 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을 통해 대기업이 선도하고 협력기업이 참여하는 대·중소 동반성장, 능력중심의 신고용문화 확산도 함께 추진한다.

 

넷째, 지역·산업계 주도의 직업능력개발 혁신 거버넌스를 정착시켜 나가기로 했다. 먼저 그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통제·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지역·산업계가 직업능력개발의 핵심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SC와 RC의 대표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SC·RC를 산업계·노동계·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위원회 형태로 개편하고, 직업교육훈련 전달체계를 지역·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이들의 전문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산업계 대표, 노동계 대표, HRD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직업훈련혁신 및 심사평가위원회(이하 심평위, 2014년 10월 1일 발족)’를 통해 산적한 직업능력개발 혁신과제를 산업계 중심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다. 심평위에서는 SC와 RC에서 조사한 훈련수요를 바탕으로 NCS의 보완·수정, 신직업 자격기준 마련 등 훈련내용에 관한 사항부터 적절한 지원방식·규모·수준 등 훈련 공급형태까지 직업능력개발 혁신의 모든 것을 산업계 입장에서 심의·결정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간 이·미용, 조리 등 기업의 수요와 관계없이 제공되던 13만여개 직업훈련 과정을 기업현장 친화적이고 산업계 수요에 맞는 훈련과정으로 단계적으로 개편해 나가게 된다.

 

이와 함께 사업별로 분산돼 일관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던 직업훈련 심사·평가체제를 통합해 호주의 ASQA[Australian Skills Quality Authority; 교육훈련기관 등록 및 질 관리 업무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총괄하기 위해 2011년 설립한 기관으로 ①직업교육훈련 관련 기관(RTO)의 인증·등록·관리 ②직업교육훈련(VET) 과정 인증 ③교육훈련생 서비스 관리 등의 역할 수행]와 같은 국가 차원의 통합 훈련품질관리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실업자 훈련의 심사·평가체제를 통합하고, 2015년부터는 모든 훈련과정을 통합해 심사·평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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