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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디지털화와 지능화··· 생산·소비·노동에 전방위적 변화 올 것
장필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7년 02월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산업 구조가 자원 활용의 최적화에 기여하는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점이다. 각종 사물과 자산이 디지털 세상으로 연결되고 활용 및 통제가 가능해진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용 자원과 수요자가 연결됨에 따라 자원의 활용이 최적화되고, 생산성과 사회후생이 향상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걱정 혹은 대응과 회의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이 글에선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디지털화와 지능화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근래의 기술적 변화들이 혁명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생산, 소비, 노동 등의 부문에서 전방위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각 부문을 어떤 미래로 이끌고 있는지,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오늘날 길목의 풍경은 어떠한지 둘러보자.


스마트팩토리와 디지털 플랫폼 통한 효율 극대화
업혁명은 말 그대로 산업과 생산의 변화에서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의 요소 가운데 생산의 변화를 가져오는 첫 번째 요인은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각종 무인 설비 등을 통해 구현된 스마트팩토리는 사람의 개입이 없어도 재료와 설비들이 스스로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고객 맞춤형으로 제품을 생산해낼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가 있다. 이전에는 기업의 생산계획에 따라 노동자들의 수작업을 통해 신발을 제작했지만 스피드팩토리에서는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로봇의 자동공정을 통해 제작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선진국 제조 공장이 다시 본국으로 귀환하는 리쇼어링 현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산업 구조가 자원 활용의 최적화에 기여하는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점이다. 각종 사물과 자산이 디지털 세상으로 연결되고 활용 및 통제가 가능해진다. 이와 같은 자원의 연결과 효율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의 가치 및 그 영향력이 막대해지게 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보다 자동차 중개업체가 커진다거나 거대 글로벌 호텔업체보다 숙박 중개업체가 커질 것이라고 쉽게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미 우버(Uber)는 지엠(GM)보다, 에어비앤비(AirBnB)는 힐튼호텔보다 커졌다. 이같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용 자원과 수요자가 연결됨에 따라 자원의 활용이 최적화되고, 생산성과 사회후생이 향상될 수 있다. 한편 이의 반대급부로 자동차나 숙박시설 등을 비롯한 각종 재화들이 이전보다 적은 수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수요감소의 위협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그간의 산업혁명은 제조기술의 발전이 촉발한 것인 데 반해 4차 산업혁명은 소비적 측면에서의 변화가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가용 자원과 수요자들이 서로 긴밀히 연결된다. 소비자의 소비패턴, 제품의 사용환경과 활용방식 등을 비롯한 소비정보들이 방대하게 수집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 맞춤형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어감을 의미한다.


수요자가 가진 수요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만족시키려는 변화는 서비스화를 의미한다. 수요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던 기업들은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해당 제품의 활용을 통한 만족이지 제품 자체가 아님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지능화된 제품들의 등장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GE가 있다. GE는 항공기 엔진을 제작해 판매했으나 이제는 엔진을 대여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엔진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엔진의 유지 보수를 책임진다.


기술의 노동 대체 가능성 높으나 그 정도와 시점은 미지수
4차 산업혁명이 생산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일관된 전망들이 많은 반면, 일자리나 직무형태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매우 논쟁적인 것이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그 결과는 대단히 상이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있다. 먼저 지난해 초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고용의 미래(Future of Employment)」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15개국에서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총 510만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국내에선 대체로 막대한 실업을 일으킬 것이라는 근거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전체 근로자 18억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이 간과되곤 한다. 또한 최근 직무특성을 기반으로 고용 대체 가능성을 전망하는 연구들의 시초가 된 2013년 프레이 오스본(Frey Osborne)의 연구(통칭 옥스퍼드 보고서)에선 미국 일자리의 47%가 컴퓨터와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유사한 방법을 적용한 최근 정부의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에 따르면 국내 노동량의 약 49.7%가 대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두고 보면 대단히 충격적인 수준이지만 이는 다양한 인공지능기술과 로봇기술이 완벽하게 완성된 시점을 가정한 결과다. 어떤 시점에 이와 같은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선 답하기 어렵고 대체될 때가 되면 대체된다는 의미를 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인공지능기술의 노동현장, 특히 전문직 현장으로의 투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IBM의 인공지능 의사인 왓슨(Watson)의 폐암 판독 성공률은 일반 의사들의 50%를 훨씬 상회하는 90% 수준에 달했다. 또한 일본 보험회사인 후코쿠 생명은 올해 1월 IBM의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34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실업의 위협은 육체노동보다는 오히려 관리직, 행정직, 전문직에 더욱 빨리 찾아올 전망이다.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이 인간에게 어렵다는 모라벡의 역설 때문이다. 기술의 노동대체는 양극화 심화와 중산층 붕괴라는 근래의 현상을 극도로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개발을 적은 노동시간과 안전한 업무환경을 이루고 인간본연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노동으로 살아가게 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이 변화가 도래할 시점과 그 영향의 정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보통 어려운 문제여서 미래 변화를 전망하기 어려운 분야들을 ‘카오스 시스템’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카오스 시스템도 두 가지 단계가 있다. 기상예측과 같이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다 고려하지 못해서 생기는 카오스 시스템이 1단계다. 2단계 카오스 시스템은 가뜩이나 전망이 어려운 문제인데, 미래 전망 결과에 따라 미래 결과가 뒤바뀌기도 하는 경우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2차 카오스 시스템이다. 어느날 불쑥 도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사회의 미래상이기 때문이다. 예측과 전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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