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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해설
자원주권시대 대비해 농생명자원 기본 플랫폼 만든다
홍성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2014년 12월호

 

농림축산식품부: 2차 농업생명자원 기본계획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보존생물종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사용이익의 공평한 분배를 목적으로 1992년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돼 1993년 12월 29일 발효됐다. 그러나 사용이익의 공평한 분배가 선언적 의미에 그쳐 이의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 2010년 일본에서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됐다. 아울러 지난 10월 12일 평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회의에서 유전자원 부국과 EU를 중심으로 한 50개국의 비준으로 나고야의정서가 공식 발효됐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이제 자원을 이용하려면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원을 이용해 얻은 이익을 자원을 제공한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하지는 않았으나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비준을 위한 준비작업은 진행하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생명자원 이용에 대한 권리를 강화시켜 본격적인 자원주권시대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자원이용에 대한 권리강화는 필연적으로 자원 이용국의 부담을 늘리게 된다. 최대 자원 이용국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이 비준을 늦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 생명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제약, 화장품, 식품, 종자 분야의 부담이 연간 3,500억원에서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존에서 수요자 중심의 활용체계로 패러다임 변화

 

중국의 토착식물 스티아니스에서 추출한 물질로 개발된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는 매년 20~3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그러나 타미플루를 개발한 스위스 로슈홀딩사도 앞으로는 자원국인 중국과 협의해 이익을 공유해야만 판매가 가능하게 된다. 이처럼 생명자원에 대한 주권확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원의 확보·관리 노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국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농업생명자원을 국가 자산으로 인식해 2008년 「농수산생명자원의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9년 세계 5대 유전자원 강국 실현을 목표(2018년)로 1차 기본계획(2009~2013)을 수립, 1,196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농업식물유전자원 보유능력을 세계 6위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생명자원의 접근성 향상과 이용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질적 성장은 함께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나고야의정서 발효를 대비해 농생명자원의 관리 패러다임을 보존에서 수요자 중심의 활용체계로 변화시킬 필요성을 반영한 2차 농업생명자원 기본계획(2014~2018)을 새롭게 수립했다. 2차 기본계획은 ‘농생명자원의 플랫폼(Platform) 조성으로 자원 주권 강화’를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농생명자원의 수집, 관리, 보존 및 산업화의 4대 추진전략과 10개 세부과제로 구성했다.

 

첫째, 자원이 곧 주권인 시대에 토종 자원의 확보에 집중한다. 활용가치가 높은 자원을 중심으로 작물별·지역별로 연차적 계획을 수립하고 자원수집에 유전자원 관리기관과 대학, 연구소 등 민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식량작물에 편중돼 있는 자원을 다양화하고, 유전자원 관리기관도 확대한다. 해외 자원의 확보를 위해 국제기구 및 국제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기술지원 등 국제협력도 한층 강화한다.

 

둘째,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자원을 식물 품종육종 이외에 신물질, 바이오 식·의약품, 천연물 농약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토록 기능성 정보 및 분자생물학적 특성 정보 제공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기초특성평가 중심에서 정밀특성평가 중심으로 전환하고,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용형질에 대한 특성평가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전문가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해 품목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나고야의정서 발효 대비 지원 강화

 

셋째, 생명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안전한 보존체계를 마련한다. 소량·저활력 자원을 우선적으로 증식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수종은 유·무성 증식기술을 이용한다. 재래종 등 중요 자원에 대한 DNA 추출, 바코드시스템 관리, 동결건조 분양시스템을 실행할 수 있는 유전자 뱅크를 구축하고, 자원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 수원과 전주의 유전자원 저장고를 활용한 중복보존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넷째, ‘생명자원정보 서비스 시스템(BRIS)’을 국내외 수요자가 손쉽게 자원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우선 국내 우수한 토종자원이 해외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전접근승인(PIC), 이익공유(MAT) 등 자원이용체계와 농생명자원 관리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한다. 아울러 자원의 특허정보, 품종등록, 연구논문 등을 분석해 기술성·시장성·사업성 등의 기술가치와 이들 정보를 수요자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품목별·47기능별 목록체계를 갖출 것이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대비해 토종종자에 대한 특성정보와 관련 전통지식 인벤토리를 작성하고 유전자 분석·판별기술도 확립한다. 자원이용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고야의정서 이행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배포하고, 사례별 Q&A를 발굴해 제공한다. 국제분쟁에 대비해 계약서 작성, 법률지원을 위한 전문가 지원 서비스도 시행한다. 아울러 농생명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농촌진흥청, 산림청 및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역할을 분담하고, 글로벌 유전자원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제 유전자원 협력 훈련센터를 확대·운영할 예정이다.

 

생명자원을 활용한 국내 바이오산업 시장은 2007년 3조7천억원에서 2011년 6조6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제조업, 전자산업에 비해 훨씬 높다. 바이오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IT, BT, NT 등 6T와의 융복합 그리고 나고야의정서 발효와 맞물려 생명자원의 가치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번 2차 기본계획이 우리나라가 농업생명자원 강국이 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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