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경제정책해설
민자사업에 위험분담형·손익공유형 사업방식 도입
김명주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정책과장 2015년 06월호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

 

오늘날의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가 되기까지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 아닐까 싶다. 흑묘백묘란 말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 중국 사천지방의 속담이었는데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登小平)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주장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다. 그에게 흑묘백묘는 고양이 색깔이 어떻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관계없이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면 그게 최고라는 뜻이다.

 

최근 우리 경제지표가 일부 개선되고는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 과거에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해 왔으나 현재는 재정여력 부족으로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다. 반면 민간에는 여유자금이 풍부하다. 그러나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사내유보금으로 쌓이거나 해외에 투자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가 전체의 가용재원(재정+민간자금)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회복하고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 흑묘백묘론이 정답인 것 같다. 재정이든 민간자금이든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자금의 원천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민자 특수목적법인(SPC)의 대기업 계열사 편입 유예

 

정부는 시중 여유자금에 대한 안정적 투자처를 제공하면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4월 8일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 각국도 최근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재정이 부족해지면서 민간자금을 활용한 경기 활성화에 적극적이며 국제기구도 이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가입을 확정한 AIIB(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도 민간투자를 핵심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시에 민간자본이 정부재정을 대신해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집중 투자됨으로써 경기회복에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번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선 우선, 민간의 리스크를 줄여 투자를 유인하는 창의적인 사업방식을 도입했다. 그동안의 민간투자 추진방식은 사업리스크를 민간이 대부분 부담하는 수익형(BTO; Build-Transfer-Operate) 위주로 수행돼 왔다. 그런데 2009년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제도가 폐지되고, 최근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되자 민간에서는 리스크가 큰 BTO사업 투자에 소극적이 되면서 BTO사업 규모가 2007년 5조2천억원에서 2013년 1조9천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BTO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두 가지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했다. 위험분담형(BTO-rs; BTO-risk sharing)은 주무관청과 사업자가 사업위험을 분담(50% 수준)해 사업수익률과 이용요금을 낮추는 방식이다. 또한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는 손익공유형(BTO-a; BTO-adjusted)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BTO-a는 정부가 최소사업 운영비만큼 위험을 분담하고, 초과이익 발생 시 공유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사업방식 도입으로 민간사업자의 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연기금ㆍ보험사 등의 장기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투자가 어려웠던 정수장ㆍ상수관망 사업 등 새로운 분야에 상당한 규모의 신규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둘째, 민간투자 제약요인을 대폭 완화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 편입 우려로 민간투자 특수목적법인(SPC; Special Purpose Company)에 투자를 꺼려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투자 SPC의 최다출자자인 건설사가 임원구성ㆍ사업운영 등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건설기간 동안 계열회사 편입을 유예키로 했다. 앞으로는 계열편입 부담이 완화돼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민간투자사업 관련 제출서류를 기본설계 수준에서 기본계획 수준으로 대폭 간소화했고, 제안비용 보상금액과 최초제안자 우대점수를 현실화했으며, BTO사업의 최소 자기자본비율(건설기간)을 20%에서 15%로 완화했다. 아울러 경쟁적 협의절차(주무관청이 복수의 입찰자와 해당 사업과 관련된 쟁점들을 협의를 통해 해결하면서 최종 낙찰자 선정에 이르는 입찰방식으로 영국ㆍ캐나다ㆍ호주 등 선진국은 이미 도입)를 도입해 길고 복잡한 민간투자절차도 단순화했다. 경쟁적 협의절차를 도로사업에 적용하면 ‘시설사업기본계획 고시~협약체결’까지 약 15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투자 우선검토제도’ 도입…토지선보상제도 지자체 사업까지 확대
셋째, 민간투자 대상시설도 확대했다. 매년 약 20조원 규모의 SOC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있으나, 민간투자로 추진이 가능한 사업도 관행적으로 재정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그 결과 민간투자로 추진할 경우의 장점인 예산절감 기회〔민간투자사업은 VFM(Value For Money)를 통해 재정사업보다 예산이 더 적게 드는 경우에만 추진〕를 상실하고 국가재정의 효과적 활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도로ㆍ철도ㆍ환경 등 이용요금으로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경우 예비타당성 신청단계부터 민간투자절차를 진행하는 의무적 ‘민간투자 우선검토제도’를 도입했는데 매년 약 2조원의 사업이 재정에서 민간투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편 임대형(BTL; Build-Transfer-Lease) 민간투자사업 제안 허용, 공공청사 중 중앙행정기관(소속기관 포함) 청사 및 교정시설을 민간투자 대상시설에 포함하는 내용의 「민간투자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민간의 창의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재정투입을 최소화하면서 노후 공공청사의 복합개발(관공서+문화센터+임대사무실)이 가능해지는데 정부는 올해 중 입법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끝으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정부지원 확대다. 토지보상비 지급지연에 따른 지가상승과 이에 따른 보상비 과다지급을 방지하기 위해 2014년에 도입된 토지선보상제도를 지방자치단체 사업에까지 확대했고, 대형 민간투자사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를 3천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부대사업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고속도로 쇼핑몰ㆍ주차장 등 다양한 형태의 부대사업 추진이 예상되고, 정부법무공단 내 민간투자전담팀 신설로 민간투자사업 관련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지원한다. 한편 진행 중인 민간투자사업도 절차 단축, 민원의 조기해소를 통해 2017년까지 사업별로 3 내지 18개월을 단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조3천억원의 조기집행이 가능해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시장에서 반응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정부는 이번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과 지속적으로 협의했고 그동안 업계에서 건의한 제도개선 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저금리가 일상화돼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요즘 민간투자사업은 시중 여유자금에 확실하고 안전하며 수익성이 높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멍석은 깔아졌다. 이제는 민간업계에서 창조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제안해 올 것을 기대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