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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1%의 고품질 교육을 99%가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2017년 04월호



“전 세계 누구나 돈이 없어도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누구든 전 세계 최고의 선생님에게 최고의 교육을 수돗물을 틀어 쓰듯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세계 최고 글로벌 교육플랫폼 회사에 도전하는 ST유니타스 윤성혁 대표(37세)의 말이다.


솔직히 지난 2월 중순 갑자기 이 회사가 미국의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한다는 뉴스를 접하기 전까진 ST유니타스에 대해 잘 몰랐다. 프린스턴리뷰가 어떤 회사인가. 1981년 설립돼 36년간 미국의 명문대 입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랭킹을 발표하고 각종 교재를 출판하며 학원을 운영하는 회사다. 4천명의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14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필자도 이 회사가 출판한 워드스마트라는 책으로 공부한 일이 있다. 그런 글로벌한 유명 교육회사를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회사가 인수했다고? 믿기 어려웠다. 그래서 ST유니타스의 윤성혁 대표를 만나봤다.


단기 이익보다 성장 택하며 60여개 분야 교육영역 진출
2010년 윤성혁 대표가 창업한 ST유니타스는 영단기, 공단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7년간 쾌속성장을 기록해 2016년엔 매출액 4천억원에 직원 수만 1,200명에 달하는 에듀테크 회사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메가스터디, 이투스 등의 경쟁회사들을 모두 추월해 인터넷 교육영역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회사 중 하나가 됐다. 단기 이익보다는 성장을 택하며 인수합병을 통해 60여개 분야의 다양한 교육영역에 진출했다. 이렇게 급성장한 ST유니타스를 ‘교육업계의 아마존’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제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해 글로벌시장에 도전하려 한다. 불과 7년 만에 어떻게 이런 회사를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놀라운 창업스토리를 들어봤다.


공대에서 토목을 전공했던 윤 대표는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서 잠시 일하다 이투스라는 회사로 옮기면서 교육업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2010년 1,900만원의 자본금으로 4명이서 교육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성공한 스타트업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문제를 잘 해결해내는 회사다. 그에게도 꼭 풀고 싶은 문제가 있었다. “기존의 교육업체들은 학생의 실력을 올려주는 것보다 공부를 오래하게 만드는 것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공부하면 끝날 것을 두 달, 세 달씩 하도록 하는 식이었죠. 그래야 매출이 오르니까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영어시험 공부를 단기간에 쉽게 정복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영어단기학교, 즉 ‘영단기’였다. 토익 단기 고득점자 1,444명을 연구해 그들의 공부습관과 공부법을 녹여냈다. 그리고 2010년 11월에 이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오픈했다. 처음에는 강의의 절반가량을 무료로 열었다. 콘텐츠를 잘 만드니까 고객들이 호응했다. 8개월이 지난 후 보니 90% 이상의 고객이 유료로 전환했다.


그 다음으로는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공단기’를 내놨다. 당시에는 7·9급 공무원, 경찰소방공무원 시험 등을 위한 학원을 다니는 데 꽤 큰돈이 들었다. 역시 몇만 명의 합격자를 분석해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인생을 걸고 준비하는 시험인데 이름도 없는 회사의 강의를 듣겠냐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지만 좋은 콘텐츠로 승부했다. 그렇게 시작한 영단기, 공단기가 지금은 ST유니타스 4천억원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표상품이 됐다.


프린스턴리뷰 인수로 미국시장 공략…인공지능 가정교사 만들어보고파
ST유니타스에서 특히 감탄한 부분은 첫 번째로 1%만 누리는 고품질 교육의 기회를 기술을 이용해 99%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철학이다. 훌륭한 강사를 확보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며 가격파괴를 통해 싼값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영단기가 도입한 ‘프리패스’가 대표적이다. 매달 3만원대만 내면 1만5천개의 영어강좌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다. 윤 대표는 ‘교육계의 넷플릭스’라는 말을 듣는다고 소개했다. 월 1만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세계를 석권한 넷플릭스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초기 성공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나가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특정 교육시장에서 제일 비싼 제품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그것을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ST유니타스는 약 60개 교육 분야에 진출했다. 대학입시, 어학에서 출발해 취업, 공무원시험, 교원임용시험, 법무사 등 전문직 자격증시험, 유학시험, 심지어는 약대·의대시험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직장의 직무교육으로까지 확대하는 등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평생교육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인수합병을 통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이다. 대학입시교육을 하는 스카이에듀를 비롯해 유니타스브랜드, MBC뷰티아카데미, 서점 리브로 등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 프린스턴리뷰는 벌써 13번째 인수다. 윤 대표는 “대부분은 인재 인수”라며 “우리나라에서 분야별로 제일 잘하는 분들을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투명과 평등을 강조하는 스타트업 문화다. 윤 대표는 특히 회사의 모든 정보를 오픈하면 누구나 경영진처럼 행동하고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같이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오전 약 70명이 참여하는 본사 경영진 회의인 ST포럼은 1,200명 전 직원에게 실시간 생중계된다. 직원들은 전사 경영현황에 대한 내용을 낱낱이 보고, 자기의견을 댓글로 적을 수도 있다. 대표부터 일반사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똑같은 크기의 책상에 앉아 서로를 ‘님’으로 부르며 수평하게 일한다. 대표이사라고 따로 방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매달 전 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복도에 전시하고 상사가 피드백을 주는 문화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고객의 목소리를 대표가 직접 듣고 반영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ST유니타스 교육 홈페이지에는 가장 잘 보이는 왼쪽에 ‘대표에게 바란다’라는 버튼이 있다. 여기를 누르면 누구나 윤성혁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윤 대표는 “사이트가 다운되면 고객들의 항의메일이 바로 빗발치는 바람에 회사에서 제가 제일 먼저 알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덕분에 어떤 새로운 영역에 진출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고객들에게 직접 얻는다.


그에게 앞으로 어떻게 프린스턴리뷰를 통해 미국시장을 공략할 예정인지 물어봤다. “프린스턴리뷰에서 제공하는 고급 입시지도는 시간당 1,500달러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도 역시 고급교육은 비싼 것이죠.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미국 교육시장에서도 가격혁명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특히 영단기, 공단기를 운영하면서 쌓은 데이터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저희는 쌓인 데이터를 통해 고객인 학생이 시험에 합격할지 떨어질지 타이밍을 당겨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데이터를 쌓아 학생들이 어떤 대학에 가는 것이 좋을지 예측해주는 인공지능 가정교사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항상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모델을 배우고 따라하기 바빴다. 그런데 ST유니타스는 선진 교육시장인 한국에서 태어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장한 로켓스타트업이다. 이 토종 스타트업이 과연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을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ST유니타스가 미국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성공신화를 글로벌하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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