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위해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정보가 공유되며, 경제주체가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제공되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실험하고, 수정하고, 변경하는 일이다. 협력하고, 피드백하고, 다시 협력하고, 다시 피드백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공개되고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새로운 가치와 사업모델이 도출되는 것이다.
지금은 플랫폼시대다. 플랫폼은 수많은 사람, 사물, 데이터가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협력과 피드백을 지속하면서 반복적으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이 도출된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술과 기술, 업종과 업종, 지역과 지역은 그들 사이의 경계를 벗어나 협력하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 생산자, 판매자라는 고정된 역할구분도 사라진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시장에서 경제주체는 동영상을 만들고, 소비하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방식의 소통문화에서 시작한다.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통플랫폼 운영방식이 개인, 조직, 단체, 사회,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실물과 사이버 세계가 실시간 소통 이제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출하는 절차와 원칙이 필요하게 됐다. 특정 기술, 산업, 지역을 구분하는 산업정책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살아 있는 아메바처럼 기계 설비, 전기전자, 소프트웨어, 자동차, 화학, 농업 등의 전 산업이 연결된다. 이미 시장은 수요자, 판매자, 공급자의 구별마저도 없어지는 플랫폼 생태계다. 서로 다른 경제주체들이 만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이러한 플랫폼 소통문화는 두 가지 강점을 가진다. 첫째, 정책설계 과정이 모두에게 개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가치사슬과 가치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것이다. 둘째, 플랫폼에서는 주제별 워킹그룹의 활발한 협력과 피드백이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주기적·반복적으로 결과물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주제별로 협력하며 토론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다. 곧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일어나는 토양이다. 기업 차원에서 적용해왔던 개방형 혁신이라는 접근방식이 이제는 경제정책에도 도입돼야 하는 이유다.
사물인터넷이 제조공정에 접목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장에서 맞춤형 주문생산이 가능하다. 핸드폰으로 주문한 모터사이클이 6시간 이내에 공장에서 조립된다. 이를 위해 경영정보와 사업장 정보시스템이 연결돼 실시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독립적이었던 의사결정이 통합되는 일이다. 즉 기존 국제표준에 ‘소통(communication)’과 ‘정보(information)’가 추가된 것이다. 경영자와 공장관리자의 소프트웨어가 통합돼 차별화된 고객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맞춤형 주문생산은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즉 물리적인 공정을 디지털로 전환한 시스템에서 가능하다. 마치 레고 장난감 모형처럼 실제 현장에서 기계 설비들이 사물인터넷으로 소통하면서 조립하는 것이다. 고객 주문을 사이버공장에서 시뮬레이션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실물과 사이버 세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사업모델의 성공은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을 파악하는 일이 어렵고 더구나 서로 다른 업종과 기술이 만나서 전혀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실시간 최적화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여행 갈 도시의 교통수단, 날씨정보, 응급실, 문화재 등의 정보를 종합해 여행일정을 미리 설계해준다. 나아가 사물인터넷은 제조공정에까지 연결돼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개별적으로 주문하면 그 고객만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한다.
첨단기술, 특허, 자본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자산은 ‘소통능력’ 4차 산업혁명은 지식경연이라는 소통문화로 완성될 것이다. 2017년 4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총 1천여개 주제가 발표됐다. 30분 혹은 10분 단위로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총 5일 동안 향유할 수 있는 지식공유 소통플랫폼이었다. 독일, 미국, 일본, 중국에서 온 정부, 연구소, 산업계 협회, 기업, 대학들이 발표했다. 이들이 1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독일은 정부, 기업, 일반시민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지식소통 문화는 이미 대학에도 확산됐다. 각 단과대별로, 즉 공대, 자연대, 사회과학대, 인문대 출신 석사·박사 과정 학생들이 지식경연을 벌인다. 자신들의 논문주제를 10분씩 친구 혹은 선배와 후배 앞에서 발표하는 일이다. 대학도시를 중심으로 시민과의 소통도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지역에서 흥미로운 주제와 연구과제 프로젝트 결과물을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일반시민들이 첨단과학기술과 혁신정책의 내용을 듣고, 그 내용과 흥미로움에 대해 그룹별 합의 점수를 준다. 개강파티, 산업전시회, 세미나, 국제 콘퍼런스 등에서 지식경연이라는 소통문화가 열려 있다.
소수의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지식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동력은 바로 소통에서 일어난다. 첨단기술, 특허, 자본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자산은 소통능력이다.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첨단과학기술은 시장에서 판매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용화에서 혁신은 고객과의 소통이 그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지식경연은 시장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 혹은 전공지식을 일반시민에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지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괴감이 아니라 게임처럼 즐기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다. 노래, 시낭송, 개그와 같은 수준으로 지식을 자랑하고 경연하는 새로운 소통문화인 것이다.
고객은 이제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을 원한다. 시장과 고객욕구 변화에서 유연하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서로 다른 업종인 기계, 전자, 정보통신 업종이 시시각각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방식이다. 마치 레고 장난감 모형으로 비행기도 만들고, 병원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농민에게 트랙터를 임대하고,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수리를 제공한다. 주변에 있는 엔지니어를 연결한 서비스다. 이렇게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위해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연결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가 공유되며, 경제주체가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제공되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설계하고, 실험하고, 수정하고, 변경하는 일이다. 협력하고, 피드백하고, 다시 협력하고, 다시 피드백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공개되고 반복되고 지속되면서 새로운 가치와 사업모델이 도출되는 것이다. 새로운 소통문화에서 혁신동력이 생겨나며, 그 안에서 4차 산업혁명은 완성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국가경쟁력의 차이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