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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2017년 09월호



기술과 인간의 일자리는 새로운 출현, 확산, 통합과 분화, 소멸의 과정을 함께하는 유기체다. 기술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낙관론이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미래가 준비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의 업무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는 상황이 닥치면 새로운 기회는 없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변화시킬 인간 노동 형태와 직업의 변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글로벌 시장 형성을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20년을 전후해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역할이 필요 없는 레벨 5, 완전 자동화 수준이다. 과거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인지·판단·예측 기능까지 수행하는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노동집약적 업무를 담당하는 블루컬러뿐만 아니라 금융업, 법률, 의료,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화이트컬러 전문직 영역에까지 새로운 기술들이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기업 소유주의 입장에선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감축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 개발 혹은 도입에 따른 기업의 혁신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기계와 인간의 역할 변화, 로봇이 인간 대체할 것 vs 현 수준으론 대체율 5%선
두 번째는 그동안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던 공간이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시스템(Human-Machine Interface System)’에서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기존 기계들은 메모리에 저장된 소프트웨어 기능만을 조작기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했다. 그러나 기계들이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인간 기능의 대체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을 위한 관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사이버 세계에 존재하는 인공지능이 담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호작용 공간의 변화는 기계와 인간의 역할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인간 노동 형태와 직업의 변화에 대한 예측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존재한다. 비관론부터 살펴보면 ‘로봇가설(Robot Hypothesis)’이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인 비관론의 사례는 세계경제포럼(WEF)이 2016년 1월 발표한 보고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에 제시돼 있다. 보고서는 향후 5년 동안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의 확산이 선진국 제조와 생산 부문 710만개 일자리를 소멸시키고, 컴퓨터와 수학, 마케팅과 금융 등의 분야에서 200여만개 일자리를 새로 생성해 결국 500여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전망했다. 반면 기술발전이 경제발전과 고용에 도움이 된다고 바라보는 낙관론자들은 비관론자들의 주장인 인간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고용시장이 제로섬게임이라는 노동 총량의 오류(Lump of Labor Fallacy)를 비판한다.


대표적 낙관론으로 맥킨지는 800개 직종 2천개 인간의 작업을 사회적·인지적·물리적 능력으로 구분하고 현재 로봇기술 수준과 비교분석했다. 결과는 인간이 수행하는 작업의 45%가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지만, 현재 로봇 수준으로는 5%밖에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2015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독일 23개 대표 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기술 활용률과 기업 이익성장률, 두 가지 변수로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가장 현실성 있는 케이스로 독일 기업 50%가 매년 1% 수준 이익성장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상황을 가정하면, 조립과 생산직 일자리 61만개가 사라지지만 정보통신 분야에 21만개, 분석과 연구개발에 75만개 등 약 96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 결국 35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35만개 일자리는 현재 독일의 주요 23개 산업 종사자 700만명의 약 5%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숫자다.


개인에게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능력 필요
낙관론, 비관론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기술들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느냐는 문제다. 미국은 2011년 6월 ‘국가 로봇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를 출범시켜 서비스, 물류, 생산, 의료, 교통, 보안 등 거의 모든 사회구성 분야에서 로봇과 인간이 공존 가능한 협업로봇(Co-Robot) 개발을 시작했다. 협업로봇은 대형 사이즈, 높은 작업 처리 속도, 안전 등의 문제로 인간과 격리된 안전지역 내에서 작동되던 기존의 고립형 로봇과 달리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생산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인간과 로봇의 협력모델을 의미한다.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야기할 수 있는 산업경쟁력 하락 우려를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해결하려는 대책으로 인간과 로봇·인공지능의 ‘공진화(Co-Evolution)’ 개념을 발표했다. 공진화란 사이버-물리 시스템에서 인공지능, 로봇, 사람이 각각 최적화되고 진화해 시스템 전체 품질이 개선되고 상호 발전하는 사이클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의 단순한 활용을 넘어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해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개념이다.


기술과 인간의 일자리는 새로운 출현, 확산, 통합과 분화, 소멸의 과정을 함께하는 유기체다. 기술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인간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낙관론이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미래가 준비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의 업무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는 상황이 닥치면 새로운 기회는 없다. 비관론도 틀린 주장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많은 기업들의 경영 화두 가운데 하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하지만 개인에게도 빠른 환경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 가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 향상을 위해 정부의 교육과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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