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0월 15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후속·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정부의 시간선택제 활성화 정책을 통해 공공 부문·대기업·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채용이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확산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이번 대책은 시간선택제 확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누구나 자신의 상황과 사정에 맞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근로문화를 정착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에 포함된 정책과제의 이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점검 결과 이행이 미흡한 과제 중 지속 추진이 필요한 과제의 세부 추진방안과 일정을 구체화해 이번 대책에 담았다. 이와 함께 관계부처 간 협업과 현장점검을 통해 발굴한 신규과제도 포함했다.
2017년까지 3,828명의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
먼저 민간 부문의 시간선택제 활용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전 부처가 대표적인 시간선택제 적합직무를 발굴하고 성공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기관 텔러, 전문연구인력, 간호사, 바리스타 등 총 20개 직무를 시간선택제 적합직무로 지정하고, 부처별 집중관리를 통해 연말까지 3천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간선택제 공무원 신규채용을 확대한다. 지방직에 대해 시간선택제 채용 목표비율을 기존보다 1%p 상향해 2017년까지 3,828명의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채용에 대한 재정지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요건을 완화해 내년부터 최저임금의 120% 이상,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의 경우도 인건비 지원대상(직접노무비, 임금의 50%를 월 8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에 포함했다. 이에 더해 간접노무비 지원을 신설해 중소기업의 시간선택제 노무관리 소요비용 중 일부를 지원(1인당 월 10만원씩 1년간 지원)한다.
한편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근로자의 자발적 수요에 부합하고 기업의 부담도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대책에선 공공 부문의 전환형 활성화 방안과 민간 부문의 전환지원을 위한 재정지원 방안을 포함했다. 공무원의 근로시간 단축범위를 민간 수준으로 확대(주당 15~35시간)해 개인의 수요에 부합하는 자유로운 근로시간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육아를 이유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공무원에게 감소한 월급의 30%를 지원하는 제도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시간선택제 전환교사제도도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
공공기관 인력의 시간선택제 전환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을 개편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전문연구인력의 시간선택제 전환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민간 부문의 전일제→시간선택제로의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신설했다. 기존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경우 사업주는 신청 후 심사를 통해 전환장려금(근로시간 비례임금보다 추가 지급한 임금 등 인센티브의 50%를 월 5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간접노무비(인사·노무 관리비용을 1인당 월 20만원씩 1년간 지원)·대체인력 인건비(대체인력 채용 시 발생하는 인건비의 50%를 월 6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사회보험·퇴직급여 등 제도 개선…시간선택제 근로자 차별 해소
이번 방안에선 근로자가 시간선택제 근로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인 열악한 일자리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현행 사회보험 적용기준은 단일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전일제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시간제 근로자가 배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사회보험 적용에서 복수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퇴직급여 산정방식도 개선한다. 종전에는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했으나, 앞으로는 근로형태(전일제·시간선택제) 구간별로 퇴직급여를 산정하고 이를 합산하는 방식을 적용해 시간선택제 전환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퇴직급여액 감소를 방지하게 된다. 또한 시간선택제 신규채용 공무원을 공무원연금 적용대상에 포함했다. 대우에서 전일제 공무원과의 차별을 방지하고 공직에 대한 소속감과 동질감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한 사업주에게 재정지원을 통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기존의 계약직 시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중소·중견기업 사업주에게 임금의 일부를 지원(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임금상승분의 50%를 월 6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하는 제도도 2015년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도입·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길잡이 역할을 해줄 ‘시간선택제 운영 매뉴얼’을 마련한다. 시간선택제 정착 노하우를 담은 우수사례를 제시해 민간 부문에의 정착을 유도할 예정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관련 입법은 노사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세부 통계자료가 없다는 지적을 반영해 2015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부터 다양한 세부 통계를 산출해 발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간선택제 채용 및 전환이 우수한 기업에 정책자금·신용보증·공공조달 등을 통한 정책적 우대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를 원활하게 이행할 경우 민간의 대표적인 직무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전환형 시간선택제 활성화를 통해 근로자 개인의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을 스스로 결정하는 선진국형 근로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임금·사회보험·계약기간 등 취약한 근로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