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공간 부족과 불법주차는 국민이 체감하는 최대의 교통 불편 사항이자 지자체 민원 1위로 전국 모든 지자체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이다. 주차공간의 절대 부족으로 주택가는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으며 구도심은 상권이 침체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이유로 약 40%가 교통 및 주차 불편을 꼽는 등 주차 문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주차장이 있더라도 주차요금을 당연히 지불해야 한다는 의견은 5.8%에 불과할 정도로 요금지불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하고 불법주차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의 62.4%가 불법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고 골목길 불법주차로 소방차와 구급차 진입이 지연돼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마저 빼앗는 등 불법주차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이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서 주차 문제 개선 필요성을 논의한 이후 지자체, 전문가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지난 9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주차난 완화 및 주차문화 발전방안’을 수립·발표했다. 이번 주차대책은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비전 아래 신규 주차장 확충 및 규제완화를 통한 주차장 공급증대, 주차정보제공시스템 도입과 합리적 요금정책 추진 등을 통한 수요관리, 주차문화 개선을 위한 캠페인 전개 및 불법주차 단속 실효성 제고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주차장 보급률 130%까지 확보, 쌈지공영주차장도 확산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거지엔 차량 운행과 관계없이 자동차 차고지를 100% 확보해야 하며, 가구통행량 조사를 통해 파악한 결과 근무지와 방문지 등에 30%의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현재 약 92%인 주차장 보급률을 장기적으로 130%까지 제고하기 위해 주차장 건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민간의 주차장 확보를 유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가 구도심의 주차난 완화를 위해 공영주차장을 건설할 경우 국비를 50% 보조하고, 소상공인진흥기금을 대폭 확대해 전통시장 인근의 주차장 건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도시재생사업, 도시활력 증진사업 등 기존 도시정비사업과 연계해 주거지 및 구도심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을 지원하고 지자체별로 구도심과 주택가의 폐·공가 및 자투리땅 소유주에게 주차장 조성비용을 지원하는 쌈지공영주차장을 확산할 것이다.
둘째, 주차장 공급과 관련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자율적인 주차장 공급을 유도한다. 특히 현재 근린, 상업, 업무시설 등만 입주할 수 있게 돼 있는 주차빌딩에 주거시설의 입주를 허용해 주차빌딩 건축 활성화를 유도하고, 건축허가 목적으로 설치해 방치되고 있는 노후 2단 수동식 주차장의 철거 시 대체 주차면 확보의무를 50% 감면해 실질적인 주차장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셋째, 기존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해 공급증대 효과를 유도한다. 공공청사, 교회, 은행 등의 주택가 부설주차장을 야간 및 휴일에 외부에 개방할 경우 주차장 시설개선비용을 지원하고, 이와 반대로 부설주차장이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고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사례는 단속해 계도할 것이다.
도심·상업지역의 주차수요 관리도 효율화해 나간다. 도심 교통혼잡의 30%는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차량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차량운전자가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주차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공영주차장에 주차정보를 수집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지자체 간 정보를 실시간 연계 제공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민영주차장의 참여도 독려하기 위해 주차정보를 공유하는 경우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상가 밀집지, 시장 등 불법주차가 심각한 지역은 무인주차기를 설치해 노상주차를 일부 허용함으로써 주차 편의를 개선한다. 또한 오토바이 이용이 많은 전통시장에 이륜차 주차구획 설치를 지원하고, 도심관광명소 주변에 관광버스 전용 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수요맞춤형 주차장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셋째, 공영주차장의 요금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시간만큼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요금을 세분화한다. 요일 및 시간대별로 요금을 세분화하고 5~10분 이내의 짧은 이용은 가급적 무료로 운영해 주차장 주변의 불법주차를 억제하고자 한다. 또한 불필요한 장기주차를 방지해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무료주차장의 유료화를 유도하되 저렴한 요금정책으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 나간다. 환승주차장 등 장기주차 위주로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과 상가 밀집지 등 수요관리가 필요한 지역의 주차요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구분해 관리한다면 주차장 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현재 승용차 중심으로 돼 있는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개선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 각 시설별 주차유발량을 면밀하게 조사·분석해 시설물의 용도 및 자동차 유형별로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세분화할 것이다. 특히 주거용 시설물에 대한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비주거 시설물은 다양한 유형을 분석해 수요에 맞는 주차장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긴급차량 정차구역 추가, 과태료 부과권은 광역단체장까지 확대
주차 문제 개선을 위해선 주차장 공급 및 수요관리와 함께 시민들의 주차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차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첫째, 주차문화 개선을 위한 홍보를 강화한다. 먼저 ‘소방차·구급차 길 터주기, 긴급차량 통행로 확보’ 등 바른 주차문화 정착53을 위한 범부처 합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불법주차의 폐해와 해외 선진사례 등에 대해 공익광고 형태로 홍보할 예정이다.
둘째, 불법주차 단속의 실효성을 제고한다. 지자체는 단속 인력이 부족하고 인력이 단속할 때 현장반발이 심한 문제도 있어 고정식 장비, 시내버스 탑재형 장비 등 기계를 통한 단속을 확대하고, 주차위반 차량에 대한 시민신고제도를 활성화해 불법주차 방지와 이를 위한 국민의식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만 적용되고 있는 불법주차 과태료 가중부과 구역에 교차로, 소화전, 버스정류장, 보도, 긴급차량 정차구역을 추가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지역은 중점적으로 불법주차를 감소시켜 나가고, 과태료 부과권을 광역단체장에까지 확대해 민원을 의식한 기초자치단체장의 소극적 단속과 부족한 인력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주차 문제는 안전한 생활여건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주차 문제의 해결은 상당한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문화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 및 개선 노력을 병행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