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지역발전 5개년계획’이 발표됐다. 정부가 어떤 계획을 발표하면 언론에서는 흔히 ‘야마’(속어, 알맹이라는 뜻)라는 것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일부 기자들은 이번 ‘지역발전 5개년계획’에 그 흔한 ‘야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 그랬을까?
사실 이번 지역발전 5개년계획은 세 번째 계획이다.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이슈가 본격 제기된 참여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이 최초로 수립돼 혁신도시 등에 대한 개발계획이 마련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수립된 5개년계획에는 5 +2 광역경제권 개발 등 지역개발사업이 제시됐다. 이번에 발표된 5개년계획에도 의례 대규모 개발계획이 포함돼 있으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없다. 지역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 같은 혹할 만한 거창한 계획이 없는 것이다. 대신 ‘지역행복생활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리고 지역행복생활권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하겠다고 했다. 중앙정부가 사업을 정해 지역에서 시행하는 방식이 아니고, 지역이 할 일을 스스로 발굴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다고도 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보여주기식 사업은 NO!?지역 주도의 주민 체감형 사업으로
사실 지역행복생활권은 이번 5개년계획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13년 7월 박근혜정부 지역발전의 비전을 담은 ‘지역희망(HOPE) 프로젝트’가 발표된 바 있다. HOPE 프로젝트에서 정부는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행복과 희망을 체감하며(Happiness), 행복한 삶의 기회가 고르게 보장되고(Opportunity), 자율적 참여와 협업이 이뤄지며(Partnership), 정책 사각지대가 없는(Everywhere) 지역발전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은 개발을 통한 보여주기식 지역발전이 아닌 지역주민의 행복을 우선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과거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지역정책이 지역 January주민의 삶의 질은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한 때문이다. 간격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지역은 20∼30년 전 그대로 머물러 있는 곳이 많다. 그 속에서 사는 주민들은 20∼30년 전의 환경에서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확정된 지역발전 5개년계획은 ‘지역주민의 행복’이라는 비전을 5년간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를 담고 있다. ①지역행복생활권 활성화 ②지역일자리 창출 ③교육여건 개선 ④지역문화 융성 ⑤복지의료체계 개선 등 5대 분야로 구성돼 있고, 중앙부처(18개)의 21개 실천과제(266개 세부사업), 17개 시ㆍ도의 시ㆍ도별 생활권과제와 5대 분야별 시ㆍ도의 역점과제로 구성돼 있다.
‘지역행복생활권 활성화’는 지역주민의 실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고 주민행복 증진에 필수적인 기초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분야다. 지난해 3월 확정한 56개 지역행복생활권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마을기업을 만드는 활동에서부터 농어촌 상하수도 확대, 생활공원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또한 구도심의 달동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농어촌 읍면 소재지를 지역의 중심지로 활성화하며, 전국의 주요 도로와 철도, 항만 등을 지속 확충해 전국을 반일생활권으로 만들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력 제고’는 지역의 특성과 산업생태계를 고려해 주력산업 등 지역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분야다. 지역별로 대표산업을 육성하고 지역투자를 촉진하는 여러 제도들을 정비ㆍ강화하며, 노후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지역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혁신도시ㆍ기업도시 등 지역거점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며, 농어업을 서비스업ㆍICT 등과 융복합해 고부가가치화한 6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 어디에 살든 교육ㆍ복지ㆍ문화 고르게 누리도록 체계 구축
‘교육여건 개선 및 창의적 인재양성’은 지역의 초ㆍ중ㆍ고교 및 대학 혁신을 통해 지역인재들이 지역에서 교육받고 지역을 위해 일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농어촌 초ㆍ중교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인재전형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등 지방대학을 육성하며, 지방대학의 특성화를 지속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일-학습 병행이 가능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시ㆍ도의 평생교육진흥원 ― 시ㆍ군의 평생학습도시 ― 읍ㆍ면의 행복학습센터로 이어지는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역문화 융성, 생태 복원’은 지역의 문화자원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브랜드 있는 지역을 육성하고 지역주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분야다. 문화도시ㆍ문화마을 등 지역별 문화특성화를 지원하며, 작은도서관ㆍ작은영화관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소외지역의 문화격차를 해소할 계획이다. 지역별 관광테마를 발굴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고, 도심하천의 생태 복원과 농업유산 상품화 등을 통해 생태관광도 확대할 것이다.
‘사각 없는 지역 복지ㆍ의료’는 지역 어디에 살든 기본적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역복지체계를 구축하고, 생활의료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주민센터의 복지기능 강화 등 복지전달체계를 확실히 하고, 주민건강증진사업들도 꾸준히 추진한다. 취약아동에 적합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림스타트사업 등을 통해 아동ㆍ청소년이 필요로 하는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령자ㆍ장애인 등 수혜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복지를 추진한다. 또한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을 지원해 분만, 필수 내ㆍ외과 진단 등은 24시간 어디서나 가능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서울을 포함한 17개 광역 시ㆍ도의 ‘시ㆍ도 발전계획’은 지역별 비전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지역행복생활권, 일자리ㆍ경제, 문화ㆍ복지ㆍ교육 분야의 세부 실천과제와 핵심성과지표, 공간발전구상을 담고 있다. 부산을 예로 들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지정학적 이점과 집적된 산업기반을 잠재력으로 제시했다. 구도심 활력증진 및 주민체감 인프라 확충, 첨단산업 성장거점 육성, 문화향유 기회확대와 생태하천 복원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게 되고, ‘글로벌 영상산업 특성화 도시조성’을 특화발전 프로젝트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발전 5개년계획에 포함된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총 165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중 국비가 109조원으로 역대 최대이며 최초로 세 자리 숫자 예산이 투입된다. 정부의 지역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5개년계획을 통해 ‘지역의 행복이 대한민국의 행복’을 목표로, ‘쾌적한 삶터, 꿈이 있는 일터, 즐거운 쉼터’가 있는 지역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