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 혁신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선결과제는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을 새로운 사회 인프라 차원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빅데이터 생태계는 입력(수집), 처리(가공), 출력(활용)이라는 구성요소가 서로 맞물리는 강화 루프를 그린다. 따라서 빅데이터와 AI의 정교한 연계를 통해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의 확보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에 대해서는 논자에 따라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본질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의 융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을 전제로 4차 산업혁명의 작동 메커니즘과 그 충격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세상 모든 것이 점차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현실세계의 모든 거동과 상태가 디지털 데이터로 재구성되고,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유통 가능해지고 있다. 둘째, 이 과정에서 전통적 산업은 빅데이터의 분석력을 기초로 새로운 가치 창출과 문제해결력을 갖는 초연결산업 생태계로 전환된다. 셋째, AI기술의 발전으로 빅데이터의 배후에 있는 규칙성과 특이성을 추출해 물리시스템의 통제 가능성을 증대하고 사이버시스템과의 최적 융합시스템으로 재편된다.
빅데이터로 의미 있는 특징 추출하면 다양한 패턴의 신산업 생태계 출현할 것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를 촉매로 인간과 기계, 시스템 간의 연결력을 증강하는 다차원 데이터 처리시스템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자율자동차의 여정은 AI시스템에 대해 인간 운전자의 경험 데이터와 암묵적 노하우를 빅데이터로 학습해가는 경로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행착오와 반복학습을 통해 안전한 이동 및 물류시스템을 창출하는 국가나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승자로 굴기하게 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는 빅데이터의 정제를 통해 공유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데이터처리 플랫폼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자산·공간과 소비자의 수요를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매칭해준다. 앞으로 사회에 흩어져 존재하는 잉여 자원과 자산을 빅데이터로 체계화하면서 의미 있는 특징을 추출하게 되면 다양한 패턴의 신산업 생태계가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용자 관점의 4차 산업혁명은 보편적 빅데이터의 생산과 소비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전, 스마트폰 이용의 대중화,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의 발달 등으로 우리는 사실상 초연결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PC 수준의 처리능력을 가진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디지털세계를 개인레벨의 빅데이터 발신과 유통 환경으로 변모시켰다. 지구상의 수십억 이용자가 SNS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투고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한편 네트워크상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화상과 영상 인식이 가능한 AI기술의 진화는 유비쿼터스 빅데이터 서비스 환경을 앞당겨주고 있다. 앞으로 AI를 탑재한 로봇, 차세대 드론, 자율자동차 등 스마트머신이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들면 자신에게 맞춤화된 빅데이터 서비스를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보다 진보된 AI알고리즘은 한층 복잡한 다차원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편집해 그 결과를 수치 또는 화상 등으로 보여주는 데이터 가시화(data visualization) 환경을 펼쳐줄 전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함과 동시에 빅데이터 기반 혁신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는 다종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가공할 수 있는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을 새로운 사회 인프라 차원에서 확보하는 일이다. 데이터는 국경도 없이, 전 세계를 무대로 순식간에 확산된다. 더구나 이러한 데이터는 연월일 등 시계열상의 통계적 정보가 아니라 리얼타임으로 유통되고 소비되면서 과거 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가치가 재생산되고 자기 증폭되는 구조를 지닌다. 또한 개인 상호 간, 단일 사업자 혹은 단일 업계 단위가 아니라 모든 경계를 초월해 데이터, 정보, 지식이 공유되는 분야 횡단성을 갖고 영향력을 확장해간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소유하는 국가나 기업이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하는 슈퍼 플랫포머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다.
초연결 지능생태계로 나아갈수록 빅데이터 플랫폼과 AI알고리즘의 의존성 증대돼 지금까지는 사람, 사물, 금융, 데이터 등이 비교적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존재했다. 그러나 이들 요소가 초연결되는 만물인터넷 환경은 지구 차원에서 새로운 산업과 시스템을 다스리는 보다 견고한 디지털제국으로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빅데이터 생태계는 입력(수집), 처리(가공), 출력(활용)이라는 구성요소가 서로 맞물리는 강화 루프를 그린다. 따라서 빅데이터와 AI의 정교한 연계를 통해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의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다.
4차 산업혁명을 거대 로켓이라는 플랫폼에 비유하면 엔진은 AI 알고리즘, 연료는 빅데이터다. 대한민국이 이러한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전쟁에서 존재감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정책적 도전이 요구된다.
첫째, 스마트폰, IoT센서, 스마트머신 등 모든 디바이스가 영역을 초월해 범국가 차원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체계화하는 멀티 빅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가야 한다. 둘째, 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의 확충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엔진 등 소프트웨어의 보강을 통한 빅데이터 해석 및 예측 시스템을 지능정보사회의 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건설해가야 한다. 국가 전체의 데이터 자원을 가공함으로써 차원이 다른 정보·지식·지능을 창출하는 힘은 빅데이터의 처리 기반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러한 빅데이터의 축적과 해석 기반을 이용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신산업을 일궈낼 핵심인재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인재 역량이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 후 적절한 솔루션을 찾아내는 과제해결력, 정보처리, 인공지능, 통계학 등 정보과학의 지혜를 활용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그리고 사회시스템에 실제로 탑재하고 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등을 일컫는다.
현 단계에서 우리는 데이터의 수집, 가공, 활용 등 모든 영역에서 초다국적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자국의 신산업 생태계 창출과 국가 인프라의 고도화를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함이 옳다. 또한 아직은 AI기술 개발력과 빅데이터 기반의 국가시스템 설계역량도 부족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초연결은 단숨에 거대하고 복잡한 빅데이터 생태계를 탄생시켰다. 앞으로의 세계는 수백억개의 스마트 디바이스, 수조개의 지능형 센서로 엮어지는 디지털 초유기체(digital super-organism)로 진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초연결 지능생태계로 나아갈수록, 빅데이터 플랫폼과 AI알고리즘의 의존성이 한층 증대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4차 산업혁명의 본원적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의 융합력에서 찾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